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혼' 시리즈는 수많은 게임 시리즈 중에서도 독특함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독특하면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운 게임이다. 굴리고, 뭉치고, 키운다. 단 세 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괴상한 세계관과 설정을 양념처럼 끼얹은 게임. 이런 게임을 생각해낸 것도 대단하다 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후속작에서도 여러 설정은 덧붙였을지언정, 게임의 핵심 시스템인 굴리고, 뭉치고, 키운다는 것은 유지하며 이어온 20여 년. 최근 십수년은 과거 작품의 리메이크나 이식작, 모바일 버전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번 작품인 '옛날 옛적에 괴혼'은 무려 14년 만에 콘솔로 발매되는 후속작이다. 그리고, 역시 굴리고, 뭉치고, 키운다.
하지만, 완전히 같은 작품일 수는 없는 법. '옛날 옛적에 괴혼'에 대해 프로듀서인 '이시다 료'와 대화를 나눠 보았다.

Q. 한동안 모바일 중심으로 전개되던 시리즈의 방향을 다시 콘솔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제작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 그동안 괴혼 시리즈는 리마스터 위주로 작품이 나왔었다. “괴혼 앙코르”, “앙코르 플러스” 같은 버전들이 발매되었고, 유저 반응도 좋았다. 특히 SNS 상에서 “언제 신작이 나오느냐”, “새로운 괴혼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런 기대감이 쌓이면서 단순히 과거 작품을 다듬는 걸 넘어 완전히 새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혼 시리즈는 역사가 오래 되었다. PS2 시절부터 플레이해온 유저들도 많았고, 앙코르 시리즈로 입문한 유저들도 있었다. 이 다양한 유저층을 모두 만족시키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신작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굴리면서 느끼는 쾌감’이었다. 괴혼의 본질, 즉 덩어리를 굴려서 점점 커지고, 물건을 붙이며 무게감과 움직임의 변화가 느껴지는 그 쾌감이 핵심이라 생각했다. 또 기존과는 다른 ‘개운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감각을 주고 싶었다. 조작감, 무게감, 물체들이 서로 붙고 뭉칠 때의 반응 등을 세심하게 조정했다.

Q. OST, 배경음악(뮤직 프로듀싱)에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작업하였는가? 새로운 음악적 요소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 음악은 단순히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게임이 재미 있는 것이 먼저여야 하고, 그 다음에 음악이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게임과 음악이 서로 보완하는 관계가 되기를 원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가상화된 리듬 요소와 함께 배움(학습)의 요소를 음악에 넣고 싶었다. 플레이하면서 단순히 듣기 좋은 느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리듬이나 박자, 템포가 게임성과 어울려서 ‘이 곡이 괴혼다운 곡이다’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음악 전체가 곡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좋다기보다는, 괴혼이라는 정체성이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완성했다.
Q. 전작 대비 차별화된 게임플레이 요소는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는가?
“= 전작에서는 왕의 혼내거나 칭찬하는 반응 등이 텍스트 중심이어서 플레이 중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테이지의 효과가 시각화되었다. 예를 들어 SA 효과 같은 것이 왼쪽 부분에 표시된다든가, 왕의 반응이 화면상을 통해 바로 보인다든가 하는 변화가 도입되었다. 이런 변화로 클리어하는 재미, 왕에게 칭찬받는 쾌감 등이 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한다.

Q. 조작감이나 속도, 환경 요소 면에서 새로운 변화가 있는가?
“= 덩어리의 크기가 커질수록 조작감이 무거워지는 문제가 있었고, 그것이 플레이어에게 불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그 부분을 개발팀이 많이 논의하였다. 크기에 따른 무게감, 움직임의 반응, 스테이지 부하 등을 최적화했다.
또한, 일부 스테이지에는 물건이 붙는지 안 붙는지, 붙은 물건의 종류에 따라 스테이지 분기가 발생하는 구조도 도입하였다.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는 요소가 생겨 재미가 더 다양해졌다.
Q. 덩어리가 작을 때에서부터 최대 크기까지 커질 때 난이도 균형은 어떻게 맞추었는가?
“= 회사 내부 및 외부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수집했다. 예를 들어 덩어리가 약 10미터쯤 됐을 때 고전했다는 의견이 많았기에 그 부분의 난이도를 조정하였다. 또한 앙코르부터 괴혼을 해온 유저와 최근 입문한 초보 유저 모두 클리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처음 하는 사람이라도 튜토리얼부터 천천히 익히면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Q. 이미 핵심이 완성된 시리즈인 만큼 새로움을 주기 힘들 텐데, 어떤 새로운 요소들을 보여주고자 했는가?
“= 그래도 괴혼만의 매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굴린다’, ‘붙인다’, ‘덩어리를 크게 한다’ 같은 기본 요소는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이었다. 그 위에 새롭게 서포트 기능을 추가했다. 예를 들면 아이템을 붙이는 기능 등을 추가하여 플레이에 다양한 전략이나 재미를 더했다.

Q. ‘옛날 옛적에’라는 테마는 스토리나 세계관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는가?
“= 이번 작품의 스토리는 왕이 성을 청소하다 우연히 발견한 두루마리를 던지게 되고, 그 결과 우주의 여러 것들이 부서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부서진 세계를 복구하기 위해 여러 시대의 왕자들이 타임 트래블하게 되는 구조다. “옛날 옛적에”라는 표현은, 과거의 어느 시대를 특정하기보다는 ‘기억 속의 오래전 어느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함이었다.
Q. 왕자와 왕의 역할은 이번 작품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었는가?
“= 과거 시리즈에서처럼 왕은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이고, 왕자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다. 이 기본 구조는 변함없다.

Q. 온라인 멀티플레이 요소를 넣었는데, 기존 괴혼의 감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으며 새로운 재미는 무엇인가?
“= 온라인 4인 플레이 모드에서는 스테이지 안의 ‘에리어’ 같은 특정 공간에서 포인트를 변환할 수 있게 하였다. 플레이어들은 덩어리 크기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 속도, 크기 변화, 전략적 판단 등이 중요해졌다. 덩어리를 크게 만들면 움직임이 느려지는 제약이 있고, 작게 움직이면서 전략적으로 변화시켜 역전하는 재미도 있다. 이런 전략 요소가 들어가면서, 단순 경쟁이 아닌 캐릭터 감성 + 괴혼 특유의 유쾌한 물체 뭉치기 재미가 조화되었다.
Q. 다양한 시간대, 빙하기나 공룡 시대 등의배경을 택했을 때, 괴혼 특유의 ‘뭉치며 크게 만드는’ 플레이를 설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 특정 시대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려 한 것은 아니다. 여러 시대 요소를 섞고, ‘과거 어느 시대’라는 인상을 주는 배경들을 만들고자 했다. 예컨대 에도 시대 느낌이 나는 곳이 있긴 하지만, ‘과거 일본 어느 곳’ 같은 모호한 표현이다.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오브젝트 디자인이었다. 어떤 물건을 굴리면 괴혼스럽게 보이는가, 모양이 이상해도 유쾌하게 느껴지는가, 물체가 붙고 뭉칠 때 시각적으로 재미가 있는가 하는 점을 중점적으로 다듬었다.

Q. 새로 추가된 사촌 커스터마이즈 기능은 어떤 재미와 몰입감을 주기 위함인가?
“= 이번 작품에는 사촌 캐릭터가 많다. 8촌까지 합하면 70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 ‘나만의’ 사촌을 만들 수 있게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추가했다. 얼굴 파츠, 눈, 입, 스타일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이렇게 하면 단순히 캐릭터 수집을 넘어, 애착이 가는 캐릭터와 함께 플레이하는 느낌이 강해질 거라 생각했다.
Q. “학원 아이돌마스터 하나사키 트랙”이 영상에 보이던데, 수록 배경이 어떻게 되었는가?
“= 학원 마스터 측에서 먼저 콜라보 제안을 해왔다. 우리 측에서도 좋아하는 제안이었고, 내부 검토 후 채택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 해당 트랙이 수록되었다.

Q. 정말 의외였던 오브젝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 여러 새 오브젝트가 추가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건 ‘시바베로스’다. 그리스 신화의 케르베로스를 모티브로 삼고, 일본풍으로 재해석하여 ‘시바 베루스’라는 이름으로 디자인했다. 이 오브젝트를 붙이고 굴리는 재미가 있다.
Q. 친구들과 같이 할 때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 오프라인 로컬 대전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고, 온라인 플레이를 통해 친구들과 즐기게 될 것이다. 특히 스포츠 괴혼 모드를 추천한다. 실시간 순위가 반영되기 때문에, 포인트 변환이나 역전하는 순간들을 서로 비교하며 경쟁의 재미가 있다.

Q. 괴혼의 게임성을 두고 “소비”나 “집착", 물건을 모으는 모습 등이 현대 사회에 대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있는데, 그것이 의도된 것인가?
“= 솔직히 개발자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그런 메시지를 명확하게 의도한 것은 아니다. 다만 플레이어가 그렇게 느낄 수는 있겠다 싶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해석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스포츠 괴혼 모드 외에 향후 추가될 수 있는 콘텐츠 같은 것이 있는가?
“= 온라인 부분은 현재 상태로 대부분 유지될 것 같다. 새로운 스테이지 추가 같은 업데이트는 계획에 없고, 현재 시연 중인 빌드는 제품판이 아니기 때문에 오프라인 보드나 CPU 행동 같은 부분에서 조정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Q. 스테이지 볼륨이나 수집 요소는 얼마나 늘었는가? 또 사촌 외에 어떤 수집 요소들이 있는가?
“= 스테이지 수는 전작과 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난 정도다. 사촌 캐릭터는 전작의 약 40명 수준에서 이번에는 69명으로 증가했다. 또 각 스테이지마다 완곡 수집 요소가 있고, 얼굴 파츠 등 커스터마이즈 요소들도 수집 가능한 항목으로 들어 있다. 예컨대 눈 모양, 입술 모양 등 세부 파츠가 다양해졌다.

Q.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있다면?
“= 오랜만에 신작 괴혼이 나왔는데, 예전부터 플레이해온 팬들도, ‘앙코르’ 이후에 괴혼을 접한 분들도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임 내에 작지만 재미있는 요소들, 장치들이 곳곳에 있으니까 많이 즐겨주셨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