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참석자들은 각자의 일상과 업무에서 겪은 AI 혁신 경험을 소개했다. 하와예크 총괄은 자녀 학교에서 오는 방대한 안내문을 '노트북LM'으로 취합해 달력에 자동 연동시키며 개인 업무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시마다 부사장은 자택 리모델링 시 벽지 등 옵션 선택에 AI 도구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부사장은 오프라인 환경에서 로컬 언어 모델을 활용해 과거 작성한 난해한 코드베이스를 분석하고 주석을 달게 한 경험을 꼽았다. 스켈튼 부사장은 이메일을 보다 친근하고 전문적으로 윤문해 주는 기능과 최근 고도화된 코딩 지원 기능에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현재의 AI 도입이 과거 게임 산업을 뒤흔든 주요 기술적 전환과 맞먹는 파급력을 지닌다며 의견을 같이했다.
시마다 부사장은 플레이스테이션1(PS1) 시절 2D에서 3D로 넘어오던 시기와 2000년대 중반 콘솔 게임에 네트워크 기능이 도입되던 시기를 언급하며, AI 도입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스켈튼 부사장 역시 약 20년 전 온라인 게임과 라이브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개발진이 네트워크 지연 시간이나 게임 경제를 새로 배워야 했던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AI를 단순한 새 도구가 아닌 개발의 모든 영역을 관통하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적 규율로 정의했다.
AI는 개발 파이프라인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창작 장벽을 허물고 있다. 스미스 부사장은 과거 7단계에 달하던 전통적인 게임 개발 과정이 최근 기획, 배포, 성장이라는 3단계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들도 빈 프로젝트 상태에서 단 몇 분 만에 플레이 가능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켈튼 부사장은 AI를 작업 속도와 반복 주기를 높여주는 '외골격'에 비유했다. 그는 과거 2번 반복할 수 있었던 작업을 20번 반복할 수 있게 되면 궁극적으로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엔지니어 직원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개인화된 도구를 단 한 시간 만에 만들어 업무의 번거로움을 줄인 사례를 소개했다.
무분별한 AI 도입과 자동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스켈튼 부사장은 시네마틱 연출을 위해 제공된 시각적 스크립팅 도구가 전문가들에게 외면받았던 실패 사례를 공유했다. 영상 전문가들은 복잡한 상자와 선을 그리는 대신 자연어로 상황을 묘사하기를 원했으며, 이는 기술이 창작자의 실질적인 고충을 정확히 해결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스미스 부사장은 파이프라인에서 인간을 완전히 배제하려 했던 일부 스튜디오의 실험이 실패한 점을 지적했다. 감사와 버전 관리 과정에 인간이 개입하지 않을 경우 AI 에이전트의 해석과 기획 의도가 엇나가는 '의도 표류' 현상이 발생해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스켈튼 부사장은 사내 임직원들의 AI 활용 능력이 불균형한 상태라고 진단하며, 임직원을 효용성을 불신하는 하위 20%, 단순 검색 용도로 쓰는 중위 50%, 적극적으로 에이전트를 구동하는 상위 10%로 분류했다. 그는 거창한 '문샷(Moonshot)' 프로젝트에 앞서 모든 구성원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기초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비유했다. 일단 궤도에 진입하면 이후에는 구성원 각자가 개별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켈튼 부사장은 게임 내 모든 배경 캐릭터에 AI로 복잡한 스토리를 부여하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과연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며, 기술 과시용 기능 탑재를 지양하고 사용자 경험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게임 엔진 파이프라인에 AI를 원활하게 통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시마다 부사장은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5(PS5)에 도입한 AI 기반 초해상도 기술을 언급하며, 기술 고도화를 위해 전 세계 개발 스튜디오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티는 표준화된 AI 통합 환경을 마련했다. 스미스 부사장은 유니티 엔진에 'AI 게이트웨이'와 'MCP 서버'를 도입해, 서드파티 AI 에이전트들이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엔진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라이브 서비스 운영에서도 실시간 플레이어 분석, 매치메이킹 품질 개선, 어뷰징 방지 등 다방면으로 AI가 활용되고 있다. 하와예크 총괄은 게임 업계가 직면한 품질 보증(QA) 및 그래픽 관련 해결 방식이 향후 제조업이나 의료 등 타 산업에 응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션은 AI가 단순한 '마법의 버튼'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 매체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스켈튼 부사장은 유저가 슬라이더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대신 자연어로 직접 원하는 세계를 구축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패널들은 창작 도구의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소규모 인디 개발자나 비게이머 출신 창작자들이 기존 퍼블리셔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낼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하와예크 총괄은 기존 파이프라인을 재창조하든 새로운 게임을 만들든,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는 과거와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