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카플란이 털어놓은 '그 시절' 블리자드의 민낯

게임뉴스 | 김동휘 기자 | 댓글: 6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오버워치'를 탄생시킨 전설적인 게임 디렉터 짜잔형 '제프 카플란(Jeff Kaplan)'이 팟캐스트에 출연해 블리자드 재직 시절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카플란은 2021년 블리자드를 떠난 이후 공개석상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만큼, 이번 팟캐스트는 그의 오랜 침묵을 깬 자리로 주목을 받았다.




팟캐스트에서는 제프 카플란의 유년기 아케이드 게임 경험에서 시작해, 작가를 지망했다 좌절한 이야기, '에버퀘스트(EverQuest)'에 빠져든 계기, 에버퀘스트 커뮤니티를 통해 블리자드에 입사하게 된 과정 등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 비화와 퀘스트 기반 레벨링 시스템의 탄생 배경, 7년간 개발 끝에 폐기된 '타이탄(Titan)' 프로젝트의 전말, 그리고 오버워치가 탄생하게 된 과정까지 폭넓고 흥미로운 대화 내용이 이어졌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레드 데드 리뎀션 2 등 그가 영감을 받은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와 AI 시대 소규모 스튜디오의 미래에 대한 견해도 담겼다.

그 중 블리자드 내부와 관련해서는 여러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가장 강렬한 대목은 블리자드 CFO에게 직접 협박에 가까운 압박을 받았다는 증언이다. 카플란은 CFO에게 "오버워치가 2020년에 일정 수익을 달성해야 하며, 그 수치가 매년 반복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직원 천 명을 해고할 것이고, 그 책임은 모두 당신에게 있다"고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카플란은 이를 두고 "내 커리어에서 가장 굴욕적인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CFO는 "포트나이트가 개발 인력이 1,400명이니 당신도 1,400명을 뽑아 무료화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덧붙였다고 카플란은 말했다. 카플란은 "다행히 그 CFO는 지금 블리자드에 없다"고 짧게 덧붙였다.



▲ 제프 카플란이 팟캐스트에 출연해 블리자드 재직 시절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출처 : @lexfridman)

카플란은 '오버워치 리그(Overwatch League)' 운영 과정에서도 내부 갈등이 심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경영진이 "NFL보다 인기 있을 것"이라는 식의 과대한 마케팅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현실이 기대에 못 미치자 모든 책임과 압박이 개발팀으로 쏠렸다는 것이다.

또한 '오버워치 2(Overwatch 2)' 출시 과정에서도 경영진의 압박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오래 전 오버워치 2 발표 자료에 적힌 날짜를 근거로 "오버워치 2를 2019년에 출시하겠다고 했지 않느냐"라며 개발팀을 몰아붙였고, 카플란은 이것이 원래 설계했던 협동 PvE 방식의 오버워치 2를 끝내 출시하지 못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카플란은 블리자드 퇴사에 대해서도 깊은 감정을 드러냈다. 팟캐스터 렉스 프리드먼이 블리자드를 떠날 당시의 감정을 묻자, 카플란은 "그 일은 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라고 답했다. 그는 "블리자드 외에는 어디서도 일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곳이 내 정체성의 일부였고, 그곳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블리자드가 전설적인 회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창업자인 마이크 모하임, 앨런 애덤, 프랭크 피어스가 모두 게이머이자 개발자 출신이었다는 점을 꼽으며 "내가 입사했을 때 직원의 95%가 개발자였지만 떠날 때는 50 대 50이 됐다"며 회사가 시간이 지나며 변질됐음을 시사했다.

현재 제프 카플란은 '킨츠기야마(Kintsugiyama)'라는 신생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신작 '레전드 오브 캘리포니아(The Legend of California)'를 개발 중이다. 1800년대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 섬을 배경으로 한 오픈 월드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 3월 중 공개 알파, 이후 얼리 액세스를 계획하고 있다. 회사 이름 '킨츠기'는 깨진 도자기를 금으로 수리하는 일본 전통 공예에서 따온 것으로, 과거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그 위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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