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미와 이블 엠파이어는 10일 인디 게임 전문 쇼케이스 트리플I 이니셔티브를 통해 신작 '캐슬바니아: 벨몬트의 저주'의 신규 영상과 함께 개발자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영상은 이블 엠파이어의 아트 디렉터 딘, 리드 레벨 디자이너 산드로, 그리고 이번 작품의 프로듀서인 코나미의 타니구치 츠토무가 등장해 게임 개발 과정의 비화와 여러 설정을 공개했다.

왜 트란실바니아가 아니라 파리가 배경인가
20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크루즈 소마 주인공의 '효월의 원무곡', '창월의 십자가' 정도를 빼면 악마성 시리즈는 그간 주로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를 주요 무대로 삼았다. 일부 배경이 바뀌는 경우에도 주로 인근인 동유럽권을 그려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프랑스를 무대로 삼았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캐슬바니아: 녹턴'이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 적이 있지만, 게임에서 프랑스를 직접 주요 무대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스테이지 형태로 포함된 것까지 포함하면 '뱀파이어 킬러'에서 일부 스테이지로 프랑스가 배경이 된 바 있다). 특히 주요 도시인 파리가 배경인 만큼, 이전 시리즈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개발진은 개발 초기 지금은 이탈리아의 지역인 베네치아를 무대로 삼고자 했다. 세계적인 축제인 베네치아 카니발 테마 역시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은 시리즈 특유의 고딕 호러 분위기를 흐트릴 우려가 있었다. 너무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 한 개발자로부터 파리를 배경으로 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후 개발팀은 파리가 담고 있는 여러 고딕 양식의 건축물, 노트르담 대성당 등을 캐슬바니아 특유의 분위기와 잘 이을 수 있다고 봤다. 드라큘라의 어두운 성과 대비되는 극적인 연출 테마라는 판단도 내렸다.
딘 디렉터는 이블 엠파이어가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만큼, 국가적 자부심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농담도 전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게임과 실제로 그려질 테마에 대한 자연스러움을 자신했다.

악마성만의 게임 플레이와 레벨 디자인은 어떻게 구현되나
전체적인 테마 만큼이나 신경 쓴 부분은 레벨 디자인이다. 개발진은 도시를 탐험하는 느낌을 만드는 데 깊이 고심했다. 이를 위해 거리의 바닥에서부터 건물 지붕까지 길게 이어지는 수직적 레벨 디자인과 탐험 구현에 힘썼다. 그리고 이건 카타콤과도 연결된다.
파리에는 가장 유명한 카타콤이 도시 곳곳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에 관한 풍부한 역사와 영감을 주는 장소들은 게임의 수직적 레벨 디자인을 도시에서, 그 아래 지하까지 길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 수직으로도 길게 이어진 구역은 층층이 쌓이는 방식으로 깊이를 더했다.


이블 엠파이어는 이러한 여러 무대와 건축 양식, 역사는 파리가 캐슬바니아라는 게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봤다. 그리고 파리의 여러 전설들은 캐슬바니아 특유의 과장된 고딕 스타일로 재해석되어 더 거대하고, 무섭고, 더 캐슬바니아다운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산드로 디자이너는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2D 어드벤처 장르의 경험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싶었던 부분을 완벽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라 표현했다. 그는 장르가 현대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장르의 정교함을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악마성의 정체성은 어떻게 이어가나
벨몬트의 저주라는 게임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작품은 악마성/캐슬바니아 시리즈의 과거 명작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
시리즈 중에서도 명작으로 언급되는 '캐슬바니아3: 드라큘라의 저주(악마성 전설)'와 연대기 순으로는 그 3년 뒤를 다루는 '캐슬바니아: 커스 오브 다크니스'. 타니구치 프로듀서는 서사적으로 가장 큰 영감을 준 게임으로 이 두 작품을 소개했다. 악마성 전설 이후 23년 뒤인 1499년을 게임 시기로 선택한 것이 이 두 작품과의 서사적 연결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슈퍼 패미컴으로 출시된 '슈퍼 캐슬바니아4'의 채찍 조작을 참고했다. 단, 흐물거리는 느낌을 줄이고, 더 현대적인 방향으로 조작을 정비하고 있다. 이번 게임에서 채찍은 과거 캐슬바니아처럼 채찍을 통한 매끄러운 이동이 공개된 영상 내내 강조된 바 있다.
반면 게임의 전체적인 구조는 '악마성 드라큘라 X 월하의 야상곡'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실제로 해당 작품 이후 시리즈는 메트로배니아라는 핵심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정립시켰다. 또한, 해당 특징을 각 작품 특징에 맞춰 전개하며 플랫폼 중심이었던 악마성 시리즈는 한 단계 깊은 플레이 영역을 그릴 수 있었다.
산드로 리드 레벨 디자이너는 두 작품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게임 구조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또한 장르를 정의한 걸작이라고 표현했다.

코나미와 이블 엠파이어, 그리고 모션 트윈은 어떻게 게임을 만드나
이번 작품의 개발을 맡은 이블 엠파이어는 모션 트윈의 대표작인 '데드 셀'의 여러 DLC를 제작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IP를 가지고 있는 코나미와의 협업을 통해 이번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의 시차 탓에 회의 시간을 기존 업무 시간보다 이르거나 늦게 설정해야 했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서로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게임 개발을 해나가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소통의 중요함은 두 회사가 서로 다른 개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블 엠파이어는 독립 스튜디오로서 비교적 유연한 개발 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코나미는 오랜 역사와 큰 규모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한 기업이다. 이블 엠파이어 측은 이런 다른 방식을 조율하는 배움이 필요했지만, 그런 다른 프로세스가 어우러져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 더 강력한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일화도 공개됐다. 산드로 디자이너는 코나미의 일본 팀이 프랑스에 방문할 때 다양한 간식 등의 먹을 거리를 준비해 와 마치 특별한 행사날 같은 기분을 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블 엠파이어 역시 방문한 코나미 측에 프랑스 요리를 대접하며 서로 유대감을 형성했다.

또 다른 개발사인 모션 트윈의 역할도 중요했다. 모션 트윈은 '데드 셀'의 개발사다. 이 게임이 없었다면 이블 엠파이어가 '데드 셀'의 캐슬바니아 협업 DLC를 선보일 일도 없었고, 벨몬트의 저주 프로젝트 역시 맡지 않았을지 모른다.
실제로 이블 엠파이어 개발진은 연출, 게임플레이, 아트, 방향성 등 게임 개발의 모든 부분에서 의구심을 가질 때마다 모션 트윈 측에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때로는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때로는 냉철한 피드백을 통해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에 딘 디렉터는 모션 트윈이 직접 게임 개발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큰형님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뱀파이어는 돌아온다, 그리고 로그라이크 아니다
드라큘라는 이번 작품에서도 부활해 플레이어를 마주할 예정이다. 많은 팬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개발진도 인지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이번 작품의 내러티브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중요한 순간이 될 예정이다.
단, 드라큘라의 등장은 단순한 공개를 넘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예상치 못한 독창적 연출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이블 엠파이어는 이를 위해 큰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드라큘라의 부활, 나아가 악마성 시리즈의 부활은 큰 영광인 동시에, 팬들의 높은 기대치에 부담감 역시 느껴야 했다. 하지만 시리즈의 부활을 앞둔 팬들의 반응을 본 후에 기뻐할 수 있었다며 소회를 전했다. 타니구치 프로듀서 역시 마침내 시리즈 신작이 나온다는 것에 큰 기쁨과 압박감을 동시에 느꼈지만,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한편, 이번 작품이 로그라이크가 될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블 엠파이어는 '데드 셀' DLC, '브로타토' 출시 이후 업데이트 및 추가 콘텐츠 개발, 그리고 유비소프트와 함께 첫 독자 타이틀 '로그: 페르시아의 왕자'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들 작품 모두 로그라이크인 만큼, 개발 중인 '캐슬바니아: 벨몬트의 저주' 역시 로그라이크가 될 것이냐는 커뮤니티의 의문을 직접 언급한 셈이다.
이에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이블 엠파이어의 맷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로그라이크 장르가 아닐 것임을 알렸다. 앞서 개발진이 언급했듯, 게임은 2D 액션 어드벤처, 그리고 월하의 야상곡의 업적을 이은 메트로배니아 게임의 특징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출시된 캐슬바니아: 로드 오브 섀도우2 이후 약 12년 만에 공개된 PC/콘솔향 게임인 '캐슬바니아: 벨몬트의 저주'는 오는 2026년 PC, PS5, XSX|S,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