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2일), 넥슨 태그를 통해서 공개한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팀은 마비노기 모바일은 전투와 경쟁 중심의 문법에서 한발 물러나 '함께하는 경험'과 '작은 낭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원작의 의도를 지금의 환경에 맞게 녹여내면서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편의성을 더해, 유저가 자신만의 템포로 세계를 탐험하며 소소한 일상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한 셈이다.
아래는 금일(22일), 넥슨 태그를 통해 공개된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 과정이다.
마비노기 모바일, 유저가 발견하는 작은 낭만의 설계법

데브캣은 넥슨 사옥이 있는 판교가 아닌, 삼성동 한복판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2004년부터 이어져온 넥슨의 개발 스튜디오였지만, 2020년 조인트 벤처 형태의 독립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했죠. “품을 떠나야만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였습니다. 익숙한 울타리 밖에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가진 MMORPG를 만들기 위한 도전이었습니다.
20년 전 마비노기 세계를 설계했던 개발진은 지금 다시 새로운 세대 앞에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마비노기의 낭만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따뜻한 세계를 다시 짓다
데브캣 이진훈 디렉터는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 과정을 두고 “매 순간 두 갈림길에 서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는 원작의 방대한 콘텐츠와 감성을 있는 그대로 옮겨 담아 익숙함을 전하는 길, 다른 하나는 지금 시대의 이용자들에게 맞는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해 나아가는 길이었어요. 개발팀은 그 선택의 순간마다 ‘마비노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개발과 테스트를 거듭할수록 결국 마비노기의 진짜 힘은 추억에 있다는 게 분명해졌죠. 그래서 개발 방향을 중간에 수정했습니다. 원작을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보다는 원작자가 담고자 했던 의도를 지금의 환경에 맞게 녹여내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이 세계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도록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요.
전투 중심의 MORPG 스타일에서 과감하게 방향을 튼 결정이 대표적입니다. 더 자유롭고 생활 친화적인 풀 스펙 MMORPG로 나아가자는 결단이었죠. 데브캣은 이 과정을 ‘재건축’이라 불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리적으로 함께하기 어려운 시기에도 메인 스레드 병렬 처리 기술*부터 아트 스타일까지 전면적으로 다듬어갔습니다.
*메인 스레드 병렬 처리 기술: 하나의 프로그램을 여러 실행 흐름(스레드)으로 나누어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는 기법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한 만큼 사용자 편의성 개선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조작 체계와 튜토리얼의 진입 장벽부터 낮췄어요. 게임 내 설명문이나 텍스트 역시 간결하게 다듬어져 있어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UI 전반에서 ‘쉽게’, ‘편하게’를 추구했다는 점이 분명하게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이어졌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원작과 비교해 간편화된 부분이 많습니다. 전투, 스킬, 장비 아이템은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클래스와 스킬 세트가 자동으로 바뀌며, 스킬 성장 절차도 단순화됐습니다. 생활 계열 스킬은 전투 스킬과 명확히 구분해 정리했고, 합주 기능은 다른 이용자가 연주를 시작하면 옆에서 버튼만 눌러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놓치지 않은 건 ‘함께하는 경험’이었습니다. 마비노기는 원래 혼자가 아닌 여러 유저가 모여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힘이 큰 게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먼저 구현한 건 전투가 아니라 채팅, 양털 깎기, 제작, 연주 같은 생활형 콘텐츠였습니다. 사람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부터 세심하게 설계한 이유도 MMORPG의 본질이 결국 커뮤니티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죠.

하지만 편의성과 감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바뀌는 순간 이용자가 손끝으로 느끼는 조작감과 게임 경험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마비노기다움’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그 안에서 개발팀은 끊임없이 고민을 이어갔습니다.
이진훈 디렉터는 그 과정에서 “만약 내가 이세계(異世界)에서 살아간다면 마비노기 모바일의 세계 속이었으면 좋겠다”는 평소의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손에 쥔 작은 화면 속에 따뜻한 감성과 소소한 일상이 살아 숨 쉬는 MMORPG. 동시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편의성까지 놓치지 않는 그 두 가지가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고자 했던 것입니다.
작은 낭만을 설계하는 법
마비노기 모바일의 매력은 거대한 모험뿐 아니라 작은 순간에서 더 빛납니다. 유저들이 게임에서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이스터에그는 사실 또 하나의 작은 이야기입니다. 이스터에그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 미소 짓게 만드는 경험은 유저의 하루에 특별함을 더하는 힘이 있거든요.
게임 속 다양한 유저들의 모습에서도 게임의 작은 낭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악회를 즐기거나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한적한 지역에 캐릭터가 앉아 있으면 다른 이용자가 다가와 잠시 함께 앉아 있다 떠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이런 작은 즐거움들은 마비노기 모바일만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중요한 조각들입니다. 결국 큰 모험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도 이런 따뜻한 순간들일 테니까요.

디테일하게 구현한 커스터마이징도 유저들이 느끼는 작은 낭만에 해당됩니다. 사용자는 미형의 캐릭터부터 우스꽝스럽고 개성 넘치는 모습까지 상상하는 거의 모든 외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체형·골격의 성장 차이를 반영한 모델링과 체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고유 모션은 몰입감을 크게 높여주었죠.
비가 오면 의상이 젖고, 지형이나 다른 유저와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비켜내는 등 디테일한 상호작용도 돋보입니다. 눈동자의 미세한 떨림까지 구현된 캐릭터는 마치 이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생동감을 전합니다.
여러 캐릭터가 복잡한 행동을 하면서 각자의 외형과 개성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표현하는 것. 이진훈 디렉터가 꼽은 가장 까다로운 기술 과제였습니다. 체형 커스터마이즈, 수십 벌의 의상, 액세서리까지 조합되는 구조를 모바일 환경에서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개발팀은 메모리와 퍼포먼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개발 난도는 높았지만, 이 작업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마비노기 모바일에서 개성은 곧 유저의 정체성이니까요.
전투와 연출에서도 디테일이 강조됐습니다. 예를 들어, 글라스 기브넨 레이드에서는 전투가 진행될수록 레이저가 맵을 잘라내며 사용자의 행동 반경이 줄어들고, 서큐버스 레이드에서는 거울이 깨지며 블랙 서큐버스가 등장해 ‘이면의 악몽’이라는 주제를 극적으로 표현하죠.
카메라 워킹과 시선 동선 처리가 뛰어난 컷신 연출은 대사 전달은 물론 감정선까지 끌어올립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주인공 리시타가 깜짝 등장하는 등 스토리에서도 장르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 요소가 충실합니다.
함께하는 커뮤니티의 힘
MMORPG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하지만 게임 안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어울리는 그 첫걸음을 떼기 어려운 분들도 많습니다. ‘우연한 만남’ 시스템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단순히 파티 매칭을 넘어, 내향적인 사람도 부담 없이 다른 모험가와 스쳐 지나가며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장치였어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을 고려해 글로벌 환경에서 이 만남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작업은 중요했습니다. 서버가 달라도 마치 같은 공간에서 마주친 것처럼 느껴지려면 매칭의 흐름이 매끄러워야 했죠. 그 과정을 풀어내는 건 쉽지 않았지만, 결국 이런 시도가 MMORPG 속 만남을 조금 더 따뜻하고 편안하며, 넓게 만들어 주리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시스템으로 특허 취득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은 데브캣 개발진에게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스텔라그램과 스텔라 돔 같은 커뮤니티형 콘텐츠가 빠르게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기능 구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언제 들어와도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유저에게 즐거운 플레이 경험을 만들어주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은 ‘나의 플레이 경험을 함께 공감해 줄 수 있는 누군가의 존재’라고 판단한 거죠. 같은 순간을 나누고 기억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연결감이야말로 서비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입니다.
실제로 김동건 데브캣 대표는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같이 하자’고 말하기 쉬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MMORPG 장르에서 중요한 대세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아야 하고, 사람들이 서로 권하며 함께 플레이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니까요. 마비노기 모바일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론칭 이후 지금까지 관계자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린 장면은 바로 수많은 모험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던 순간이었습니다. 같은 배경 앞에 서 있었지만 화면 속 캐릭터 하나하나는 서로 다른 개성과 이야기를 품고 있었죠. 그 장면을 마주하는 순간 개발진은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이 세계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또 한 명의 유저는 어린아이 캐릭터가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공유했습니다. 누군가의 손길로 편집된 기록은 단순한 플레이 영상이 아니었습니다. 마비노기 모바일 속 시간이 단순한 수치의 축적이 아니라 누군가의 추억과 서사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 증거였으니까요.
이런 창작물은 단순한 팬 아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마비노기라는 세계 안에서 유저 각자가 빚어낸 ‘자신만의 이야기’이자 또 다른 방식의 플레이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개발진이 만든 세계를 토대로 유저들이 다시 써 내려가는 이야기. 그 이야기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영감과 추억이 되어 전해지는 순간, 마비노기가 지향하는 따뜻한 세계는 한층 더 깊어집니다.
그래서 마비노기 모바일은 전투와 경쟁 위주의 기존 MMORPG 공식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거나 앞서 나가는 대신 자신만의 템포로 세계를 탐험하고 곳곳에서 작은 기쁨들을 발견하는 설계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유저들은 마비노기 모바일을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낭만’이라는 단어를 꺼냅니다. 거대한 전투와 업적보다 더 오래 남는 건 결국 함께 웃고, 함께 기억한 그 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