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단순한 대립이라기보다, 수익 분배를 위한 합리적인 조정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의 서비스를 거부하고, 자회사가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것은 분명 이례적인 상황이다.

크래프톤과 언노운월즈의 인수합병(M&A) 계약은 언노운월즈에 유리하게 맺어져 있다. 지난해 5월 크래프톤 재무팀의 내부 추산에 따르면, '서브노티카 2'가 흥행할 경우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 측에 최소 1억 9,180만 달러에서 최대 2억 4,220만 달러(약 3,573억 원)를 지급해야 한다.
이러한 보상금을 무사히 받기 위해, 언노운월즈는 계약서에 모회사의 간섭을 막는 방어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찰리 클리블랜드 창립자나 테드 길 CEO 등 핵심 인력 3명 중 1명이라도 회사에 남아 있으면 신작 출시일, 예산, 인사권 등 자회사의 실질적인 운영권(Operational Control)을 보장받는다는 조항이다.
최근 복직한 테드 길 CEO는 그동안 지연된 9개월간의 개발 방향을 수정했다. 그리고 연장된 258일의 유예 기간 안에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직접 유통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목적은 보장받은 운영권을 바탕으로 크래프톤의 개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을 계산할 때 모회사가 떼어가는 유통 수수료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분쟁을 없애고 전체 매출을 직접 관리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전작이 1,750만 장 이상 팔리며 거대한 팬덤을 형성한 만큼, 팬들에게 간섭받지 않는 개발 환경을 증명하여 출시 초기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결국 테드 길 CEO 입장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보상금을 쟁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오직 게임의 흥행 성과에만 집중하고 다른 외부 변수를 차단하고자, 모회사의 지원을 마다하고 직접 서비스 권한을 쥐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 갈등은 미국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을 바탕으로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앞으로 크래프톤이 무리하게 출시를 막을 가능성은 낮다. 만약 크래프톤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신작 출시를 늦춘다면, 이는 "경영 간섭을 금지한다"는 델라웨어 법원의 1심 가처분 명령을 어기는 셈이다. 이 경우 법정 모독죄 처벌은 물론 막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물어야 할 위험이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조건부 합의다. 크래프톤이 합의금을 미리 지급하고, 언노운월즈는 추가 손해배상 청구를 포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크래프톤은 100% 자회사로서 통제권을 확보하여 법적 불확실성을 일찍 해소할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두 회사가 완전히 갈라서서 독립(스핀오프 또는 경영진 지분 인수)할 수도 있다. 테드 길 CEO 등 기존 경영진이 외부 투자를 받아 언노운월즈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크래프톤은 2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 지급 부담을 지분 매각 대금으로 덜어낼 수 있다.
갈등 양상과 별개로, 신작이 흥행하는 것 자체는 크래프톤에 긍정적이다. 언노운월즈가 게임을 직접 유통하더라도 그 실적은 결국 크래프톤의 연결 재무제표에 수익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흥행으로 창출된 현금은 향후 배당 등의 방식을 통해 모회사로 이전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크래프톤이 언노운월즈의 지분 100%를 온전히 확보하며 확실한 안전핀을 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현재 '서브노티카2'의 얼리 액세스 출시를 성공적으로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