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 좌충우돌 PVP 도전기 0화 -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은?!

홍준기 기자 | 댓글: 37개 |
무작위 전장 시스템 추가 이후, 수많은 유저들이 오늘도 전장을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이 가지고 있는 룰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유저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탄력 아이템을 제대로 갖추기 전에는 순식간에 상대 진영에게 죽는 경우가 많아
PvP 컨텐츠의 제 맛을 느끼기도 전에 싫증을 느끼고 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와우 인벤에서는 이러한 PvP에 약한 유저 여러분들을 위해
기자들의 캐릭터를 희생하여(?) PvP 컨텐츠에 도전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의 도전으로 많은 유저분들이 "아, 우리는 발컨이 아니었구나."라는 위안을 얻길 바라며...
와우 인벤 기자들의 좌충우돌 PvP 도전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 본 도전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일부 과장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PvP? 그게 뭐죠? 먹는 거임? 우걱우걱..." - 자칭 평화주의자 Its 기자의 사정





시작은 그야말로 사소한 계기 때문이었다.


하드모드 리치 왕에 사정없이 휘둘리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스트레스도 쌓였겠다,
조금은 느긋하게 게임을 즐겨볼까라는 생각에 부캐를 키워보자라고 생각했지만…….


『아, 나 계정 귀속템(이하 계귀템) 사둔 게 하나도 없었지.』


무기나 다른 방어구 부분은 그렇다고 해도,
받는 경험치를 늘려주는 어깨와 가슴 슬롯은 아무래도 필수였기에
전승 아이템 구입을 위해 캐릭터창을 열어보니 남아있는 무용의 문장이 4개…….






▲ 부캐 육성의 기본은 역시 계정 귀속 전승템의 확보



할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승전의 문장무용의 문장으로 바꾸는,
뭔가 잭과 콩나무라는 동화가 생각난다고 느끼면서 계귀템 가슴을 구입!


하지만 어깨 슬롯도 승전의 문장을 사용하기엔 왠지 아까워서
그럭저럭 모여 있는 바위 문지기의 조각을 좀더 모아 구입하려 했지만…….


『겨손이 우리게 아니잖아!!! OTL』


그렇다.

일주일의 90%정도는 호드 영토로 되어 있는 겨울 손아귀 호수의 특성상,
던전에서 드랍되는 바위 문지기의 조각을 먹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결국 어깨 방어구를 살 정도로 바위 문지기의 조각을 모으기 위해서는
겨손의 전장 퀘스트를 하거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막상 바위 문지기의 조각을 모아도 겨울 손아귀 호수(이하 겨손)를 점령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 얼라 약세의 설움이란...



그래도 운이 좋으면(...) 겨손을 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일단 바위 문지기의 조각을 모으기로 한 나.

겨손 남서쪽에서 전장 퀘스트인 약초를 차근차근 하면서 다음 겨손쟁의 시간을 기다렸다.






▲ 퀘스트를 하면서도 언제나 뒷치기가 들어올까 벌벌...



그렇게 30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드디어 시작된 겨울 손아귀 전쟁에서 『쩌는 힐을 보여주지!』라고 생각하며 각오를 다지지만
현실은 불굴의 의지가 10회 가까이 중첩된 엄청난 수적 열세 상황.





▲ 이미 수에서 밀리고 있다. 우왕...



불굴의 의지 버프로 생명력, 공격력, 치유량 모두 늘어났지만,
적들이 날려대는 수많은 스턴, 공포, 이동불가 등의 메즈 기술 앞에서는 그저 무력할 뿐이었다.


간신히 계급이 올라서 차량에 탑승해보지만 그마저도 성벽에 다다르지도 못하고 폭파되는 신세…….






▲ 전사가 다가와 칼날 폭풍이라도 돌면 공성 전차건 뭐건...



게다가 치열한 전투 중인데도 나무 몸통에 『저를 때려주세요』라고 적혀 있기라도 한 건지,
당겨지고 망치 맞고 독걸리고 등등, 그야말로 나무꾼에게 쪼개지는 장작의 기분을 느낄 정도였다.





▲ 난전 중인데 왜 나만 때리는걸까?




그렇게 사정없이 썰리고 무덤가고 썰리고를 반복하기를 10여차례 반복했을까?
호드가 겨울 손아귀 호수 방어에 성공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그저 좌절하는 나.


포풍폭풍 까마귀로 변신해 달라란으로 날아가면서 길드창에 대고 푸념을 했다.


『아, 남들은 안 죽는다고 더러운 회드 더러운 회드 하는데 왜 저는 이렇게 썰리나요. T_T』

『탄력 몇 인데요?』

『얼라 메달 하고 토라본에서 주사위로 먹은 목걸이 해서 213인데요.』

『213이면 썰리는 게 당연하네. 아니, 그 정도 수준이면 그냥 레고임.』

『레고? ㅇㅅㅇ?』

『레이드만 뛰어서 PvP라고는 전혀 못하는 X자.』

『헐…….』




▲ 으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길드원에 의해 졸지에 PvP 무개념 캐릭터가 되어버렸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베타 때부터 와우를 하면서 PvP와 관련해서 제대로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리지널 때 가장 높게 올라간 계급이라고 해봐야 정예수호병이었고,
본격적으로 전장을 다닌 것도 명예 점수로 대장군 무기가 풀린 이후부터였으니까.


그나마도, 대장군 무기가 필요한건 그저 치유량 증가가 많이 붙어 있어서였고…….






▲ 넵, 본격 레이드만 했던 쟁 양민 인증




『크……. 좋아! 그렇다면 얼마든지 더러운 회드가 되어주겠어! 검투사까지 달린다!』

그렇게 자신의 분수도 모른 채 PvP의 세계로, 나는 발을 들였다.

이것이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또다른 한 사람에게도 고난의 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채 말이다.






▲ 목표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아마란스 님의 카툰 中)









"너....너덜셋 만 아니었다면....." - 자칭 야성드루 PVP 네임드 Artz 기자의 사정





연일 계속되는 리치 왕 하드모드 트라이에 스트레스가 날로 쌓여만 가던 어느 날,
나와 함께 와우인벤을 담당하고, 사무실에서도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있는 Its 기자는
얼굴에 홍조를 띄운 채 수줍게 에게 한마디를 건냈다.


『Artz님 우리 전장이나 같이 해볼까요?“』

『 ?! ?! ?! 』





▲ 이 양반이 대체 무슨 바람이 분거지? Its 기자가 전장을 가자고 하다니!




내심 놀란 나는 그에게 되물었다.


『갑자기 전장은 왜요? Its님 싸움질 별로 안 좋아 하잖아요』

『그.....그냥....탄력템....좀 맞춰 볼까 해서요』



의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와우의 방대한 세계관과 스토리에 대해 옆집 마실 나온 아주머니가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가쉽 거리 얘기하듯 줄줄 읊어댈 정도로 조예가 깊고

힐러 유저로서 레이드를 비롯하여 다양한 컨텐츠를 오랜 시간 즐겨온 Its 기자이지만
자신은 늘 상 평화주의자라는 것을 강조하며
유독 PVP관련 컨텐츠를 즐기는 것은 꺼려 왔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와우를 시작하게 된 동기 자체가 PVP였던 나는
오리지널 시절 토 나올 것만 같았던 명예질 끝에 야전사령관 칭호를 획득하였고,
지난 6시즌까지 야성드루의 무덤이라 불리 우는 투기장에서 2차 무기평점 정도는
가뿐히 찍을 만큼의 실력은 되는, 나름 PVP 매니아라 할 수 있었다.





▲ 전장 폐.....아, 아니 야전사령관 출신이다



인벤 입사와 동시에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로 PVP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지만
자신감 만큼은 항상 하늘을 찌르고, 바다를 가르며 우주를 덮을 정도였으니
겨우 이정도의 공백기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후후, 그럼 제가 한수 가르쳐 드리죠. 제가 또 왕년에는.....』

『전 Artz님, 1차 인벤 대회에서 D모 흑마 너덜셋에 비참하게 진 거 외에는 기억 나는 게 없어서....』

『.......... 』





▲ 너....너덜 셋?!





          ▲ PVP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대부분 아는 바로 그 사건....



충격적이고 치욕적인 그때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오르게 만든 그가 마치 트롤 같아 보였지만




▲ 너덜셋, 영고생착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와우 용어들이다
(썅또끼님 카툰 中 일부 편집 및 인용)



무작위 전장의 등장으로 점점 활기를 띄어가는 전장에서
오랜만에 몸을 불살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Its 기자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럼 오랜만에 탄력템을 한번 입어 볼까? 특성도 좀 손보고~』





▲ 하이브리드 특성상 가방은 항상 지저분하다.





뿌옇게 먼지 쌓인 탄력템 들을 주섬주섬 챙겨 입은 나는 충격적인 결과에 쇼크 상태에 빠졌다.


얼라이언스의 메달 : 226레벨,

방어구는 죄다 격노한 검투사의 XXX....

무기는 탱용으로 대충 구비하였던 7시즌 냉혹한 검투사의 지팡이 1차 무기.....
(게다가 보석은 체력 +30 2개..)

총 탄력 700초반.....





▲ 이것이야 말로 개념 보석



『나...나의 PVP템들이 이렇게 후졌었단 말인가.....
최근 고평점 투기장 힐러들의 탄력이 대부분 1300을 상회한다는데 그 절반 수준인 700이라니....』



지난해 9월경부터 투기장 근처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 전장은 무작위 전장 등장 전까지
제대로 열리지도 않았으니 템상태는 당연히 저질일 수 밖에 없을터.


D모 흑마와의 너덜셋 사건 회상으로 찢어졌던 나의 가슴은
말그대로 정말 너덜셋이 되어 버린 나의 탄력템을 보고 다시 한 번 갈기갈기 찢어졌고
결국 내 가슴마저 너덜너덜 너덜셋이 되어 버렸다.


『아....템 다 새로 맞춰야 되네....그냥 담에 하자 그럴까....』





▲ 전력질주를 사용할 때만 켓폼으로 변하는 Its기자, 원래는 퀭한 눈동자의 나무다



하지만 난 전혀 순진하지 않으면서 순진한 척 하는 Its기자의 눈빛을 뿌리치지 못했다.


『‘괜찮아. 괜찮아. 서리문장으로 냉혹한 검투사의 XXX 몇 개 사고,
Its 기자랑 전장 뛰고 명점 모아서 나머지 부위도 바꾸면 되지 뭐』


『하하, 요즘 투기장이랑 전장을 안했더니 템이 많이 구리네요. 탄력이 700밖에 안되네』

『헐!! 700이면 엄청 높네요! 전 이제 213인데 0일때와 비교하면 잘 안죽던데요?! ^^/』

『대...대체...누구와 싸운거냐.....혹시 쪼렙?;;』



어찌 되었건 이러한 이유로 나는 다시 한 번 PVP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 때는 몰랐다.

순진한 눈빛으로 전장을 함께 하자 제안한 Its기자가
말도 안 되는 허황된 꿈을 품을 채 나에게 손을 뻗었다는 사실을....




WoW Inven Team
(Artz@inven.co.kr) (Its@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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