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닌텐도, 미 정부 상대 관세 환급 소송 제기
닌텐도의 북미 지사인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는 현지 시각으로 6일 미국 국제무역법원(U.S. Court of International Trade)에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접수된 소장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로드니 스콧 세관국경보호국 국장,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하 현직 각료와 기관장들이 피고로 명시됐다.
소송 대리인단인 로펌 배너블의 변호사 측은 소장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2월 1일부터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발동한 행정명령과 그에 따른 관세로 거둬들인 금액이 2,000억 달러를 초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닌텐도는 이 중 자사가 납부한 전액을 이자와 함께 환급할 것, 그리고 법원이 IEEPA 관세 자체를 위법 무효로 선언해줄 것을 요청했다.
닌텐도는 환급에 더해 추가 관세를 걷는 행위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 내용을 함께 담았다. 여기에 이미 처리된 수입 건들 역시 다시 검토해 부당하게 붙은 관세를 걷어내달라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관세 행정 전반의 문제를 되짚는 동시에, 이미 피해를 입은 만큼 최대한 넓은 범위에서 구제를 받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대법원 위법 판결에도 환급 절차는 공백
이번 요청이 근거로 삼은 판결은 트럼프 관세 위법/무효 판결로 불리는 2월 20일 미국연방대법원의 판결이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IEEPA의 '수입을 규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관세 부과 권한까지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다만, 해당 판결은 관세의 위법성을 확인했을 뿐 기업들이 납부한 관세를 어떻게 돌려받을지에 대한 구체적 절차는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에서도 이 부분을 지목하며 V.O.S. Selections 사례를 증거로 첨부했다. 2025년 V.O.S. Selections를 포함한 소규모 사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이 IEEPA를 넘어 관세를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해당 소송에서 관세가 위법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이자를 포함해 전액 환급했다고 밝혔고, 해당 내용을 닌텐도가 인용한 것이다. 닌텐도는 아동 의류 회사 Princess Awesome 등이 제출한 소송에서 환급 의무를 인정한 내용을 함께 근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스위치2 직격탄, 예약 지연/주변기기 인상
닌텐도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 브라질 등 총 10개 행정명령을 열거하기도 했다. 닌텐도가 베트남과 중국을 포함한 복수 국가에서 제품을 제작, 수입해온 만큼, 행정명령에 의한 다수의 관세를 실제 납부했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소장을 통해 '닌텐도는 무권한 행정명령에 기해 불법으로 징수된 IEEPA 관세를 납부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닌텐도가 이번 소송에서 단순히 원칙론을 내세운 것은 아니다. 실제 피해 사례로 꼽은 것은 닌텐도 스위치2의 사전 예약 관련 파동이다. 닌텐도는 당초 현지 시각으로 4월 9일 예정됐던 닌텐도 스위치2의 예약 판매를 돌연 철회했다. 예약 판매는 2주가 지난 24일에야 재개됐는데, 기기 가격 상승은 막았지만, 프로 컨트롤러와 여타 패키지 등 주변 상품들의 가격은 올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블룸버그는 기사를 통해 닌텐도의 가격 유지가 본체 가격 방어를 위한 전략을 통해 겨우 이루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에 출시되는 닌텐도 스위치2를 베트남산 제품 물량을 집중 투입해 배분하는 방식으로 관세 충격을 흡수하는 식이었다.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 관세 유예로 당초 발표한 관세보다는 한시적 하향된 관세로 미국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닌텐도의 전략이든, 빠르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예약 판매를 늦추던 상황에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진 결과든, 닌텐도 입장에서는 더 큰 피해를 막아낼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생산 거점 이전, 추가적인 관세 납부 등은 닌텐도는 물론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에게까지 피해로 이어졌다.

게임 플랫폼 홀더 첫 소송, 새 관세 체계 속 공방은 계속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위법으로 확정했음에도, 법원의 명시적 환급 명령 없이는 기업이 실제로 돈을 돌려받을 수는 없는 구조다. 닌텐도가 소장을 제출한 배경에는 이 공백을 법적으로 메우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아울러 동일한 피해를 입은 다른 게임사들의 후속 대응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에는 코스트코, 페덱스 등 대형 유통 기업들이 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제기된 소송만 1,000건 이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규모 게임 업체 중에서는 닌텐도가 사실상 첫 사례로 꼽힌다.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해외에서 콘솔을 제조해 미국에 수입하는 구조인 만큼, 닌텐도의 소송이 향후 게임 회사들의 법정 공방에도 선례가 될 가능성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한 10%의 보편 관세를 새로 발동하고, 최대 15% 상향을 예고했다. 닌텐도 역시 소장을 통해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새 관세 체계 아래에서 수입 비용 부담이 재개될 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이번 소송이 관세 전쟁의 끝이 아니라, 게임 업계와 미국 무역 정책 사이의 긴 법적 공방의 시작점으로 보는 시각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