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배니아라는 장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이후 프라임 시리즈를 통해 3D 1인칭 어드벤처로의 전환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 그 어떤 게임에도 뒤지지 않은 탄탄한 팬층을 구축한 메트로이드 프라임 시리즈의 최신작 '메트로이드 프라임4 비욘드(이하 메트로이드 프라임4)'가 오랜 기다림 끝에 12월 4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넘버링 타이틀로서 전작인 3편으로부터 무려 18년 만의 후속작. 어지간한 IP라고 해도 이 정도로 시간이 지났다면 게임의 방향성이 소위 트렌드라는 이름하에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메트로이드 프라임4'가 1편부터 3편, 트릴로지를 통해 구축한 코어는 견고한 모습이었다. 18년의 세월이 무색하게도 기존 프라임 시리즈의 정수를 거의 완벽하게 계승했다. 정식 출시까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유튜브 트레일러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그때, 한국 닌텐도 본사에서 고맙게도 게임을 미리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과연 '메트로이드 프라임4'는 무엇을 계승했고, 어디에서 전작과 다른 차별화를 꾀했으며, 얼마나 더 발전시켰을지 이제부터 첫인상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본격적인 게임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게임 환경에 대한 얘기부터 해볼까 한다. 이번 시연에서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조이콘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물론 스위치2의 기본 컨트롤러인 만큼, 그 자체로는 딱히 특이할 게 없다는 점 알고 있다. 그럼에도 특이했다고 한 데에는 분리된 형태, 그러니까 한 손에 하나씩 쥐는 형태로 플레이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런 시연을 몇 번 했었지만, 대부분은 조이콘 그립에 연결하던가 스위치2 프로 컨트롤러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시연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메트로이드 프라임4'가 지원하는 여러 조이콘 사용법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느껴졌다. 스위치2에서 새롭게 추가된 마우스 기능으로 하는 것 말이다.
그렇게 시연에서 여러 차례 써본 마우스 기능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여러모로 어색하게 느껴졌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긴 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파지법 자체가 영 어렵다. 여기서 어렵다는 건 단순히 조이콘 형태 때문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여기서 잠깐 일반적인 키보드-마우스, 이른바 키마를 쓸 때를 떠올려보자. 보통 키마를 쓸 때는 각각을 평행하게 두고 두 손을 그 위에 얹는 형태로 쓴다. 하지만 조이콘은 좀 달랐다. 오른손의 경우 마우스처럼 얹는 형태지만, 왼손의 경우 책상에 놔둔다고 해도 조이콘 자체는 들고 있는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컨트롤러를 책상에 올려두고 하는 형태에 가까우니 여기에서 한 차례 어색함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마우스 역할의 오른손 조이콘이라고 완벽한 경험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감도 자체는 딱히 나쁘지 않았고 R 숄더 버튼과 ZR 트리거 버튼을 마우스 좌클릭, 우클릭 형태로 쓰는 점 역시 조이콘 자체가 좁다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진짜 문제는 ABXY 버튼이었다. '메트로이드 프라임4'는 일반적인 1인칭 FPS와는 결이 다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인칭 어드벤처에 가깝기에 총을 쏘는 것 외에도 ABXY 버튼을 이용해서 해야 할 것들이 많다. 새로운 적을 만나거나 지역을 탐험할 때는 수시로 스캔해야 하고 모프볼로 변해야 할 때도 있다. 여기에 점프에 회피까지 거의 모든 버튼을 활용해야 하는데 마우스 모드에서 이걸 다 하자니 다소 손이 꼬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기존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파지법이라고 해도 검지로 R, ZR 버튼을 엄지로 ABXY 버튼과 R 스틱을 움직인다는 건 같지만, 파지법 자체가 달라지니 곱절로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절대 마우스 기능을 쓰지 말라는 건 아니다. 1인칭 게임답게 시점을 전환할 때는 분명 마우스 기능을 쓰는 게 더 쾌적하고 직관적인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파지법에 대해 정리하자면, 익숙하지 않아서 느껴지는 어색함이 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하게 된 '메트로이드 프라임4'의 그래픽은 한마디로 말해 놀라울 정도였다. 1인칭 게임은 아무래도 그래픽에 더욱 신경 쓰는 면이 있는데, 스위치2의 발전된 성능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매우 뛰어난 비주얼을 보여줬다.
바로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3편과는 무려 18년이라는 격차가 있으니 당연히 더 발전하는 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단순한 텍스처부터 전반적인 연출에 이르기까지 메트로이드 프라임 시리즈라는 핵심은 유지한 채 이를 더욱 발전시켜서 여러모로 보는 맛이 더해졌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시연 내내 단 한 차례도 프레임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지 못했으니 쾌적함 역시 말할 것도 없었다. 그야말로 비주얼부터 최적화까지 다 잡은 모습이다.
백미는 튜토리얼이라고 할 수 있는 UTO 연구소 챕터에서는 우주 해적들의 대대적인 침공에 맞서는 은하연방군의 전투 장면이다. 지금까지는 매번 아무도 없는, 사실상 문명이 사라진 행성이나 폐허를 사무스 혼자서 탐사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어떤 면에서는 다소 감개무량할 정도인데 튜토리얼에 해당하지만, 여러모로 게임이 연출적으로 훨씬 발전했다는 걸, 그리고 게임의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게 체감될 정도였다.


이는 뷰로스 행성 역시 마찬가지다. 메트로이드 프라임 시리즈는 각각의 넘버링 타이틀이 출시될 당시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제법 볼만한 비주얼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번 '메트로이드 프라임4'는 그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을 정도의 보는 맛을 자랑한다. 다양한 식생부터 거대한 나무, 그리고 온갖 문명의 건축물들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정도여서 1시간 30분으로 제한된 짧은 시연이었음에도 난간에 서서 경치를 둘러봤을 정도다.
이번 '메트로이드 프라임4'에서 사무스는 새로운 능력으로 사이킥 능력을 얻게 된다. 자연스럽게 퍼즐 요소 등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이 사이킥 능력을 자주 쓰게 될 거라는 건 굳이 말할 필요 없을 거다. 이 외에도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바이올라가 추가되기도 하는데 이번 시연은 게임의 초반부만 플레이할 수 있었던 만큼, 아쉽게도 바이올라를 직접 몰아볼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사이킥 능력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보고자 한다.

사이킥 능력이 추가됐다지만,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의 방향성 자체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전작과 99%는 같다고 봐도 된다. 남은 1%가 사이킥 능력과 바이올라에 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니 플레이 경험 자체는 전혀 다르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역을 스캔해 가면서 탐사하고 적을 만나서 연사나 차지샷, 혹은 미사일을 날리면서 때로는 공격을 점프나 회피로 피하면서 대응하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익숙한 경험이다. 달라진 게 있다면 사이킥 능력을 활용하는 퍼즐 요소의 추가다. 이 사이킥 능력의 활용처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스캔에서의 쓰임새다. 스캔 중 사이킥 능력을 이용해 움직일 수 있는 그런 퍼즐이 있다면 스틱을 이용해 해당 물체를 움직여서 퍼즐을 푸는 식이다. 또한, 사이킥 글로브 능력을 통해 A라는 장소에 있는 에너지체를 잡아당겨서 B로 옮기는 식의 퍼즐도 체험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컨트롤 빔이다. 게임 소개 영상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능력으로 알려진 바 있는데, 명칭 그대로 빔(게임 내에서는 총알로 묘사된다)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퍼즐과 전투 양쪽에 걸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먼저 퍼즐의 경우 본래라면 사무스가 갈 수 없는 장소에 문을 여는 버튼 등이 있다고 했을 때 빔을 조종해 구멍을 통과해서 막힌 문 뒤에 버튼을 열어서 갈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컨트롤 빔을 쓸 때는 시간이 거의 멈춘 것처럼 변하는 데 이를 활용해 보스를 공략하는 등 다양한 쓰임새를 체험할 수 있었다.

사이킥 봄에 대한 것도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모프볼 상태에서 쓰는 봄을 터트리지 않고 퍼즐을 푸는 데 쓰는 식이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사이킥 글로브 능력을 활용해 에너지체를 옮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봄의 폭발로 길을 여는 퍼즐이 있다고 했을 때, 폭발을 주는 곳이 지상으로부터 꽤 높이 떨어져있다면 이때 사이킥 봄을 만든 후 사이킥 글로브 능력으로 날리는 식이었다.
새로운 능력이 추가되긴 했지만, 딱히 복잡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았다. 워낙에 이 방면으로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메트로이드 프라임 시리즈답게 기존의 플레이 감각을 헤치지 않으면서 딱 필요한 만큼, 그리고 동시에 게이머들이 바랐던 수준으로 새로운 요소가 추가된 느낌이었다.

그런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바로 사무스와 함께하는 동료의 추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간의 시리즈에서 사무스는 대부분 홀로 임무를 수행했다. 간혹 AI나 무전을 통해 도와주는 캐릭터가 등장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분량 자체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메트로이드 프라임4'에 새롭게 추가된 동료 마일즈 매켄지는 그런 기존의 캐릭터와 비교하면 대체로 많은 비중을 지닌 모습이었다.
다만, 매켄지의 등장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였다. 은하연방군 소속이지만, 기술자로서 전형적인 너드 타입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너드 타입이라는 건 단순한 성격을 말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 디자인 자체가 그렇다. 이런 매켄지의 존재는 기존의 메트로이드, 그리고 메트로이드 프라임 시리즈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 있어선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원래부터 과묵하기로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사무스인 만큼, 기존 시리즈에서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어지간한 위기의 순간에도 말하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데 매켄지의 경우 자주 말을 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운 느낌은 아니었다. 시종일관 떠들어서 게임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도 아니고 애초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같이 다니지도 않는다. 사무스에게 억지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며, 당연히 사무스의 캐릭터성을 훼손하지도 않았다. 그러는 한편, 뷰로스 행성에 대해 자신이 받은 인상이라거나 각종 퍼즐이나 유적 등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하는 느낌도 선사했다.
동료로서도 제법 나쁘지 않았다. 일단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건 이 양반, 전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너드 타입이고 기술자라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적을 만나면 도망치기에 바쁘다. 하지만 기술자라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각종 기술을 활용하는 데에는 탁월하다. 알 수 없는 유적의 고대 컴퓨터 같은 걸 사무스가 작동시키는 모습을 보더니 약간의 데이터만 있으면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고 하고는 진짜로 뚝딱 처리한다. 여기에 더해 특정 지역, 보스를 처치하면 사무스에게 일단 돌아와달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에 가야 할 부분을 유도하고 안내하는 점까지 과하지 않으면서 딱 적당하게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르기에 여러모로 밉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굳이 싶지만, 외모라고 해야 할까. 너무 너드스럽게 만들었다. 오히려 좀 더 미형으로 아니, 그냥 평범하게 만들었더라면 무난한 보조 캐릭터로 남았을지도 모르는데 너무나도 너드스럽게 만들었으니 그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어 보였다.

일반적으로 1시간 30분 정도의 시연이라면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메트로이드 프라임4'는 달랐다. 만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스캔하는 식으로 플레이하는 게 기본이기에 터무니없이 짧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게임에 대한 높은 완성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메트로이드 프라임4'는 분명 시리즈의 정점이라고 할만한 게임으로 여겨졌다. 시리즈의 핵심이자 기존 시리즈의 장점을 거의 완벽하게 계승했으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메트로이드 프라임4'만의 요소를 더해 완성도를 더했다. 18년의 기다림을 끝낼 순간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