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기업입니다. 지금까지 라이엇 게임즈가 출시한 게임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전략적 팀 전투, 레전드 오브 룬테라, 발로란트, 와일드 리프트, 발로란트 모바일까지. 모두 상대방과 대결해서 승부를 가리는 게임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엇 게임즈가 대전 격투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는 건, 정해진 수순처럼 보였습니다. 대전 격투 장르가 말로 e스포츠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니까요.
게다가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훌륭한 IP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170개의 챔피언들이 있고, 대전 격투와 잘 어울리는 챔피언들도 아주 많습니다. 이미 개발된 다리우스, 바이부터 시작해서 리븐, 가렌 개발자라면 너무 욕심 나는 상황이 아닐까요?
그렇게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대전 격투 게임 ‘2XKO’를 개발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에 인수된 래디언트 엔터테인먼트가 개발을 맡았고, 2025년 9월 10일부터 클로즈 베타를 시작했습니다.
'2XKO'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서 카툰 렌더링 스타일의 그래픽으로 개발됐습니다. 그래서 같은 카툰 렌더링으로 개발된 길티기어나 DNF 듀얼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챔피언은 아리, 다리우스, 징크스, 야스오, 에코, 일라오이, 브라움, 바이, 블리츠크랭크 등을 고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1대1 격투가 아니라, 두 명의 캐릭터를 선택하여 태그 콤보를 구사하는 태그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격투 게임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원 버튼 커맨드를 도입했습니다.
자, 사전 정보는 여기까지 드립니다. 이제 직접 플레이 해본 소감을 전달 드리겠습니다.
조이스틱이 필요 없어요: 진입 장벽을 낮춘 영리한 설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오랜만에 대전 격투 게임을 하기 위해 조이스틱을 꺼냈습니다. 타 게임에서는 하는 캐릭터마다 파랑단까지는 기본으로 올릴 만큼 격투 게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레버를 돌리면서 손맛을 느낄 생각에 기분이 설렜습니다. 그런데 플레이를 하면서, ‘음, 이거 조이스틱이 필요 없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원 버튼 커맨드(One Butten Command)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일반 스킬을 사용할 때, ↓↘→ A, 혹은 236 A를 누를 필요없이 기술 버튼 방향키 + 기술 버튼 ‘딸깍’ 한 번에 일반 스킬이 나갑니다. 그래서 굳이 레버를 돌릴 필요가 없습니다. 플레이를 하다 보니 오히려 키보드가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모두 PC 유저입니다. 그래서 2XKO를 접하는 플레이어들 대부분은 이 격투 게임을 키보드로 하게 될 겁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자신들의 주 고객층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다가 ‘2XKO’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키보드로도 게임을 쉽게 할 수 있게 설계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게 맞다면 매우 똑똑한 접근인 셈이죠.
기술 쓰는게 쉬우니까 콤보를 넣는 게 쉽게 느껴집니다. 적당히 약공, 강공 버튼에 기술 버튼을 섞어서 쓰면 한 콤보가 뚝딱 나옵니다. 더 쉬운 방법도 있습니다. 챔피언 선택 화면에서 ‘자동 연계’를 켜면 같은 공격 버튼만 눌러도 알아서 콤보가 써집니다.
직관적이고 쉬운 조작은 새로운 유저들이 '2XKO'에 접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렇게 쉬운 조작감에 재미를 느끼면,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겠죠. 이기기 위해 배우고, 배운 걸 바탕으로 이기고, 이기다 보면 더 강한 상대를 만나고, 패배가 쌓이면 다시 이기고 싶게 되는 과정은 격투 게임에 빠져드는 대표적인 순환 과정입니다.

쉬운 조작 뒤에 숨겨진 진짜 난이도: 태그 시스템
2XKO'는 일반적인 대전 격투 게임이 가져야 할 대부분의 심리전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상, 중, 하단 심리부터 정방향, 역방향 공격 심리, 잡기 심리, 방어도 밀어내는 방어, 흘리는 방어, 상대 공격을 흘리는 패리, 낙법 심리까지. 이런 요소들을 모두 잘 이해하면서 상대의 심리를 읽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전 격투 게임을 어렵게 느낍니다.
‘2XKO’는 여기에 태그 시스템이 추가 됩니다. 태그 시스템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더 잘 때릴 수 있고, 더 잘 막을 수 있고, 자신의 공격을 더 길게 가져가기도 하고, 공격을 하다가 추가 심리를 걸기도 하고, 상대 공격을 탈출하기도 하고, 역으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일대일 대결도 어려운데, 챔피언 두 개가 더 추가되니까 체감되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거기에 ‘퓨즈’라는 플레이스타일을 변경하는 시스템까지 있습니다. 어시스트 챔피언을 어떻게 쓸지 정하는 건데, 긍정적으로 말하면 플레이의 자유도를 높였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원래 복잡한 게임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더 추가했습니다. 그래서 알아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게임 연습모드가 잘 되어 있습니다. 게임이 워낙 어렵다보니 개발사도 이를 의식했나 봅니다. '고급 강의' 모드에 가면 공격 상황이나 방어 상황 등에서 공격과 방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을 복잡하게 만드는 태그 시스템에 대한 강의도 들어 있어서 하나씩 따라가면서 익히는 게 가능합니다.
친숙한 IP, 괜찮은 타격감, 로비 시스템, 갖출 건 다 갖춘 2XKO

대전 격투 게임이라서 조작 부분을 길게 설명했는데, 나머지 부분들은 기대 이상으로 잘 뽑혔습니다. 일단 '리그 오브 레전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IP이다보니 등장하는 챔피언들 모두 친숙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챔피언들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할지 플레이를 안해봤어도 머리 속에 그려집니다.
각 챔피언들 특징도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다리우스는 도끼를 사용해서 묵직하고 긴 사거리로 크게 크게 싸우고 박력도 넘칩니다. 바이는 짧고 강한 공격, 연타 공격이 빠르고 시원시원 합니다. 타격감도 좋아서 손맛도 느껴집니다. 블리츠크랭크의 그랩과 잡기 공격도 재미있고, 야스오의 빠르고 멋진 움직임을 보면 여기서도 '야스오 충'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격투 게임 최근 트렌드인 로비 시스템도 있습니다. 다른 로비 시스템과 비교해 더 뛰어난 점이 있다면, 상대 아케이드 기기 가까이 서기만 해도 상대방이 하는 게임을 관전할 수 있습니다. 진짜 오락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앞서 말했듯이 연습모드도 잘 되어 있어서 출시되어 좋은 평가를 받는 다른 격투 게임들과 비교해서 '빼먹고 출시한 부분이 있나?' 싶긴 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원 버튼 커맨드'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점, 서양풍 카툰 렌더링 그래픽이 국내에선 '호'보다는 '불호'에 가깝다는 점, 게임의 난이도가 다른 격투 게임과 비교해도 높은 점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잘 만든 게임, 흥행하고 싶다면 '뉴비'를 지켜라

라이엇 게임즈는 만드는 게임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2XKO' 역시 대전 격투 게임으로서 훌륭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그 오브 레전드' IP와 접근성 높은 PC 기반 게임이라는 점은 흥행 가능성을 높입니다. 조이스틱과 패드가 필요없다는 점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습니다.
'2XKO'가 성공하려면 '뉴비'들을 잘 지켜야 합니다. 특히 매칭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게임의 난이도가 어렵기 때문에 고수를 만나면 뉴비들은 쉽게 절망하고 ‘2XKO’에 대한 관심을 접을 겁니다. 단순히 승률로만 매칭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 이해도가 높은 숙련자들을 빠르게 상위 랭크로 보내야 합니다. 최대 피해량을 기준으로 유저들을 나누는 방법 등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2XKO’의 시스템을 잘 안다는 뜻이니까요.
게임을 잘 모르는 유저가 쉽게 게임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합니다. 그 공간에서 비슷한 유저들이 대결하면서 대전 격투 장르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뉴비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2XKO’의 재미를 알아 간다면, '롤 한 판 할래?'처럼 자연스럽게 '2XKO 한 판 할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