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게임쇼에도 다크호스가 많았습니다. 근 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죠. 지금이랑 얼마 차이 나지도 않는 것 같지만, 그때만 해도 게임쇼 보안은 그야말로 철통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쇼에서 공개되는 게임들을 보면서 즐거워했죠. 하지만 10년 사이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유출이라는 이름 아래 게임쇼 직전 정보들이 공개되는가 하면 아예 개발사에서 그냥 대부분의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출될 바에는 그냥 미리 알려주겠다는 그런 셈법입니다.
그런 가운데 TGS 2025에 등장한 '리리의 세계'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진 게임이었습니다. 어디서 개발 중인지, 얼마나 개발했는지, 그리고 어떤 게임인지에 이르기까지 지난 25일 트레일러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몰랐을 정도였죠.
그리고 마침내 공개된 '리리의 세계'는 전 세계 힐링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어당겼습니다. 작아진 내가 리리라는 소인들과 만나서 책상 위 마을을 꾸민다는 독창적인 설정과 세계관, 다채로운 콘텐츠, 그리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글동글하고 아기자기한 비주얼까지 힐링 게임의 '다크호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과연 어떻게 이 게임을 만들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매력을 선보일 예정일지 개발사인 LilliLandia Games와 인터뷰를 진행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 개발사 요청으로 인터뷰이 사진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Q. '리리의 세계'를 개발하시게 된 계기와, 작아진 내가 책상 위 환상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영감은 한 번, 주 제작팀이 야근 후 심야에 나눈 대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가 작아져서 세상을 본다면,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까?" 우리의 상상 속에서 '작다'는 것은 부드럽고, 가볍고, 공격성이 없는 의미였습니다. 그것은 곧 '작은 행복, 작은 충만함'의 집합이었죠. 만약 공격과 차별이 없는, '동행'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많은 이들에게 '정신적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리리의 세계'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축소된 일상 공간 속에서 전개됩니다. 책상과 거실, 창가와 공원, 편의점 진열대와 비 온 뒤 골목 어귀… 익숙한 현실이 비율을 바꾸자, 다시금 상상력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거죠.

Q. 마을을 성장시키고, 집과 캐릭터를 꾸미고, 다른 NPC와 교류하는 등 소위 힐링 게임이라고 불리는 장르로 보이는데요. 어떤 콘텐츠들이 있는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리리의 세계'는 하우징(집 꾸미기), 월드 탐험, NPC 교류 등 다양한 생활형 플레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플레이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는 처음 '소인국'에 도착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소인국 세계를 탐험하고 다양한 소재를 수집하여 건축 및 생활 스킬을 활용해 자신만의 소인국 집과 마을을 건설하게 됩니다.
탐험 도중에는 여러 가지 개성 있는 '리리' 캐릭터들을 만나고, 이들을 초대해 플레이어가 건설한 소인국 마을에 함께 살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리리와의 호감도를 키우고, 다양한 생활 콘텐츠와 조합함으로써 더 풍부한 일상 장면과 상호작용 요소를 해금할 수 있습니다.


Q. TGS 현장에서 시연해 보니 농작물을 키운다든가 NPC와 깊이 있게 교류하는 시스템은 아직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이후에 추가될 예정인지, 앞으로 어떤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게 될지 궁금합니다.
“앞으로는 재배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 스킬 플레이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또한 NPC와는 호감도 육성 요소와 함께, 더욱 풍부한 상황별 상호작용 콘텐츠가 마련됩니다. 더 많은 콘텐츠는 추후 버전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Q. 트레일러를 보면 스토리가 가미된 싱글플레이 게임처럼 보이는데, 엔딩이 존재하는 방식인지요?
“스토리의 메인 줄기는 플레이어가 소인국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여정에 가깝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여러 챕터로 나뉘며, 소인국 세계가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챕터가 계속해서 추가됩니다.
Q. 힐링 게임은 플레이어가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농작물 키우기·낚시·재료 수집 같은 '할 거리'를 적절히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으면 심심하고 많으면 과부하가 되기 쉬운데요. '리리의 세계'는 이 균형을 어떻게 잡으실 계획인가요?
“'리리의 세계'은 '과도한 반복 노동' 설계를 배제했습니다. 게임 속에는 다양한 강제적인 목표가 존재하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흥미로운 작은 목표들이 평행적으로 제공됩니다.
우리는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무거운 시간적 압박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플레이어가 경직된 일상 패턴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참여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핵심은 플레이어가 짧은 자투리 시간 속에서도 미시적 세계의 따뜻함과 놀라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Q. 현재는 PC와 콘솔로만 출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플랫폼 출시 계획은 없으신가요?
“추후 모바일 플랫폼 출시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Q. 마을과 캐릭터를 꾸미는 요소가 중요한 만큼, 자랑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멀티플레이 요소로 다른 플레이어의 마을이나 집을 방문하는 등 커뮤니티 콘텐츠는 준비되어 있나요?
“게임에는 하우징 공간과 탐험 공간이 포함되어 있으며, 두 가지 공간 모두 멀티플레이 상호작용을 지원하지만 모두 선택 사항이며 강제되지 않습니다.
탐험에서는 파티를 맺고 함께 이동하거나, 협동으로 퍼즐을 풀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또 단계별 공용 이벤트나 임시 이벤트도 열려, 활발한 교류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쉽게 취향이 맞는 동료를 만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혼자 몰입해서 즐길 수도 있고, 언제든 친구와 함께하는 모드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핵심 콘텐츠를 놓치는 일은 없습니다.

Q. 게임 콘셉트가 독특합니다. 리리(요정)들이 존재하는 환상의 세계 자체는 익숙한데, 주요 무대를 책상 위로 설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개발팀에게 이 게임의 첫 번째 영감은 거대한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매우 고요하고 어쩌면 조금은 외로운 순간—책상 앞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책상은 어린 시절에는 '비밀 요새', 성인이 되어서는 '정신적 아지트' 역할을 해왔고, 팀은 이것이 모두가 공유하는 '귀속감의 매개체'임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책상이라는 친숙한 개인 공간을 출발점으로 삼아,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꾸미고 장식하며, 미시적 시각 속에서 일상적인 사물을 환상적인 요소로 바꾸는 경험을 하길 바랐습니다. 그렇게 하면 친근함을 유지하면서도 감정을 담아낼 수 있고, 각자만의 '영혼의 작은 집'을 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전투 콘텐츠도 존재하던데요. 힐링 게임답게 아기자기한 맛은 있었지만 다소 단조롭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게임 콘셉트에 맞게 약간 '우당탕'거리면서 왁자지껄한 느낌으로 설계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요.
“전투는 재미 요소에 더 중점을 두고, 무거운 전투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종 채집 도구의 또 다른 상호작용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목표는 플레이어가 소인국 세계를 탐험하면서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보다 다양해지고, 여러 가지 형태로 소인국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Q. 책상 외에도 다양한 지역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대략 몇 가지 지역을 목표로 하고 계신지요?
“주요 도시인 리리타운에서 출발해, 앞으로 '리리의 세계'는 더 많은 탐험 장면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특색 있는 문화적 배경과 계절에 맞는 요소를 결합해, 소인국의 시각으로 재해석되어 표현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PV에서 보신 겨울의 프렌치 레스토랑, 그리고 현재 준비 중인 여름의 중국풍 대나무 숲 등이 있습니다.
Q.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여자아이로 보였는데, 남자아이로도 플레이할 수 있을까요?
“'리리의 세계'에서는 성별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플레이어가 스스로 좋아하는 코스튬과 스타일을 선택해 자신만의 소인국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Q. 지난 24일 첫 공개 이후,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귀엽다', '따뜻하다', '힐링된다', '말랑말랑할 것 같다'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 유저분들이 귀엽다, 따뜻하다, 힐링된다, 말랑말랑할 것 같다 같은 반응을 보여주신 걸 보고, 저희 팀 전체가 정말 놀랍고도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피드백은 저희에게 매우 소중한 인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저희는 '리리의 세계'가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정신적 아지트'가 되길 바랐습니다. 또, 한국 유저분들이 원래부터 모에 계열이나 힐링 계열 콘텐츠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미적 취향도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감정적인 위안을 주는 게임이 현지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어온 것도 사실이고요.
이번 첫 공개에서 한국 유저분들이 저희가 전달하고 싶었던 핵심적인 감각을 정확히 잡아주셨다는 게 특히 기뻤습니다. 그중에서도 따뜻하다, 힐링된다라는 평가는 저희 창작의 초심을 딱 집어주신 거라서요. 단순히 귀여운 그림체의 게임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책상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안식처를 제공하고 싶었던 게 저희의 의도였습니다.
한국 유저분들의 이런 목소리는 저희가 디테일을 더 다듬을 수 있는 큰 동력이 되었고, 앞으로는 이 힐링감을 한국의 모든 유저분들께 더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게임 디자인이나 아트워크 측면에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말랑말랑해 보이게 만든다든가 하는 비주얼 방향성이 있었는지요?
“저희가 추구하는 아트 스타일은 '생활감이 묻어나는 스타일화된 카툰'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스타일의 영감은 주로 일상 속 주변을 장기간 관찰한 경험과, '우리 곁에 존재하는 소인국'이라는 콘셉트에 대한 해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Q. 한국어 음성까지 지원한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더빙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더빙을 결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국어 더빙을 추가한 핵심 이유는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과 플레이어 경험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게임 초기 해외 교류 과정에서 많은 한국 플레이어들이 음성이 캐릭터의 영혼을 담는 매개체로서 '리리의 세계'를 더욱 몰입감 있게 만들어 준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비록 더빙은 제작 비용과 기간을 늘리는 작업이지만, 우리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곁의 소인국이라는 핵심 경험을 문화적 장벽을 넘어 모든 한국 플레이어에게 온전히 전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더빙의 퀄리티를 다듬어, 게임 캐릭터의 개성과 잘 어울리면서도 한국 플레이어들이 개발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영감을 받은 게임이나 참고하신 게임이 있다면 어떤 작품들이 있을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캐릭터의 조형, 질감의 정제, 재미 요소의 표현에서 픽사풍에 가까운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배경의 나무 책상은 더 생동감 있고 간결하게 표현하여 책상의 ‘기질적 특징’을 강조했으며, 뚜렷한 나뭇결과 함께 오랜 사용에서 묻어나는 은은한 광택의 흔적도 담아냈습니다.
텍스처 구현에서는 그림책 풍과 같은 적절한 스타일화를 결합했습니다. 이야기적 디테일이 살아 있는 붓자국 같은 질감을 통해, 이 세계에 따뜻하고, 약간은 어설프면서도 이야기가 스며 있는 생활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러한 “혼합” 기법을 통해 픽사풍의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을 살리는 동시에, 그림책풍의 따뜻함과 스토리 감성을 담아내어 전체적으로 품질감, 스타일화, 친근함을 균형 있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Q.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략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아직 개발 단계라 정확한 출시 일정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Q. 끝으로, 기다리고 있는 한국 유저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모든 플레이어분들께 진심 어린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리리의 세계'가 탄생한 순간부터, 저희는 한국 플레이어분들의 뜨거운 열정과 높은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플레이어분들과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이 기회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언제나 최상의 따뜻한 게임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한국 플레이어분들이 리리의 신비로운 세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저희는 한국어 전용 더빙을 세심하게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귀여운 리리들이 특별히 한국 플레이어분들을 위해 맞춤형 작은 깜짝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이는 게임 시작과 함께 하나씩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리리의 세계'는 최고의 경험을 보여드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리리들 또한 플레이어분들과 게임 속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