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운영사 밸브 코퍼레이션(Valve)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불법 도박을 조장한 혐의로 미국 뉴욕주 법무장관에게 공식 제소됐다.
25일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 뉴욕주 법무장관은 밸브가 인기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2', '팀 포트리스 2', '도타 2' 등을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불법 도박을 제공하고 수십억 달러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며 뉴욕주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밸브의 '전리품 상자(Loot Box)' 시스템이 카지노의 슬롯머신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이다.
소장에 따르면, 밸브의 게임들은 유저가 돈을 내고 상자를 열면 애니메이션으로 된 화려한 '룰렛 휠'이 회전하다가 멈추며 아이템을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제임스 장관은 "이 과정은 시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슬롯머신과 똑같이 작동한다"며 "밸브는 의도적으로 희귀 아이템의 확률을 극도로 낮추고, 아이들의 사행심을 자극해 반복적인 결제를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게임 아이템이 '환금성'을 가진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점도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됐다.
게임 내 아이템은 캐릭터의 외형만 바꿔줄 뿐 아무런 기능이 없지만, 희귀도에 따라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된다. 실제로 지난 2024년 6월,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희귀 AK-47 소총 스킨 하나가 무려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 이상에 거래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뉴욕주 법무장관실은 "2025년 3월 기준 카운터 스트라이크 스킨 시장 규모만 43억 달러(약 6조 원)를 넘어섰다"며 "밸브는 스팀 커뮤니티 장터와 제3자 외부 거래 사이트를 통해 아이들이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은 밸브를 넘어 빅테크 전반을 향한 '아동 보호' 규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레티샤 제임스 장관은 앞서 메타(Meta)와 틱톡(TikTok)을 상대로 청소년 정신 건강 피해 소송을 주도하고, '아동 온라인 안전법(KOSA)' 통과를 촉구해온 인물이다.
제임스 장관은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 도박을 접한 아동은 성인이 되어 도박 중독에 빠질 확률이 4배나 높다"며 "밸브는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일확천금'의 환상을 심어주고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뉴욕주는 이번 소송을 통해 ▲밸브의 게임 내 도박 기능 영구 금지 ▲부당 이득 전액 반환 ▲뉴욕주 법률 위반에 따른 벌금 부과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만약 법원이 뉴욕주의 손을 들어줄 경우,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수익 모델(BM)은 북미 시장에서 변경이 불가피 할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