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호 넥슨 지회장은 화섬IT위원회 소속 8개 게임사 조합원 1,0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65.9%는 개발 직군이었으며, 30대와 40대가 전체의 88.7%를 차지해 실무 현장의 목소리를 집약적으로 반영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게임 종사자들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의 주요 정책 방향에 압도적인 찬성 의견을 보였다. 항목별 찬성률은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94.5% ▲AI 관련 법 제정 93.1% ▲게임진흥원 설립 91.3%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책의 세부 내용에 관한 인지도는 12~16% 수준에 그쳐 정보 전달의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세액공제 혜택이 실제 처우 개선이나 고용 유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37.3%에 불과해, 정책 수혜의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지회장은 "세제 지원이 기업 재무 개선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임금 현실화와 고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환류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도입에 따른 현장의 위기감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5.6%는 이미 업무에 AI를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80.3%는 효율 향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77.3%가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었으며, 수익 배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82.3%에 달했다. 반면 회사와 노조 간 공식 논의가 진행 중인 곳은 26.7%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영호 게임특위 산업육성 분과위원(웹젠 지회장)은 AI 대전환기 속 게임 산업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고자 '실제 종사자가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노 위원은 협의체 구성이 필요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현장 중심의 법 개정 기틀 마련이다. 법안의 취지를 종사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수용성을 높이려면 노동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둘째는 AI 기술 혁신과 고용 안정이 공존하는 미래형 모델 구축이다. 노 위원은 "AI 기술을 창작 보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노사정 표준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셋째는 정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한 산업 갈등 예방이다.
구체적인 협의 과제로는 ▲인간 중심의 게임 개발 AI 환경 구축(직무 전환 교육 및 성과 배분 기준 정립) ▲게임진흥원의 현장 중심 진흥 체계 설계(의사결정 기구에 노동조합 참여 보장) ▲인적 자본 경쟁력을 높이는 조세 지원 정책(고용 유지 확대 모니터링 및 재투자 유도) 등을 제시했다. 노 위원은 "지금이 K-게임의 골든타임이며, 정부의 정책 의지와 기업의 투자, 노동자의 창의성이 맞물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교 NHN 지회장은 "최근 사내에서 AI 해커톤 등을 진행하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회사가 구상하는 AI 활용 방안과 실제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방향에 꽤 큰 간극이 존재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이러한 인식 차이를 좁혀가야 한다고 짚었다.
송가람 엔씨 지회장이 "게임 산업의 특이점은 생산자가 곧 열성 고객이라는 점이라, 현장 직원들의 인사이트가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은 보수적이고 모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뒤늦게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급변하는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들의 통찰력이 정책과 전략에 신속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미 넷마블 지회장은 "대다수 직원이 AI를 활용해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회사의 체계적인 교육이나 지원이 부족해 개인의 희생과 노력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AI가 마냥 편하고 즐거운 도구가 아니라 근로 시간을 늘리는 숙제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김민호 스마일게이트 수석부지회장은 "오늘 간담회 직전 노조에 가입한 직원이 가입 사유로 'AI 도입에 대한 노조의 스탠스가 궁금하다'고 적었을 정도로, 이제는 AI 이슈 자체가 직접적인 가입 동기가 되고 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만큼 현장의 조급함이 큰 상황이므로, 노사정이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재훈 카카오게임즈 전임은 "AI 도입으로 절약한 리소스를 인력 감축이 아닌 크런치 모드 해소 등에 투입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형 게임사에 비해 지원이 열악한 중소 게임사 노동자들도 AI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용 안정 및 노조가 없는 중소 개발사 문제에 오세윤 화섬IT위원장은 "게임이 실패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안전망 위에서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을 넘어 산업 전체의 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중소 게임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산별 교섭'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게임은 상상력을 많이 가지고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민주 국가에 있는 노동자들만이 제대로 된 창작물을 만들고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산업"이라며 "인공지능이 코드를 짜더라도 결국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노측과 사측이 정부와 함께 의견을 모아서 이 문제를 해결해 가자는 방향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며 "오늘 노동자들의 입장을 들은 만큼, 앞으로 협회 측과 이야기해 경영진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가지며 노동자와 함께 성장하는 산업이 되도록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