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본 출시 1달, '어비스디아'의 성적표는?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9월 24일, TGS를 앞두고 방문한 도쿄에서, NHN 플레이아트 사옥을 방문했다.

도쿄 시내에서도 이름난 기업들과 각국 대사관이 즐비한 미나토구의 한 빌딩. 2013년 분사 이후 NHN은 초반의 위기를 유연하게 넘기며 사업 분야를 확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NHN은 한국에서 일궈낸 성공에 못지 않은 지속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다만, 워낙 변수가 많은 게임 시장에서 모든 작품이 빛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NHN은 많은 작품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만큼 많은 실패도 겪어 가며 레퍼런스를 쌓았다. 그리고 2025년. '링게임즈'가 개발한 '어비스디아'를 출시하며 NHN은 '콤파스',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 등 일본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타이틀의 뒤를 이을 작품이 되길 소망했다..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NHN 일본 사옥에서 김상호 게임사업본부장과 함께 NHN의, '어비스디아'의 지난 한 달을 들어 보았다.



▲ NHN 김상호 게임사업본부장


Q. '어비스디아'의 일본 시장 출 후 한 달이 지났다. 일본 시장 공략의 기본 전략과 기조는 무엇이었나?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문화적으로는 상당히 다르다. 한국 게이머는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를 보여주고, 커뮤니티를 자신을 드러내는 무대로 인식하는 성향이 강하다. 반면 일본 게이머는 커뮤니티 속에서 안정감을 얻고, 집단에 기여하는 것에서 큰 만족을 느낀다. 비슷한 듯 보이지만 이런 차이를 간과하면 장기적인 성과에 큰 차이가 생긴다.

NHN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비슷한 규모의 제작 및 사업 조직을 갖추고 있다. 예전에는 각자 잘하는 영역에서 따로 사업을 전개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방식에 집중한다. 이런 조직 문화와 협업 분위기를 만드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 임원과 제작자들 간 교류가 있었고, 최근에는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 연수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서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한국 조직은 프로젝트 목표를 빠르게 세우고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데 특화돼 있다. 성공 사례가 있으면 벤치마킹을 통해 빠르게 실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일본 조직은 코어 재미가 무엇인지, 만드는 사람과 이용자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넘어간다. 속도감 차이가 크다 보니 협업 과정에서 답답함도 있었고, 어떤 업무를 처리할 때 한국은 “왜 이렇게 느리냐” 하고, 일본은 “왜 확인도 안 하고 진행하느냐” 하고 의아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 NHN은 협업 프로젝트와 교류를 이어오며 서로의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한국은 개인 개발자나 디자이너 역량을 살리는 데 강점이 있고, 일본은 리더십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검증하며 진행한다. 지금은 두 문화가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제2, 제3의 콤파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NHN 플레이아트 주요 게임들의 일본 현황은 어떤가?
플레이아트에는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라는 대표 타이틀이 있다. 세 게임은 2014~2016년에 출시됐지만 지금도 신규 이용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일본은 퍼즐 장르의 비중이 여전히 높아,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는 일본 국민 퍼즐 게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일본 유튜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 콘텐츠로 꼽히기도 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는 누적 3,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최근 3년 동안 1,100만 다운로드가 늘었다. 주요 이벤트가 열리면 이용자가 다시 급증하는 특징을 보인다. 콤파스는 NHN이 직접 운영하며 유저와 활발히 소통했고, 일본 오시카쓰 문화와 맞물리며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본사 차원에서도 일본 시장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 니코니코동화와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리듬 게임 '콤파스'


Q. 실제로 느껴 보는 일본 시장의 규모와 트렌드는 어떠한가?
일본은 콘솔이 강세인 시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PC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일본 개발사들도 모바일에만 집중하지 않고 멀티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비 성향은 양극화되고 있다. 무료로 최대한 즐기려는 ‘가성비형 이용자’와, 좋아하는 콘텐츠에는 아낌없이 지출하며 그것을 삶의 일부로 여기는 ‘팬덤형 이용자’가 공존한다.

냉정하게 보면 일본 사회는 소득 수준에 비해 생활의 수준이 높지 않다. 우리나라만 해도 여권이 없는 국민이 드물 정도지만, 일본은 20%정도만 여권을 소지하고 있기에 사원 연수 시에도 일단 여권을 먼저 만드는 경우가 잦을 정도다. 오히려 좋아하는 캐릭터나 콘텐츠가 성장하는 것을 보며 위로를 얻는 문화가 발달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오시카츠' 문화는 과거보다 훨씬 주류로 자리 잡았다.

게임 장르는 퍼즐과 캐주얼이 여전히 강세다. 일본 모바일 차트를 보면 대부분이 유명 IP 기반 게임이다. 과거에는 만화·애니메이션 IP가 게임으로 확산됐다면, 최근에는 게임에서 다른 콘텐츠로 확장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NHN도 이런 흐름에 맞춰 어비스디아를 준비했고, 자체 IP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Q. 어비스디아를 일본 서브컬처 시장에 출시하면서 집중적으로 연구한 부분은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나?
NHN은 일본의 독특한 오시카쓰 문화를 깊이 연구했다. 이용자는 단순히 경쟁에서 앞서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밀고’ 성장시키며 함께한다는 감각을 중시한다. 그래서 캐릭터 설정과 서사에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캐릭터는 외형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설정과 개성을 갖추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여도 깊게 파고들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캐릭터 설정에 대한 불만은 거의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디테일에 호평이 많다.

또한 NHN은 유저와의 소통을 강점으로 삼았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공식 버튜버 ‘스카야’다. 사전 마케팅 단계에서부터 기획해 게임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라이브 시청자가 10~20명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방송하며 성실히 활동해 지금은 200~300명이 동시에 시청하고, 많을 때는 1,400~1,500명까지 모인다. 최근에는 신인 버튜버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스카야는 일본 유저들에게 “응원하고 싶은 성장형 버튜버”로 자리 잡았다.

NHN은 일본에서 버튜버 활용을 일찍부터 연구했고, 성실한 인재를 오디션을 통해 직접 발굴했다. 스카야의 성장은 NHN이 강조하는 ‘유저와의 지속적 소통’의 성과라 할 수 있다.



▲ 9월 3주차 주간 신인 버튜버 1위를 차지한 '스카야'


Q. 개발사인 링게임즈와 협업 과정에서 어떤 조율이 있었나?
퍼블리싱 계약 당시 일본 서브컬처 시장은 중국 게임들의 진입으로 퀄리티가 크게 높아진 상태였다. 단순 진입으로는 유저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현지 전문가와 협력해 스토리를 전면 개편했다. 어비스디아의 스토리는 ‘조율사’라는 음악적 콘셉트로 재구성됐고, 이를 기반으로 OST와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졌다.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같이 먹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캐릭터가 좋아하는 음식과 취향을 유저가 추론하며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단순히 전투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취향과 생활이 있는 인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전투도 차별화를 꾀했다. 대부분의 서브컬처 게임은 자동 전투나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이 비슷하지만, 어비스디아는 실시간으로 3D 캐릭터를 조작하며 전략적 스킬 연계를 가능하게 했다. 전투력이 부족해도 플레이 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어 일부 유저층에게 강하게 공감을 얻고 있다.


Q. 어비스디아의 마케팅에서 OST와 버튜버의 비중은 어떤가?
OST와 버튜버는 어비스디아 마케팅의 양대 축이다. NHN은 캐릭터가 추가될 때마다 해당 캐릭터의 서사를 담은 OST를 제작해 발매한다. 실제로 공개된 곡들은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높은 인지도를 쌓았다.

버튜버 역시 중요한 축이다. 스카야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팬덤을 형성했다. 최근 신인 버튜버 중 1위를 기록하며 유저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NHN은 앞으로도 OST와 버튜버를 계속 활용해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AGF 행사에서도 어비스디아와 버튜버를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Q. 일본 시장에서 어비스디아의 가장 호평받는 매력은 무엇인가?
가장 큰 호평은 캐릭터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들이 근미래적이고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담는 경우가 많은데, 어비스디아는 전통적인 세계관과 감성을 살려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D 모델링과 섬세한 표정, 꼼꼼한 설정은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만든다. 예를 들어 꼬리를 흔드는 행동 하나에도 설정이 반영돼 있다. 각 캐릭터는 개성과 매력이 뚜렷하고, 앞으로 추가될 신규 캐릭터도 깊은 고민을 거쳐 제작되고 있다. 전투 방식도 특징적이다. 네 명의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조작해 전략적으로 스킬을 연계할 수 있고, 필살기 사용 시 협력 연출이 발생한다. 이런 점이 유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Q. 일본 론칭 후 한 달 간의 수치적 성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NHN은 단기간의 매출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팬덤 형성과 꾸준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 사전 마케팅에서 공개한 PV와 OST는 기대 이상의 조회 수와 반응을 얻었고, 그 덕분에 출시 후 자연 유입 비중이 높았다.

출시 후 리텐션 지표도 긍정적이다. D+1 평균 리텐션은 40%를 넘으며, 4주 이상 지난 지금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유튜브에 공개된 OST는 10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주요 MV는 3,000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이런 수치는 팬덤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NHN은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롱테일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불어넣기 위한 콘텐츠 '같이 먹기


Q. 한국 및 글로벌 출시 계획도 말해줄 수 있는가?
일본을 먼저 공략했고, 내년 1분기에는 한국과 글로벌 지역에 출시할 계획이다. 서비스 초반에는 업데이트 간격에 의한 미래시가 있겠지만, 개발 리소스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일정 시점부터는 동시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Q. 일본 시장에서 NHN의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이며, IP 관련 사업에 대한 비전은 무엇인가?
NHN의 장기 목표는 제2, 제3의 콤파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버튜버가 특화된 전략이지만,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는 각 지역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한다.

NHN은 외부 IP 협업 경험이 풍부하다. 까다로운 일본 IP 홀더들과 협업하며 검증된 경험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IP 기반 게임을 계속 준비할 계획이다. 동시에 어비스디아 같은 자체 IP를 꾸준히 육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오리지널 IP 창출에도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Q. 향후 어비스디아의 서비스 행보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가?
먼저, AGF2025에서 어비스디아를 출품한다. 캐릭터의 매력과 실시간 전투의 강점을 직접 보여주고, OST와 버튜버를 연계한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어비스디아는 NHN 내부에서도 캐릭터와 스토리에 자부심이 큰 프로젝트다. NHN은 앞으로도 유저와 긴밀히 소통하며, 의견을 빠르게 반영해 실망시키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