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의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그간 다양한 파생작, 외전으로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대부분은 원조인 몬스터헌터의 수렵 액션이라는 콘셉트를 계승하지 못한 채 대부분 잊혔다. 그런 가운데 두각을 나타난 게 있으니 바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 시리즈다. 헌터가 아닌 라이더가 주인공으로 그간의 몬스터헌터 시리즈가 내건 수렵 액션을, 몬스터 컬렉팅이라는 형태로 재해석, 여기에 가위바위보를 기반으로 한 전투 시스템을 접목해 몬스터 수집의 재미와 전투의 재미를 모두 거머쥔 타이틀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물론 처음부터 잘 나갔던 건 아니다. 첫 시작을 알린 '몬스터헌터 스토리즈'는 준수한 재미를 갖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엄청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그런 게임도 있었지, 정도로 그쳐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그랬던 몬스터헌터 스토리즈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비상한 건 그로부터 5년 후인 2021년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가 출시되면서부터다.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면서 전략과 연출, 그리고 서사까지 전부 진일보한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는 호평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리즈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나 마침내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작이 제시한 길을 착실히 나아간 끝에 마침내 그 길 위에 우뚝 선 모습. 일단 공개된 바에 따르면 그래픽과 연출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남은 건 이제 전투의 핵심인 전략과 서사에 대한 것뿐. 이번 TGS 현장에서는 약 20분 간의 짧은 시연만 할 수 있었기에 서사에 대한 건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전투 시스템과 전략에만 집중했는데, 일단 결론부터 내리자면 모든 점에서 전작보다 나은, 아니 단숨에 몇 배는 뛰어넘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점들이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을지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해볼까 한다.
세계관에 대한 건 이미 트레일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진 부분이 있으니 이번 체험기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다루지 않도록 하겠다. 다만, 한 가지 눈길이 가는 게 있으니 바로 주인공이 속한 조직, 레인저에 대한 부분이다. 전작들에서 주인공이 직업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더는 어떤 면에서는 비주류에 속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헌터인 상황에서 오히려 몬스터와 공생하는 라이더에 대해서는 그런 게 있냐면서 신기해하고 때로는 두려워하는 그런 게 있었다.

어떻게 된 건지 몰라도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에서는 그랬던 라이더가 마침내 주류 세력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다만, 약간에 변화가 생겼다. 단순한 라이더가 아닌 그들이 속한 조직으로 레인저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 레인저와 라이더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목적이다. 둘 다 몬스터와 함께 싸운다는 건 같지만, 레인저는 몬스터를 보호하는데 좀 더 힘쓰는 조직으로, 이에 대해 작중에서도 '라이더는 몬스터의 알을 가져가지만, 레인저는 가져가서 육성하는 등 보호를 위해 힘쓴다'는 식으로 말할 정도다.
이런 설정상의 차이 외에도 눈에 보이는 차이 역시 크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진일보한 그래픽과 연출에 대한 부분이다. 전작인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 역시 제법 괜찮은 그래픽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캐주얼한 느낌이 강했다. 1편이 4~5등신에 아기자기한 면이 강했다면, 2편은 거기서 좀 더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6등신 정도였다고 해야 할까. 그랬던 게 이번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에서는 캐릭터의 등신비부터 전체적인 그래픽 퀄리티와 연출 전반에 걸쳐서 모든 것들이 발전했다.

파워(빨간색) > 스피드(파란색) > 테크닉(녹색) > 파워(빨간색)으로 서로 물고물리는 가위바위보식 전투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좀 더 풀어쓰자면 적이 바라보는, 타겟팅한 대상에게는 라인이 생기는데 이때 적이 어떤 공격 타입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그리고 거기에 대응하는 플레이어가 어떤 공격 타입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식이다. 예를 들어 람포스가 스피드 공격을 할 경우,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로 스피드 공격을 하면 서로 조금씩 대미지를 입지만, 플레이어가 파워를 선택하면 져서 대미지를 많이 받는 식이다. 반대로 테크닉을 선택하면 이겨서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이때 동료몬과 같은 대상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타입으로, 그리고 이겼다면 더블 어택이 발동해 큰 대미지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만 이 더블 어택이라는 게 생각처럼 쉽게 발동하지는 않는다. 몬스터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로 쓰는 공격 타입이 존재하며, 스킬로 지정하는 것도 순서 등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랬던 게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에서는 한결 수월하게 변했다. 동료몬 교체 시 단순히 교체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스킬을 쓰게 할지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좀 더 능동적인 개입이 가능해진 것으로 전략이 더욱 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용기 게이지라는 요소 역시 새롭게 추가됐다. 적 몬스터 체력 하단에 표시된 게이지로 상성에 맞는 무기 등으로 공격 시 게이지가 조금씩 줄어들게 되고 전부 줄어들면 다운 상태가 되는데 이때 새롭게 추가된 '싱크로 러시'라는 걸 발동할 수 있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종의 총공격으로 적에게 큰 대미지를 주는 동시에 인연 게이지를 많이 채울 수 있다.

이렇게만 본다면 싱크로 러시를 쓰는 게 무조건 유리해 보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싱크로 러시를 쓰면 다운 상태가 풀리기 때문이다. 싱크로 러시를 쓰지 않으면 다운 상태가 유지되는데, 시연에서는 굳이 싱크로 러시를 안 쓸 필요도 없었기에 어지간하면 싱크로 러시를 썼지만, 굳이 선택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를 전략적으로 쓰도록 일말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동료몬의 필드 액션 역시 더욱 다채롭게 변했다. 기존에는 포효를 질러서 몬스터를 도망가게 한다든가 비행, 수영, 등반 등 몬스터마다 다양한 필드 액션이 가능했는데, 여기에 더해 브레스를 뿜는 등의 요소가 추가됐다. 일반 공격과는 별개의 이러한 요소는 바위 오브젝트를 부숴서 재료를 채집하거나 전투 진입 시 여러 이점을 준다. 이외에도 사소한 부분이지만, 동료몬 교체가 더욱 자연스럽게 변한 점 역시 개인적으로는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다.
이어서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파오우르무와 전투를 진행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적의 패턴 변화에 대응하는 등의 전투 심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전작을 해봤다면 다들 알고 있을 부분이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몇몇 몬스터는 전투 중 패턴이 바뀌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에 스피드 타입 공격을 주로 쓰던 적이 파워 타입 공격을 주로 쓰는 등 공격 방식에 변화가 생기곤 한다. 이런 적을 상대로는 패턴을 파훼함으로써 적 몬스터를 약체화시키고 기존의 공격 패턴을 쓰도록 만들 수 있다.

시연의 대미를 장식한 건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한 '흉이 몬스터', 흉이 차타카브라다. 흉이 몬스터는 몸의 일부가 결정화되고 결정이 돋아난 게 특징인데 이렇게 되면 강력해질 뿐만 아니라 기존과는 전혀 다른 속성, 패턴을 쓰게 된다.
강해졌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결정이 돋아난 부위를 공격할 경우 즉시 액석반사라는 걸 한다는 점이다. 몇 번 당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 부위는 공격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여기까지만 설명한다면 '그럼 결정이 돋아나지 않은 분위를 공격하며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결정을 파괴하지 않으면 공격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특수 패턴도 쓰기 때문이다. 즉, 흉이 몬스터와의 전투는 최대한 액석반사를 당하지 않으면서 결정을 부수는 식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키 포인트가 되는 게 바로 앞서 언급한 특수 패턴이다. 흉이 차타카브라의 경우 해당 특수 패턴을 쓴 직후 용기 게이지를 깎기 쉬워지게 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흉이 몬스터와의 전투는 특수 패턴을 쓰도록 유도한 직후 용기 게이지를 깎아서 다운 상태로 만들고 빠르게 결정을 파괴하는 식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렇게 말하니 단순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전작들과 달리 계속해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흉이 차타카브라만 해도 결정이 파괴되기 직전 원본과 마찬가지로 팔에 광석을 붙여서 공격력을 높이는데, 이때 플레이어는 팔을 공격해서 공격력을 낮출지 아니면 광석을 파괴해서 특수 패턴을 막을지 선택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아프지만, 그래도 차이는 있다. 앞서 언급한 특수 패턴이 가위바위보 상성에서 벗어난 패턴인 반면, 광석을 붙인 강화 패턴을 상성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몬스터의 패턴에 얼마나 빠삭한지에 따라 플레이어의 선택 역시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시연 빌드는 흉이 차타카브라를 잡는 것으로 끝맺는다. 약 20~30분가량의 시연이었던 만큼, 겉핥기식으로밖에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연출과 액션은 물론이고 전략까지 모두 다 진일보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서사 역시 지금까지 공개된 트레일러 등에 따르면 한층 진중해진 게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야말로 역대 최고의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라고 할만한 모습이다.
'몬스터헌터 스토리즈3'는 2026년 3월 13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전작을 뛰어넘어 어떤 모험을, 서사를, 그리고 육성의 재미를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