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GDC에서 처음으로 접했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로 원작 팬을 사로잡을 IP 기반 게임의 기본기를 확고히 보여줬던 넷마블이, 원작의 세계를 오롯이 담아낼 비전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알파 버전이라 키 맵핑도 완벽하지 않았지만, 원작의 캐릭터와 함께 브리타니아를 자유롭게 탐사하며 고유 액션과 모험을 즐기는 장면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2023년 지스타에서 원작의 여러 캐릭터들과 좀 더 확장된 경험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은 높아졌다.
그 뒤 2년이 지난 지금,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2026년 1월 28일 출시를 예고하면서 TGS 2025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사이 등장한 또 다른 오픈월드 신작들이 TGS 2025에서 대거 참가한 만큼,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어떤 차별화된 경험으로 무장했을지 TGS 2025가 시작하자마자 바로 현장으로 가서 확인해보았다.
이번 시연 버전은 튜토리얼과 오픈월드, 그리고 보스 챌린지까지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튜토리얼은 이전 GDC와 지스타에서 공개된 내용과 거의 동일했다. 주인공 트리스탄과 티오레가 과거 에스카노르와 에스타롯사가 전투를 벌였던 호숫가를 탐험하던 중, 미지의 유물 '별의 서'를 발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초적인 조작법과 전투 시스템 소개를 이어나간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컷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동굴로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마치 콘솔 게임의 회피 스테이지 같은 구도를 연출, 몰입도를 높였다.



'별의 서'와의 조우 후 지상으로 돌아온 주인공 일행은 메말랐던 호수에 물이 가득 차있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 앞에 연옥에 있던 '호크'가 갑자기 등장하는 등,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구도로 이어지는 것 또한 이전과 동일했다. 이 구간은 첫 시연 때부터 완성도가 높았고, 그간 '별의 서'와 시공간이 교차된 세상, 멀티버스라는 컨셉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만큼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는 오픈월드 탐험으로 자유롭게 넘어갈 수 있었다. 시연 버전에서는 리오네스 왕성 인근과 요정왕의 숲 두 곳만 다닐 수 있었으나, 월드 맵에서 '바냐 마을' 등 원작 팬들에게 익숙한 지역에 워프 포인트가 구현된 것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멜리오다스, 킹, 고서 등 익숙한 캐릭터들의 스킬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파티 구성에 따라 필살기 연출이 달라지는 '합기' 시스템이었다. 트리스탄과 멜리오다스처럼 인연이 있는 캐릭터로 파티를 꾸리면 필살기 연출이 바뀌고 특별한 효과가 부여되는 강력한 공격이 가능했다. 영웅 교체 시 발동하는 태그 스킬을 활용해 적재적소에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오픈월드에는 숲 곳곳에 숨겨진 퍼즐이나 보물 상자 등 탐험 요소를 미니맵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튜토리얼에서 이미 낚시, 요리, 채집 같은 생활 요소까지 보여준 만큼, 일곱 개의 대죄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하고 그곳에서의 생활을 만끽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그리고 상점은 열리지 않았지만, 뽑기 재화 필요량 및 업적 달성 등을 통해 얻는 재화의 양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여타 오픈월드와 크게 차이가 없었으나, 상점 패키지 및 일일 퀘스트와 시즌 패스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픈월드의 규모도 공개된 곳만 해도 30분 안에 다 둘러보기엔 어려울 정도로 방대했다. 그렇지만 서브 퀘스트나 보물상자, 일부 숨겨진 퍼즐을 제외하고 다소 허전한 느낌은 있었다. 몬스터와 사냥 가능한 생물의 구분이 잘 안 되어 있기도 했고, 밀도도 낮았다. 주변 몬스터가 많을 때는 어그로가 끌리면서 BGM이 바뀌는 것들이 성가셨는데, 막상 이번에 몬스터 밀도가 낮은 필드를 몇 번 돌아보니 다소 허전함도 느껴졌다.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피드백을 거쳐서 적절히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




마지막 단계인 '보스 챌린지'는 일곱 개의 대죄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 마신'들을 공략하는 콘텐츠였다. 원작 전개 중 최초로 등장한 붉은 마신과 회색 마신, 거수 알비온 변이체 셋 중 하나를 선택해 클리어에 도전할 수 있었으며, 시간상 붉은 마신 하나만 도전해 볼 수 있었다.
'붉은 마신'은 원작처럼 강력한 화염을 분사하거나 불덩이를 수 차례 퍼부으면서 압박하는 패턴을 지닌 보스다. 오픈월드에 있던 보스 몬스터와 다르게, 붉은 마신의 공격을 받으면 파티원 모두가 동일하게 피해를 입었다. 기존 전투는 출격한 파티원이 죽어도 팀에 생존자가 있으면 교체해서 전투가 이어지는 반면, 붉은 마신과의 전투에서는 한 파티원이 죽는 순간 다른 파티원도 사망해서 도전에 실패했다.
이 부분은 보스 챌린지를 위해 임의로 넣은 설정인지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이전 시연보다 더욱 전투 시스템을 집중해서 살펴보게 만들었다. 이번 시연에서는 기존에 보여줬던 '합기'나 '태그 액션' 외에도 공격 속성을 누적하는 요소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리스탄과 티오레, 킹과 다이앤으로 도전했을 때 트리스탄과 티오레의 공격은 보스 체력바 옆에 불꽃 표시와 함께 그래프가 채워진 반면, 킹과 다이앤은 다른 속성 표시의 게이지가 찼기 때문이었다.


캐릭터창을 확인해본 결과 각 캐릭터의 스킬은 속성이 원래부터 부여되어 있으나, 일반 공격 속성은 각자가 장비한 무기의 속성에 따라 달라진다. 즉 속성 수치를 채우기 위해서는 캐릭터 조합 외에도 무기 속성 조합까지 고려해야 했다. 특히 특정 속성으로 공격하다가 다른 속성으로 공격하게 되면 기존에 채웠던 게이지가 리셋되는 만큼, '일곱 개의 대죄'에서는 속성을 맞추는 것이 조합의 키카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월드 RPG를 만끽하기에 30분은 짧았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처럼 부분부분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원작 팬으로서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튜토리얼 구간 이후에 전개되는 스토리를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보면 볼수록 원작의 세계를 이만큼 3D 오픈월드로 잘 담아낼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여태까지의 서브컬쳐 오픈월드 RPG와 다소 결이 다르지만, 칠대죄 애니메이션을 봤다면 그 톤을 확실하게 잡아가고 있다는 걸 30분 동안 쭉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그 넓은 월드에서 과연 원작 캐릭터들과 오리지널 캐릭터들의 멀티버스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낼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일곱 개의 대죄 원작 팬이라면,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내년을 기다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