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퀀틱 드림'의 이미지는 단단하다.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를 넘어 대히트를 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 이르기까지, 퀀틱 드림의 게임들은 아주 명확하면서도 특징적인 이미지를 갖추게 되었다.
이른바 '인터랙티브 무비'.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미래의 결과가 바뀌어나가는 이 장르는 밀도 높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서사를 기반으로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다. 오죽하면, 컷신을 죄다 스킵하는 게이머들도 게임을 '감상'하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이 흐름은 '스타워즈 이클립스'의 개발 소식까지 이어졌다.
때문에, 새로운 소식이 있다는 말에 TGS 2025에서 '기욤 드 퐁도미에르' CEO와 만날 때까지도, 나는 스타워즈 이클립스에 대한 새로운 뉴스가 공개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또 다른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신작이나, OTT와의 협업 정도가 내가 예상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리고, 기욤 CEO는 이 예상을 정면에서 박살내는 소식을 들고 왔다.
'스펠캐스터 크로니클'. 퀀틱 드림이 준비한 3:3 3D MOBA 게임이며, 최초의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그 주인공이었다.

'마법사'가 주인공인 3:3 PVP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은 전형적인 MOBA 게임이다. 주인공이 되는 캐릭터들은 전부 다 마법사로, 각각 쓰는 기술이나 컨셉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주문을 사용하는 주문 사용자(스펠캐스터)다. 전장은 대칭적인 형태이며, 3개의 '라이프스톤'이 존재한다. 이 라이프스톤이 모두 파괴될 때 까지 싸우는 것이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의 본질이다.

이 '마법사'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강력하며, 여러 스킬을 지닌 채 전장으로 향한다. 또한, 자유자재로 비행할 수 있기에 전장 이곳 저곳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활약을 펼칠 수 있다. 각 마법사들은 각각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몇몇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신비의 필경사: 치유 및 버프 중심의 마법사
- 강철의 마법사: 자동 소환 건물을 통한 전선 압박
- 불의 원소술사: 빠른 기동성 및 강력한 직접 공격
- 늪지 마녀: 자기 희생을 통한 강력한 주문과 저주 마법
- 별의 수도승: 은신 및 기습 특화 주문
이렇게 되면 다른 모든 것들이 장식품이고, 3:3으로 펼쳐지는 데스매치같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 게임을 이끌어 가는 게 마법사라면, 게임의 또 다른 기둥은 '크리쳐'이기 때문이다.

'크리쳐'에 의해 갈리는 승부
'크리쳐'는 마법사들이 소환할 수 있는 졸개 몬스터로, 생성하면 자동으로 경로를 통해 이동하며 전투를 벌인다. 마법사가 할 일은 이렇게 생성한 크리쳐를 보완하고 이끄는 일.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의 전장은 다양한 지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법사는 지형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크리쳐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마법사는 이 크리쳐들이 제대로 된 전투를 펼칠 수 있도록 이끌고, 전장을 유리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원거리 공격을 하는 크리쳐를 중심으로 삼는다면, 시야 확보를 위해 숲을 마법으로 전부 불태워버릴 수 있으며, 길을 막아서는 거대한 융기를 만들어내 일시적으로 경로를 제한할 수도 있다. 극복이 어려운 강을 마법으로 얼려 통로를 개척할 수도 있으며, 버프를 통해 크리쳐들을 강하게 만들 수도, 광역 마법으로 상대 크리쳐를 일소할 수도 있다.
게임은 마법사들의 손에 의해 움직이지만, 결국 라이프스톤을 파괴하고 승리를 가져오는 건 크리쳐의 손에 달려 있다. 어느 팀이 더 많은 크리쳐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 그리고 상대 크리쳐와 마법사를 무력화시키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셈이다.
그리고, 이 끝에 있는 것이 거대 크리쳐인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플레이어당 한 번만 생성 가능한 거대한 공성 크리쳐로, 라이프 스톤의 파괴나 전황의 반전, 상대 타이탄에 대한 대응책으로 꺼내들게 된다. 마법사들이 힘을 모아 타이탄을 처치할 수는 있지만, 그 경우 너무 많은 전력이 일시적으로 몰리기 때문에 상대는 더 많은 전략적 이득을 가져갈 수도 있다.

플레이어의 활약에 의해 영구히 변하는 게임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차이점은, 본작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사'다. 매 시즌,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은 전 세계 플레이어들의 전투 결과를 누적해 게임의 세계관과 룰에 반영한다. 단순히 랭킹 시스템을 통해 이번 시즌에는 어느 플레이어가 가장 잘 했다가 아닌, 그 플레이어의 흔적이 게임의 역사에 반영되는 셈이다.
이는 운명의 태피스트리로 불리며, 시즌이 끝난 후 영구적으로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 자세히 어떤 형태가 될 지는 추후 더 공개될 예정이며, 보다 정확한 정보는 11월부터 진행될 클로즈 베타 이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A: 어째서 갑자기 MOBA일까?
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후, 퀀틱 드림의 기욤 CEO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서사 명가로 불리던 퀀틱 드림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MOBA 게임을 소개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고 싶었다.

Q. 퀀틱 드림이 지금까지 집중해온 장르가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신작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의 도전이며, 결코 예측하지 못했던 작품이기도 한 데, 이 도전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먼저, 우리는 내러티브 게임을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부터 확실히 하고 싶다. 여전히 '스타워즈 이클립스'는 우리의 주요 타이틀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동시에, 퀀틱 드림이 진행하는 게임 중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인생은 늘 같은 일만 하며 살기엔 너무 짧다(웃음).
생각해보면, 우리의 첫 게임인 '오미크론'은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이 아니었고, '파렌하이트'와 '헤비 레인'을 기획했을 때도 너무 무리한 혁신이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기에 아마 지금의 퀀틱 드림이 있었을 거다.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은 먼 옛날부터 '데이비드 케이지'의 머릿속에 있던 기획안이었다. 다만 이를 킥오프할 계기가 마땅치 않았었는데, 이제는 시도할 만한 환경이 되었다 싶어 팀을 세팅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은 기존 개발 조직과 달리 완전히 새로 꾸려진 개발팀에 의해 개발 중이며, 현재 100명 정도의 개발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퀀틱 드림의 모두는 개발자이지만 동시에 게이머다. 언제나 서사 중심의 게임만 하며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리가 직접 플레이해보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건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Q. 현재 개발 팀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기획 단계의 아이디어는 훨씬 오래 전부터 나왔으며, 오랜 기간 소수의 인원이 기획을 다듬고 검증 단계를 거쳤다. 본격적으로 개발자를 모집해 팀이 커진 건 약 2년 반 전부터이며 현재는 100여 명의 개발자들이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Q. 인터랙티브 무비, 그러니까 서사 중심의 게임에서 퀀틱 드림은 이렇다 할 경쟁의 대상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다만 MOBA 시장의 상황은 다소 다른데, 이 경쟁적인 시장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넷플릭스, 영화, TV 시리즈 등과 경쟁해왔다(웃음). 물론, 말하는 바가 뭔지는 안다. 이번에는 명백히 '게임 대 게임'의 경쟁이 될 테니까. 하지만, 우리의 의도는 비슷한 게임을 통해 비교 우위를 겨루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과 형태를 통해 '다른 경험'을 주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며, 게이머들에게 건네는 제안이다.
우리는 다른 MOBA게임들을 꺾고, 그들의 리텐션을 떨어트리며 나아가고 싶지 않다. 다만, '이런 색다른 재미를 지닌 게임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퀀틱 드림만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게임 경험을 말이다.

Q. 마법사가 중심이 되지만, 결국 전장의 향방은 '크리쳐'에 의해 갈리는 구조 같다. 크리쳐는 얼마나 많은 종류가 존재하는가?
“구체적으로 숫자를 밝히긴 어렵겠지만, 수십 종의 크리쳐가 준비되어 있으며 업데이트를 통해 점점 더 늘어날 예정이다. 게임 내에서는 스킬 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직접 사용 마법 대신 더 많은 종류의 크리쳐를 가져갈 수도 있고, 크리쳐 종류를 제한하는 대신 다른 형태의 주문을 더 많이 가져갈 수도 있다.

Q. 기본적으로 MOBA게임에서 크리쳐에 대응하는 '미니언'의 존재 의의는 전장의 기본 요소이며 동시에 전리품의 수급처이다. 크리쳐가 실제로 게임의 승부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력하게 성장할 수 있는가?
“플레이어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크리쳐 중심의 빌드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정말 기본적인 역할만 할 수 있겠지만, 각종 강화와 강력한 크리쳐를 채용한다면 당연히 승부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활을 쏘는 크리쳐에게 화염 주입을 통해 불화살을 쏘게 만들 수도 있고, 게임 중 얻는 재화를 크리처나 라이프스톤에 투자해 훨씬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Q. '타이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다.
“타이탄은 여러 종류가 존재하며, 각각 능력과 역할이 다르다. 적의 공세를 돈좌시키는데 특화된 타이탄도 있으며, 반대로 창 끝에 서서 전열을 돌파하는 타이탄도 있고, 라이프 스톤 파괴에 특화된 타이탄도 존재한다.
타이탄은 일발역전의 수단이며, 승패를 가르는 요소이기도 하다. 열세인 상황에서도 적절한 타이탄 활용을 통해 전황을 뒤집을 수 있으며, 반대로 타이탄을 섣불리 꺼내들어 의미없이 소모하게 될 경우 큰 카드를 하나 잃는 셈이 된다.

Q. 운명의 태피스트리 시스템에 대해 묻고 싶다. 실제로 어떤 형태로 작동하는 것인가?
“각 시즌마다 활약한 게이머들의 선택에 따라 게임의 세계와 전투의 룰이 조금씩 달라진다. 혹은 전장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이 게임의 장기적 서사에 영향을 준다. 게임의 이름이 스펠캐스터 '크로니클', 즉 연대기인 이유도 게이머들의 선택에 따라 세계관의 흐름과 서사 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시즌이 바뀐다 해도 영구적으로 누적되며, 밸런스 측면에서 일부 조정될 수는 있지만 기록은 영원히 이뤄진다. 결국 게이머 커뮤니티가 게임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나가냐에 따라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의 방향성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Q. 10월 17일 트위치콘을 통해 게임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라 들었다. 이후 테스트 일정에 대해서도 말해줄 수 있는가?
“첫 CBT는 11월 말에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마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 같다. 오픈 베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첫 테스트 결과에 따라 밸런스와 안정성을 검증한 후에 결정될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게임을 만들어왔지만, F2P 게임과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처음 운영해보다 보니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Q. 퀀틱 드림 게임의 팬들은 한국에도 무척 많다. 아마 많은 게이머들이 이번 소식에 놀라게 될 것 같은데, 한국의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을까?
“아마 내가 퀀틱 드림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이것 때문에 '스타워즈 이클립스'의 출시가 늦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부터 할 것 같다(웃음). 일단,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스타워즈 이클립스는 이미 편재되어 있는 대규모 개발팀에 의해 예정되고 개발되고 있으며, 조만간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드릴 수 있을 것이다.
퀀틱 드림을 잘 모르는 게이머들에게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스펠캐스터 크로니클'은 겉보기엔 다른 MOBA게임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며,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임이다. 아마 많은 분들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많은 기대를 해 주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