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5일 출시된 사일런트 힐f는 사일런트 힐: 다운포어 이후 13년 만에 돌아온 메인 타이틀이다. 코나미가 '네오바즈 엔터테인먼트'에 외주를 줘서 제작한 작품으로, 이러한 사실이 공개됐을 때 IP의 색이 온전히 유지되는 작품이 나올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일런트 힐 f는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 '메타스코어 86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인 귀환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이름 있는 IP에 대한 부담감을 딛고 이를 관리하며 개발했을지, 경기게임커넥트 2025에 연사로 초청된 알 양 디렉터를 통해서 답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사일런트 힐처럼 느껴지되, 유니크한 게임 플레이를 녹여낼 것
먼저 양 디렉터는 사일런트 힐 시리즈가 유서 깊은 게임이고, 그간 여러 작품에서 각각 다른 게임 플레이 경험을 선사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오바즈 내부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일런트 힐의 '정체성'과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독특한 플레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토론이 오갔다고 언급했다.
양 디렉터는 IP 소유주인 코나미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작품이 사일런트 힐의 느낌을 벗어나지 않게끔 가이드를 잡는 한편, '거리값', '내구성', '스테미나' 등을 활용하여 사일런트 힐 특유의 '텐션(공포감과 긴장감)'을 최대한 유지하게끔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몬스터와 플레이어와의 거리를 잘 조절하여 거리값으로 긴장감을 형성하게 하고, 장비의 파손이나 탄약의 부족으로 플레이어가 언제든지 위기감을 느끼게 했으며, 스테미나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도 유도했음을 설명했다.
한편, 양 디렉터 "요즘 유행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무작정 넣고자 시도한다면 게임의 색깔도 잃을 뿐더러, 이도저도 아닌 아류작이 탄생할 뿐"이라며 게임 플레이를 구축할 때 '절제의 미'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Ryukishi07(용기사07)의 스크립트 온전히 반영키 위해 노력, 배경 묘사 공들이기도
양 디렉터는 사일런트 힐f의 스크립트적 완성도를 위해 'Ryukishi07(이하 용기사07)'과의 협업도 언급했다. 양 디렉터는 용기사 07로부터 받은 완성도 있는 스크립트를 어떻게 하면 게임 내에 온전히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스크립트를 기반해 적의 묘사나 전투 상황의 연출, 플레이어가 게임 내 찾을 수 있는 '하나코의 공책' 같은 요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 디렉터는 배경 묘사에도 힘을 썼음을 언급했다. 고전적인 사일런트 힐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안개를 걷는 장면이라던가, 사일런트 힐4의 분위기를 띄는 히나코의 집이라던가 등을 예시로 들며 이러한 것들 역시 '사일런트 힐f가 어떻게 하면 사일런트 힐 대열에 들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라는 말을 전했다.

■ 외주 개발에 있어 선택과 집중은 필수
양 디렉터는 사일런트 힐 f 개발 과정 뿐만 아니라 외주 개발을 함에 있어 '선택과 집중'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양 디렉터는 "외주 개발 업체에 있어 중요한 것은 IP 소유주와의 일정 조율"이라고 말하며 "IP 소유주가 원하는 개발 기간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맞춰야 작업이 성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해야, 이후 개발 과정에서 시간에 쫓기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며 '프리-프로덕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자신이 최고라 생각한 것이 아닌, 게임 내에서 가장 적합한 것"을 생각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디렉터는 각 팀원들이 좋아하는 것이나 각자 생각하는 최선의 아이디어가 있어도, 만들고 있는 '게임'에 맞춰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초콜릿과 피자의 예를 들었다. 초콜릿과 페퍼로니 피자 둘 다 각자 맛있는 음식이지만 둘을 섞으면 괴식이 되듯이, 각자가 개별로 보았을 때 완벽한 아이디어라도 개발 중인 게임이 추구하는 공통의 방향을 주지시키면서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양 디렉터는 "토의를 하다보면 모두가 옳고 그름을 떠나 적절하고 좋은 의견을 낼 때가 있다"며 "이럴 때는 누구의 의견을 선택할 것이며 채택되지 않은 의견에 대해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획일화된 게임이 아닌, 다양한 관점이 적절히 목표하는 방향으로 잘 어우러진 입체적인 게임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하며 강연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