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첫 인상은 합격, 대규모 PVP MMORPG '워본 어보브 애쉬즈'

게임소개 | 정재훈 기자 | 댓글: 6개 |



대개, MMORPG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다 엇비슷하다. 직업이 있고, 장비가 있고, 싸우면서 성장하고, 그러다 적대 플레이어도 만나고, 가끔은 사람들과 파티를 맺어 던전도 가고, 여러 파티가 뭉쳐 대규모 레이드도 가고. 그 와중에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교류와 소통의 과정까지. MMORPG하면 생각하는 로망은 다들 비슷비슷하다.

다만, 여기에 몇 가지 변주를 주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MMORPG도 있다. 치밀한 경제 구조와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세력으로 이뤄진 세계관, 그리고 일정 주기마다 '시즌'이라는 이름의 리셋이 이뤄지면서 매 시즌 새로운 대립 구도를 만들어내는 게임.

웹게임계의 전설 오브 레전드인 '부족전쟁'부터 알음알음 플레이되어온 이 문법(물론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은 흥행할 뻔 했던 게임인 '문명 온라인'에도 더해졌었으며, 비교적 최근에는 '알비온 온라인'이라는 걸출한 작품을 간판삼아 명맥을 유지했다. 그리고, 이 계보의 가장 끝에 있는 게임이 19일 출시된 쿠랜드 게임즈의 '워본 어보브 애쉬즈(Warbone above ashes)'다.

자 설명은 여기까지. 직접 해 본 소감을 말해보자.

기왕 톱니바퀴가 될 거면 잘 구르는 톱니가 되어야지


게임을 시작하면, 게이머는 '지휘관'이 되고, 본인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드리프터'를 통해 전장에 투입된다. 목적은 조금 식상한데, 일단 설정 상 우주 어딘가에서 발견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대립하는 여섯 세력이 한날한시에 모이게 되었다. 게이머는 이 여섯 세력중 하나의 일원이 되어, 미키17처럼 일용직 노동자로 뛰어들게 된다. 물론, 거기서 대활약을 펼쳐 시즌의 영웅이 되느냐, 아니면 그냥 광물이나 좀 캐다 장사치로 전업하느냐는 개인의 활약에 따라 다르다.



▲ 진영마다 보너스랑 시작 위치가 다르다



▲ 전진하다 보면 좋은 자원 스팟 주변에는 이렇게 마을이 있을 때도 있다

일단 확실한 건, 게임의 시스템부터 결코 단순하지 않다. 워본 어보브 애쉬즈는 한 서버에 수천명이 참여하는 게임이며, 한 전투에서 세자릿 수의 아군과 적들이 격돌하기도 한다. 이 기반에는 경제와 장비, 드리프터 시스템이 있으며, 자원을 캐기 위해 대피소를 옮겨 가며 계속 전진해야 한다. 나아가 플레이어 개인의 성장을 위한 사냥과 거점 점령도 함께 진행해야 하며, 교역로를 꾸리거나 테크 트리를 발전시키는 등 생각보다 할 것이 많은 게임이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은 생각 이상으로 잘 짜인 튜토리얼 덕분에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다. 리셋은 없지만 비슷한 느낌의 게임인 '이브 온라인'이 무슨 짓을 해도 진입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는데 비해 상당히 허들이 낮은 편이라는 뜻이다.



▲ 튜토리얼 좀 하다보면 포장이사 요령까지 배울 수 있다

동시에 메인스트림으로의 진입도 단계별로 차근차근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만 충분히 투자하면 '활약한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장르 게임들의 특징 중 하나가 '주인공'이 되기 무척 어렵다는 것이다. 수백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진영에 속해 있고, 내가 게임을 쉬는 도중에도 수없이 전투가 일어나는 게임 특성 상 게이머는 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닌, 하나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을 심화시키는게 사실 게임이 자체적으로 지니는 '허들'인데, 워본 어보브 애쉬즈는 그 허들이 낮은 편이기에, 어렵지 않게 '주인공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 세력을 위해 무언가 하고 있는' 느낌은 받을 수 있다.



▲ 고인물 무리를 만나는 것만 아니면 전투도 그럭저럭 할 만 한 편


비교적 쉬운 쿼터 뷰 시점, 그리고 직관적인 전투


워본 어보브 애쉬즈의 기본 시점은 '쿼터 뷰'다. 정확히는 쿼터 뷰와 탑 뷰의 중간 선에 위치하지만, 완전히 정수리를 내리꽂는 카메라가 아닌, 어느 정도 사선에서 조명하기 때문에 쿼터 뷰쪽에 조금 더 가깝다 할 수 있다. 이 시점을 채용하는 대표적인 게임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나 디아블로 시리즈 등인데, 이 시점만의 특징이 있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면서도, 그럭저럭 좋은 비주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조작 자체는 무척 쉽다

워본 어보브 애쉬즈도 같은 시점인 만큼 굉장히 직관적이고, 쾌적한 조작감을 자랑한다. 비주얼적으로는 타 게임 대비 뚜렷하게 돋보이지 않지만, 전투 중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싸워야 하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움직임과 공격도 군더더기 없이 이뤄진다. 개인적 기준으로 '조작감'의 우수함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느냐의 차이라 생각하는데, 워본 어보브 애쉬즈는 정확히 내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가 움직인다.

'스킬'은 장비에 기반한다. 각 드리프터마다 힘, 민첩, 지능 중 특화된 스탯이 있으며, 장비는 그 스탯에 따라 트리가 나뉜다. '힘'을 기반으로 하는 무기군 중에도 탱커, 원거리 딜러, 근접 딜러 등의 장비가 세분화되고, '민첩'또한 계열이 나뉘는 셈이다. 스킬은 무기의 종류별로 할당되는데, 등급이 높은 무기의 경우 몇 개의 스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반 등급 무기는 스킬 선택권이 없지만, 레어 등급으로 올라가면 기본 공격이나 공격 스킬을 변경할 수 있는 식이다.



▲ 무기 종류에 따라 공격과 기술을 바꿀 수 있고

물론, 그렇다고 아무 장비나 마구 쓸 수는 없다. 각 장비 트리를 해금하기 위해 일정량의 재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장비를 끼고 다닐 수는 없다.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원하는 장비와 드리프터를 매치해가며 여러 형태의 캐릭터 빌드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성장 단계에서는 일단 주력 빌드를 잡고 나아가야 하는 셈이다.



▲ 해금을 통해 무기 종류를 확보하는 식이다


진입은 '문제없음', 남은 건 '유지' 뿐


정리하면, '워본 어보브 애쉬즈'는 대규모 전략 시뮬레이션쪽 요소를 갖춘 MMORPG다. 차이점이라면, 말은 지휘관이라고 불러 주지만 게이머 한 명 한 명이 그냥 유닛에 가깝다는 점이랄까. 진입이 어렵지 않고, 솔플 콘텐츠도 많지는 않지만 갖춰져 있으며, 오랜 시간 게임을 하지 못하는 게이머의 경우 후방에서 지원과 경제 활성화에 힘을 쓰면 되기에 나름의 만족감 또한 있다.



▲ 현재 고를 수 있는 드리프터는 이 정도

불안점이 없지는 않다. 가장 큰 장르적 약점인 '거대 길드의 횡포'나 진영별 인구 수 불균형에 따른 밸런스 문제는 나름의 방지책이 만들어져 있다. 메커니즘적으로 중소 전투단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짜여 있으며, 진영 수도를 점령당할 경우 강력한 버프를 부여해 반격을 통한 수복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다만, 개발진이 원하는 이상적인 서버 형태가 만들어지기 위한 변수가 너무 많다 보니, 앞으로의 전망은 라이브 서비스를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아직 오픈 초기인지라 경쟁이 극심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아직은 충분한 유저 수가 확보되어 있고, 서버 간 경계를 넘는 인터서버 경매장도 잘 돌아가는 등 긍정적인 점이 많기에 '우려'에 가깝다. 알비온의 뒤를 잇는 다음 대표주자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첫 걸음은 무사히 떼었다고 볼 수 있겠다.

한 가지 기대되는 점은, 시즌마다 계속 새로운 콘텐츠와 룰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임사의 예고다. 매 번 비슷한 구도로, 비슷한 전략으로 흘러가지 않게끔 새로운 규칙과 룰, 게임 속도의 변화까지 이뤄질 예정이라 하니, 시즌이 반복될 때마다 완전히 다르진 않을지언정, 색다른 전략과 플레이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기대가 된다.

워본 어보브 애쉬즈는 스팀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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