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2018년 11월 설립된 게임계 최초의 독립적인 자율규제기구이자 정책연구기구이다. 기구는 전부개정안이 2006년 10월 시행 이후 20여 년간 유지되어 온 낡은 현행 게임산업법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용자 보호와 산업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모델이라 평가하면서도, 일부 쟁점들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를 비롯한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이견과 우려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짚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
전부개정안은 자율규제 근거(제23조의3)를 마련하고 있다. 이어 신설하고자 하는 게임진흥원 또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사업 중 하나로 '자율규제 준수 여부 확인에 관한 사항'을 두고 있다.
이에 황성기 GSOK 의장은 "개정안이 상정하고 있는 자율규제 모델은 일종의 '관리형' 자율규제, 혹은 '승인적' 자율규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며 "자율규제에 관한 근거 조항이 '간섭'의 근거 조항으로 해석 및 기능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해서는 자율규제에 관한 근거만 입법화하고 국가의 지원과 준수 여부 확인에 관한 부분은 삭제할 것을 제시했다.
추가된 '핵 프로그램 등 불법 프로그램'과 '불법 사설 서버' 규제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황 의장은 "게임 이용자 보호와 게임 산업의 육성이라는 가치들 간의 균형과 조화라는 관점에서 현행법보다 더 진전된 내용"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문체부는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은 미성년 게임 이용자에게 법 위반 경력을 남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직접적인 제재보다는 예방 교육 강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황 의장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요 억제를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게임 이용자 처벌 규정의 신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개정안은 불법 사설 서버 부분에서 이용자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해당 부분도 처벌 규정을 두고 각각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로 설계함으로써 불합리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기존 게임물관리위원회를 게임진흥원 및 게임물관리위원회로 거버넌스를 개편하는 것에 대해 황 의장은 "게임물을 '관리'하던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산업 진흥과 문화 연구, 이용자 보호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고 있어 개정안이 제시한 방향대로 재편된다면 정부와 민간, 사업자와 이용자가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독임제 기구인 게임진흥원이 직접 내용규제(등급분류) 사무를 하는 것은 위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황 의장은 "협회의 의견은 헌법적 관점에서 잘못된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의장은 "헌법에 내용규제에 대해 반드시 합의제 기구에 의해 수행되어야 한다고 명령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며 "내용규제를 독임제에서 할지, 합의제에서 할지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등급분류 자체는 헌법에 의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사전검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다"며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유사한 입법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독임제 기구인 게임진흥원이 게임의 사후관리를 담당하더라도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게임사와 유저 모두 불만을 가졌던 현행 등급분류 제도를 전부개정안은 전면 자율등급분류 체계로 개편을 예고한다. 이에 황 의장은 "현장의 오랜 불편함과 이용자의 접근성을 함께 높이는 획기적인 장치"라 긍정 평가하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는 특정장소형 게임(아케이드) 등급분류와 같이 전체이용가·청소년이용불가의 2단계 등급으로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전부개정안은 경품 규제를 아케이드 게임에만 적용하고, 일반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는 폐지하려 한다. 관련해 문체부는 경품을 전면적으로 허용할 경우 사행화를 초래하고 이용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황 의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온라인 게임에 경품 금지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현시점에서 완전한 폐지가 갖고 올 수 있는 부작용을 고려할 때 단계적, 점진적 완화 방식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성기 의장은 "조승래 의원의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은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겠다는 국가 정책의 의지를 담은, 이른바 게임정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린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며 "남은 과제는 그 그림을 제도의 실행으로 구체화하는 일, 제도의 완성은 법률 조문이 아니라 운영과 실천에서 증명된다"고 강조했다.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게임과몰입 예방 조치 및 본인확인제를 짚었다. 이 소장은 개정안에 대해 "게임문화 진흥을 전면에 배치하였으나, 실제 규율 구조에서는 여전히 '과몰입 예방' 중심의 보호 프레임이 강하게 남아 있어 문화 진흥과 이용자 보호의 관계가 지원 중심이 아니라 통제 중심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이 소장은 낙인과 개념적 모호성을 가질 수 있는 '게임과몰입'이라는 표현 대신 '균형 있는 게임 이용 지원'과 같이 중립적이고 지원 중심적인 표현으로 보완하고, 문화의 핵심 원리인 다양성·접근성·보존에 대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본인확인 및 법정대리인 인증은 유료 결제, 청소년이용불가 콘텐츠 접근 등 위험 영역에서만 강화된 인증을 요구할 것을 권했다.
그는 "청소년 보호나 이용자 보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개입 대상과 기준을 정교화한 뒤 보호 조치가 실제 위험 지점에서 작동하도록 본인확인제를 상시 일반 의무가 아닌 특별 행위 중심의 선택적 구조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재단 이도경 사무총장은 전부개정안의 이용자 보호,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사설 서버 문제 관련 개정안을 짚었다. 현행 피해구제센터는 확률 공개 내용 위반 사건만을 전담하도록 제한되었는데, 실제 유저들은 부당 계정 정지, 환불 거부, 과도한 과금 유도 등 다양한 피해를 겪고 있다. 이 총장은 "'확률형 아이템 피해구제센터'를 '게임이용자 피해구제센터'로 개편하여 서비스 전반의 피해 대응 기능 부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 처벌 조항에 대해 이 총장은 "수많은 이용자의 게임 로그를 국가가 일일이 수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특히 상습성이나 심각한 지장이라는 요건은 법적 불명확성이 크다"고 짚었다. 따라서 상습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간 및 횟수, 그리고 심각한 지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시행령으로 구체화하도록 위임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설 서버 문제에 대해서는 '게임사의 수익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유형'을 짚었다. 이 총장은 "게임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을 계속하여 이용하고자 만드는 형태, 게임물의 내용을 유저들이 자유로이 변형하여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형태가 있다"며 "이는 게임을 무분별하게 모방, 복제하는 등 IP를 침해하여 게임사에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차단하고자 하는 본래 법 취지와 다르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현장에서는 계획 중인 '게임진흥원'의 조직 구성과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전부개정안 부칙에 명시된 기존 게임물관리위원회 직원의 '고용 승계' 조항을 두고, 인적 쇄신 요구와 고용 안정성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향후 인력 구성의 방향성과 초대 진흥원장의 자격 요건을 묻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청년재단 이도경 사무총장은 "인력을 전면 승계하는 것은 기존 조직의 낡은 업무 방식과 문화까지 이어받아 자칫 이름만 바뀌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현행 법체계상 고용 승계의 완전한 배제는 어려운 만큼, 무조건적인 자동 승계보다는 직무 중심의 선별적인 인력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적어도 팀장 및 본부장급 이상 관리자들에 대해서는 직무 재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2022년 국민감사 당시 징계를 받은 인원들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 원장의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 총장은 "기관장 인선 때마다 산업계나 규제·행정 전문가가 거론되지만, 뉴 콘텐츠(New Content)인 게임의 가치에 걸맞은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규제나 산업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의 이해도가 탁월한 인물이 필요하며, 이러한 관점과 요건을 충족한다면 파격적으로 젊은 인재가 발탁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답변에 나선 이철우 변호사는 "기관 통폐합 시 고용 승계 조항이 명시되지 않더라도 통상 근로자의 권리 보장 차원에서 고용이 이어지지만, 이 총장의 지적처럼 인사 배치와 재검증은 철저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직원마다 역량이 다르고 사후 관리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엄격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분류 검열 등으로 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해 온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 기관이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할 경우를 대비해 피해구제센터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