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천지 독특한 게임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정말 '이게 뭐지...'싶을 정도의 게임은 드물다. 세상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했던가? 독특하다 해도 대부분은 기존 게임에서 여러 요소들을 가져다 붙이고,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더해 만드는게 대부분이니까.
'괴혼' 시리즈가 등장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만큼, '괴혼'은 등장부터 이례적이었다. 그냥 굴리는 게임. '점점 더 커지게 굴린다'라는 행위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원초적인 재미. 그냥 그것 하나만 가지고 이런 저런 설정을 덧붙여 만든 게임이 바로 '괴혼'이었고, 진짜 그게 게임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그래서인지, '괴혼' 시리즈는 후속작이 이어질 때도 다른 게임들과는 남다른 기대를 보였다. 게이머들은 이 시리즈가 또 다른 어떤 혁신이나 시스템을 갖추길 원하지 않았다. 그냥, 원없이 굴릴 수 있는 무대만 만들어주면 그만. 그리고, 실제로 게임도 그렇게 나왔다.
14년 만의 완전 신작, '옛날 옛적에 괴혼'또한 마찬가지다.
굴려라. 죄다 달라붙을 때까지
이번 시연은 짧은 시간 동안 제한된 빌드로 진행되었기에 깊게 파고들 시간은 없었지만, 사실 깊게 파고들 만한 것도 없긴 했다.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역시 '괴혼'의 핵심이자 모든 것인 '굴리고 뭉쳐서 키우기'가 제대로 표현되어 있는지의 여부. 일반적으로 지붕이 있는 지형 아래 아이템이 있는 경우, 덩치가 커지면 못 들어가는게 맞지만 괴혼은 약간 접근 방법이 다르다. 작을 때는 들어가고, 어중간하게 클 때는 못 들어가며, 완전 커지면 지붕을 같이 뭉쳐버린다(...).


그리고, 이 괴혼 시리즈의 핵심은 이번 작품에서도 완벽하게 그대로다.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조작 체계가 두 가지로 분화되어 두 개의 스틱을 모두 활용해야 하는 클래식한 조작에 비해 좀 더 일반적인 게임의 조작 형태에 익숙한 원 스틱 조작도 선택할 수 있어 편의성이 조금 더 좋아졌다.
괴혼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인 '세련된 음악'또한 본작에서 여전히 이어지는 장점. 개인적으로 일본 음악은 잘 모르기에 어떤 음악이라 딱 특정해 말하긴 어려우나, 어떤 한 장르에 매몰되지 않고 여러 장르의 트렌디한 음악을 섞어 배치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플레이하며 '음악 신나네'라는 생각이 꾸준히 이어질 정도로 말이다.

아바마마는 언제나 사고뭉치
한 가지 더 짚고 갈 점은 이번 작품의 배경. '옛날 옛적에'라는 접두사가 걸맞게 본작은 여러 시간대에 걸친 세계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현대 시대의 일상적인 방부터, 에도 시대의 일본, 선사 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시간대도 다양하다.

원인은 언제나 그렇듯 우주적 사고뭉치 '아바마마'의 만행. 매번 심심하면 술먹고 뭘 부숴서 왕자에게 수습을 맡기는 아바마마답게, 이번에도 수상한 두루마리를 던져 우주 곳곳을 부숴버렸다. 그것도, 시공간을 넘어 과거까지 함께 말이다. 때문에, 이번 작품 또한 온갖 것들을 다 뭉친다. 소심하게는 방 안의 마작패부터, 나중에는 공룡과 석기시대인들까지 똘똘 뭉쳐 한 덩어리로 만들어버린다.
이 설정 속에서 왕자 대신 선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사촌'의 수도 늘어났다. 사촌만 69명, 팔촌까지 하면 70이 넘고, '나만의 사촌'이라는 기능을 통해 아예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매 스테이지마다 어딘가에서 여유를 부리고 있는 사촌을 잡아서 함께 뭉쳐버리는 것도 괴혼만의 재미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옛날 옛적에 괴혼'은 재밌다. 짧은 시연이었으며, 멀티플레이는 건들지도 못 했지만, 괴혼만이 지닌 수상하면서도 독특한 재미를 충만히 느낄 수 있었다는 점. 일단 그것만으로도 '괴혼 시리즈'의 후속작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출시는 10월 23일, 다시 굴릴 날이 머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