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팬덤의 개발진 합류, 유저 중심의 e스포츠 대회" 롱런하는 프리프 유니버스

인터뷰 | 김병호 기자 |
사설 서버 개발자를 동료로 맞이한 게임사가 있다?

2004년 이온소프트(현 갈라랩)이 국내에 서비스했던 PC MMORPG ‘프리프’의 신작 ‘프리프 유니버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프리프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흥행했는데요. 해외에서는 게이머들이 직접 사설 서버를 만들어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업데이트 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사는 일반적으로 ‘사설 서버 운영 근절’을 목표로 움직이게 됩니다. 하지만 ‘프리프 유니버스’에서는 달랐습니다. 갈라랩은 직접 사설 서버 운영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이들이 정말 게임을 좋아하고, 그에 걸맞은 게임에 대한 철학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갈라랩은 이들에게 함께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메인 PD 자리를 맡기고 신작 게임 ‘프리프 유니버스’를 선보였습니다.

‘프리프 유니버스’는 2021년 글로벌 CBT 이후로 10개 국에서 20만 명이 참여, 2022년 8월 말 기준으로는 누적 등록자 수 12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와 독일 등 프리프를 기억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에서 사랑을 받으며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프리프 월드 챔피언십 2025’라는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면서 프리프 유니버스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도 열리고 있는데요. 위메이드 커넥트의 김대남 전략사업 팀장을 만나서 ‘프리프 유니버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위메이드 커넥트의 김대남 전략사업 팀장

먼저 독자들을 위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략사업실에서 '프리프 유니버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대남입니다. 저는 고객 지원팀으로 게임 업계에 처음 들어와 마케팅, 개발팀장, TF장 등을 거치며 주로 사업 관련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글로벌 서비스 담당 경험이 길어 자신 있는 분야이며, '프리프 유니버스'처럼 멋진 프로젝트를 맡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프리프 유니버스가 올해 4월부터 한국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04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고, 20년이 넘은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서비스를 다시 시작한 데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2004년에 '프리프 온라인'이 최초의 자유비행 MMORPG로 출시되었으나, 당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등 경쟁작 때문에 큰 인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해외에서는 꾸준히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및 개발 방향에 대해 회사와 유저 간의 간극이 있었고, 이로 인해 유저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프리프'의 방향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불법적인 사설 서버들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사설 서버와 싸우는 대신, 사설 서버의 개발자나 유저들을 품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았습니다. 게임 팬들에게는 그것이 게임에 대한 또 다른 애정의 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와서 일을 해보자",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시작된 것이 '프리프 유니버스'입니다. 당시 '프리프 유니버스' 온라인을 좋아했던 로익(Loic Saos)은 그 일을 통해 개발자로 성장하여 프리프 유니버스의 메인 PD가 되었습다.


'프리프 유니버스'가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와 매력은 무엇이라고 분석하십니까?
첫째는 게임의 재미와 서비스 환경입니다. '프리프 유니버스'는 HTML5로 구현되면서 캐주얼 게임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게임입니다. 그래픽이 세련되지는 않지만, 유저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또한, 기술적으로 굉장히 최적화되어 있어 네트워크가 느린 곳이나 낮은 PC/브라우저 사양에서도 유저들이 접속하여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 및 서비스입니다. 게임의 몰입, 개발, 서비스 과정 모두 유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합니다. 메이저 업데이트 시 테스트 서버를 열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발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더레이터와 프리랜서 유저를 통해 유저들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듣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추억입니다. FWC 행사에서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렸을 때 했던 것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20년째 이 IP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이 다른 버전을 거쳐 '프리프 유니버스'에 정착했습니다.




▲ 사설 서버를 개발했던 로익 사오스(Loic Saos) 프리프 유니버스 총괄 PD(가운데)

'프리프 월드 챔피언십(FWC)’이라는 이스포츠 대회가 올해로 3회 차를 맞이한다고 들었습니다. 이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게임 플레이와 경쟁을 좋아했습니다. 대전에서 승리했을 때 오는 성취감과 재미를 느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나 '철권' 같은 게임을 뒤에서 구경만 해도 재미있었듯이,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이스포츠가 발전한 것처럼 MMORPG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과거 '아틀란티카 온라인' 개발팀장으로서 인도네시아 퍼블리셔와 함께 'AWC(아틀란티카 월드 챔피언십)'를 처음 진행했을 때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때 "이거 되는구나,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하는구나, 사람만 있으면 되는구나"를 느꼈고, '무엇이든 이스포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23년 7월 갈라랩으로부터 퍼블리싱 권한을 받은 후, 온라인 토너먼트 우승자인 'MK4' 등 선수들과 인터뷰하며 "이거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경영진에게 프레젠테이션하고 승인을 받아, 2023년 온라인 토너먼트에서 2024년에는 상금을 걸고 오프라인 대회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2024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기반으로 올해도 이렇게 대회를 열 수 있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이 가진 에피소드들도 다양할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대회를 개최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일단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라이브 서비스는 24시간 진행되는데, 사업 PM은 이와 동시에 행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야근과 주말 출근 등 업무가 이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유저들의 비행기 스케줄이나 현장 상황을 계속 케어해야 하는 호스트의 입장이라서 더욱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여성 참가자가 증가한 점도 좋았습니다. 작년에는 여성 참가자가 전혀 없었으나, 올해는 컨택 과정에서 3분이나 여성 참가자가 계셨습니다. 작년에 비해 유저 구성이 더욱 다양해졌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수단 국적 선수의 참가가 불발된 것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올해 팀 구성에 권역별 제약을 두었는데, 상위권 팀 중 한 팀에 수단 국적을 가진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필리핀으로 와야 하는데, 수단이 필리핀과 수교가 되어 있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자 발급에 3개월에서 6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했다면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반대로 대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대회 전날 진행된 웰컴 디너(Welcome Dinner) 때입니다. 유저들이 한 명씩 들어올 때마다 선수들끼리 "너 왔구나" 하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1년 동안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던 이들이 오프라인에서 재회하는 모습에 유대감이 느껴졌습니다. 정말 뿌듯했습니다. 저희가 계획한 이스포츠 대회를 통해 유저들이 와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즐거운 장을 만들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팀장님께 '프리프 유니버스'는 어떤 의미입니까?
개인적으로는 저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준 프로젝트입니다. HTML5 게임에 대한 편견이 있었으나, 실제로 담당해보니 편견을 깨고 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생각했던 이스포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이렇게 가는 것이 내 방향이 맞는 것 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시켜준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회사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향의 명가' 또는 '캐주얼 게임의 명가'라는 기존 이미지에 더해, '프리프'와 같은 타이틀을 통해 또 다른 사업 활로를 개척하면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입증해 준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프리프 월드 챔피언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계획입니까?
첫 대회는 팀 구성에 제약을 두지 않아 경기력 자체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어 팀 구성에 권역별 제약을 두었습니다. 저는 이 전략이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대회를 더 확대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10개 팀이 참가했지만, 내년에는 참가 팀 수를 더 넓힐 계획입니다. 팀 수를 늘리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꼭 도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존 서버 유저들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FWC 서버에서 캐릭터를 생성하는 분들은 대회를 즐기지만, 오리지널 서버 플레이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서버를 플레이하시던 분들의 케어 방안, 즉 일정 업데이트의 지연 등으로 목말라하는 유저들을 위한 방안도 내년 FWC에 녹여 더 큰 축제로 개최할 계획입니다.


'프리프'를 기억하는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한국에도 여전히 '프리프 온라인' 서버가 살아 있으며, 갈라랩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대부분 올드 팬이시고, 신규 캐릭터를 만들면 기존 유저들이 와서 도와주겠다고 말을 거는 등 열정이 대단합니다.

'프리프 유니버스'를 즐기는 한국 유저가 다른 MMORPG보다 수는 적지만, 열정은 매우 높습니다. 유저들은 많은 제안 사항과 함께 항상 게임에 대해 우려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프리프 유니버스'가 글로벌에서 흥행하는 만큼, 한국에서도 더 많이 사랑받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한국 전용 서버 오픈을 통해 위메이드커넥트 계정뿐만 아니라 게임매니아, 온게이트, 한게임 채널링까지 붙여 더 많은 분들께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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