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시장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는 지금, 콘솔과 PC 중심으로 발전해 온 드래곤 퀘스트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적응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터치 조작에 최적화된 UI,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 턴제 전투 시스템에서 벗어나 로그라이트라는 장르적 특징을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가 관건입니다.
2026년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매시 그로우는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CBT를 진행했습니다. 시리즈의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난 드래곤 퀘스트는 어떤 매력이 있을지, 약 일주일간의 CBT를 통해 직접 살펴봤습니다.

모바일에 집중한 설계
일단,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드는 생각은 '가볍게 즐기기 좋겠다'였습니다. 가로가 아닌 세로 레이아웃을 채택한 것 만 봐도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충실한 모습이죠. 최근에는 간단한 일일 퀘스트 정도만 스마트폰으로 하고, 본 게임은 PC클라이언트로 하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순수하게 모바일에만 집중했다는 점이 오히려 차별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어느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물어보고, 그에 맞는 조작 방식을 자동으로 설정해 줍니다. 한 손으로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겠죠. 실제 플레이해 본 결과 CBT에서 마련된 콘텐츠들은 한 손으로 무난하게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물론 양손을 쓰면 조금 더 자유롭긴 하지만요.


게임 플레이 방식은 일반적인 핵 앤 슬래시 로그라이트 장르를 생각하면 됩니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구간별로 랜덤 한 모험 스킬(강화 효과)를 획득하고, 이를 효과들을 적절히 조합해 강력한 빌드를 구성하는 방식이죠. 앞서 말씀드렸던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는 기조에 맞게 모험 스킬들 역시 아주 직관적인 요소들 위주로 제공됩니다.
CBT기간에 체험해 볼 수 있는 구간에서는 핵 앤 슬래시라고 부를 정도로 다수의 적이 등장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특정 구간에 강력한 범위 공격을 하는 몬스터들이 배치되어 몬스터의 수는 적어도 나름 전투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죠. 아무리 강력한 효과들을 조합하더라도 적당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보스 몬스터의 공격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불상사를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스매시 그로우는 여타 로그라이트 게임들과 다르게 자동 전투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로그라이트와 자동 전투.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이지만, 직접 자동 전투를 활용해 보면 게임 플레이 경험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설계됐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일부 반복 플레이가 필요한 구간이나, 캐릭터의 육성 단계가 콘텐츠에 비해 월등히 높을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는 정도죠. 혼자서 스킬도 사용하고, 탄막이나 범위 공격도 어느 정도 회피하는 등 혼자서 귀엽게 뚱땅거리는 캐릭터의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RPG에 더 무게를 실은 선택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선택하는 강화 효과들은 앞서 설명한 대로 대부분 단순한 효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반 공격을 한 번 더 하거나, 전투 중 일시적으로 무적이 되거나, 캐릭터 주위에 회전하며 공격하는 구체를 생성하거나 하는 정도입니다. 따라서 각종 효과들 간의 시너지에서 오는 이른바 '뽕맛'은 덜한 편이죠.
하지만 스매시 그로우는 로그라이크와 RPG 중 RPG 쪽에 조금 더 힘을 실어놓았습니다. 뽑기를 통해 획득 가능한 각종 장비를 비롯해 몬스터 사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메모리 등 다양한 성장 요소들이 마련돼 있죠. 이는 당연히 영구적으로 지속되기 때문에, 한 판 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반적인 로그라이크 게임의 문법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긍정적으로 느껴질 겁니다.


장비 외에 캐릭터의 직업과 파티 조합도 신경 써야 합니다. CBT 빌드 기준, 모든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5종의 직업 중 언제든지 내가 원하는 직업으로 비용 없이 전직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내가 보유한 장비를 기준으로 유동적인 육성이 가능하죠. 특정 캐릭터는 특정 장비만 사용해야 하는, 이러한 강제성이 전혀 없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각 직업이 가진 파티 시너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시너지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마법사 클래스 캐릭터가 필요하다면, 마법사 캐릭터를 뽑기로 뽑는 게 아니라, 그냥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딸깍 한 번으로 마법사로 바꿔주면 됩니다. 물론 변경 후의 직업은 처음부터 육성해야 하지만 기존 직업의 성장도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전혀 부담될 게 없습니다.

부담 없이 한 입 먹기 좋다
일주일간의 CBT를 통해 스매시 그로우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엄청나게 깊이 있는 게임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딱 가볍게 즐기기 좋은 정도의 밸런스를 갖추고 있죠. 모바일 로그라이트 RPG로서 자신의 포지션을 잘 잡은 듯 보입니다.
CBT 빌드 기준으로 인게임 시스템들을 살펴보면 과금 유도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장비를 뽑기로 획득해야 하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재화만으로도 2성 장비를 다수 획득할 수 있었고, 2성 장비만으로도 아주 쾌적한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정식 출시가 돼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만, 현재 CBT 빌드에서는 그렇습니다.
다만 로그라이트 게임 특유의 '스킬 시너지가 주는 짜릿함'이 다소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강화 효과들이 직관적이고 단순한 만큼 예상치 못한 조합에서 오는 쾌감은 확실히 덜 한 편입니다. 정식 출시 빌드에서 조금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시너지 요소들이 추가된다면, 스매시 그로우는 더욱 매력적인 게임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