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 '은밀히?' 이제는 '공개적으로', 투기장 버스 논란을 짚어본다

홍준기 기자 | 댓글: 368개 |
최근 와우인벤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투기장 버스 논란.


불타는 성전에서 처음 등장하여 현재의 9시즌에 이르기까지 시즌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투기장 버스에 대한 찬, 반 논란과 그로 인한 악영향 등의 문제는 매 시즌 지속되어 왔다.



투기장 고수들로 통하는 소위 네임드들 중 많은 수가 과거 또는 현재 투기장 버스 기사로
활동하는 것은 PVP 콘텐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쩌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가쉽거리 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 실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완성도 높은 PVP 동영상을 공개하며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유명 흑마법사 A가 현금 거래를 기본으로 하는 투기장 버스 기사로 활동하는 것이 알려져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투기장 버스에 관한 논란 역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너무 익숙한 투기장 버스....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투기장 버스 행위의 잘, 잘못을 떠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투기장 버스에 대한 실태와 그 악영향을 짚어보도록 하자.




투기장 버스가 다시 성행하게 된 이유와 그 실태



이번 논란의 직접적인 발단과 관련된 이야기는 잠시 미루어 두고
투기장 버스가 최근들어 다시 성행하게 된 이유와 그 실태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 투기장 버스 의뢰 인구 증가

    현재 와우의 콘텐츠는 크게 PVE와 PVP로 나눌 수 있으며
    두 가지 콘텐츠를 모두 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PVP를 즐기는 유저와 PVE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이
    비교적 뚜렷하게 양분되어있으며 탄력도라는 시스템으로 아이템 역시 양분되어 있다.



    레이드에서 PVE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PVP에서 레이드템을 사용할 경우,
    그 효율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장신구, 혹은 무기의 경우는 좋은 효율을 보이는 아이템도 존재하여 혼용되는 경우가 있다.





    ▲ 리분시절, 상급 이물질은 PVP에서 필수 아이템이라고 불릴 정도


    대격변에 들어서 던전 난이도가 대폭 상승하여
    영웅(하드) 모드 공략이 과거처럼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PVE 유저들이 372레벨의 아이템을 파밍하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못한 편이다.

    그리하여 PVE 아이템과 PVP 아이템의 파밍 수준을 적절하게 맞추기 위해
    372레벨 PVP 아이템인 2차 무기 공개가 연기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372레벨 아이템 파밍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372레벨 PVP 2차 무기는 레이드 유저에게도 상당히 매리트가 있는 아이템으로 평가 받으며
    레이드 유저들의 물욕 센스를 발동시키기에 충분한 상황인 것이다.





    ▲ 탄력을 빼더라도 매력적인 아이템임에는 틀림없다.



    실제 3시즌부터 투기장 버스를 꾸준히 하고 있는 한 유저의 말에 따르면
    최근 2차 무기 버스를 의뢰해 오는 사람의 수는 리치왕의 분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였으며 투기장 버스가 가장 활발했던 3시즌, 4시즌을 방불케 할 수준이라고 한다.





  • 투기장 버스 운영 실태

    현재의 투기장 버스는
    의뢰인이 버스기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배틀넷 계정 정보를 알려주면
    버스 기사는 의뢰인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투기장을 대신 뛰어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비용은 캐릭터 한 개당 20만원 수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와우 이용약관상에는 본인 계정을 타인이 이용하도록 허락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는 계정을 알려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타인이 계정을 이용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책임 유무를 명확히 하기 위한 장치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 계정을 공유해서는 안된다는 약관이 있지만.....



    사실, 의뢰인의 계정을 버스 기사가 대신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블리자드 측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이러한 행위가 와우에 손해를 끼친다고 보기에도 애매한 부분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해킹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 지인에게 본인의 계정 정보를 알려준 경험 한, 두번쯤은....



    위와 같이 의뢰 비용과 계정 정보가 오고가는 거래가 이루어지다 보니
    버스 기사들과 의뢰인 간에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수단과 장치를 필요로하게 되었고,

    버스 기사들은 좀 더 많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게임상에서 알려진 자신들의 이름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거래의 신뢰성을 강조하면서
    과거에 비해 좀 더 공격적으로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투기장 버스 행위에 대한 유저들의 질타, 혹은 제재를 염려하여
    음지에서 은밀하게 거래가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쉽게 말해 '대놓고' 광고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 말그대로 '대놓고' 광고를 시작한 투기장 버스





  • 투기장 버스 논란 확산의 도화선

    너무나 익숙해서 특별할 것이 없는 투기장 버스 논란이지만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흑마법사 A가
    버스 기사로 활동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논란 확산의 도화선이 되었다.



    흑마법사 A 외에도 투기장 버스 기사로 알려진 네임드들은 많지만
    유독 흑마법사 A가 그 중심이 된 이유는

    수준높은 PVP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며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유저였으며
    각종 와우 관련 커뮤니티에서 유익한 정보를 공유 하는 등 왕성히 활동하면서
    친숙하면서도 접근성 또한 높은 유저이다 보니 더욱 이슈가 된 것.



    결국, 최근들어 투기장 버스가 다시 성행하게 되면서 이에 반하는 유저들의
    불만이 점차 쌓이는 가운데 많은 관심을 받던 흑마법사 A의 버스 기사 활동은
    그 불씨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되었다.





    ▲ 투기장 버스 논란의 도화선이 된 사건...



    결국, 흑마법사 A에 대한 많은 질타와 악평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많은 팬들의 만류와 지지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행위에 대한 잘못을 인정,
    캐릭터를 삭제하고 와우를 떠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반복되는 논란,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는 현 시점.....



    유저들 사이에서 투기장 버스에 대한 문제 혹은 찬, 반 논란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현재로서 뚜렷한 해결책을 찾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악영향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주목해야할 점은 투기장 버스로 인해 피해를 입는 유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PVE에 비해 유저들 간에 상대적인 요인이 더욱 크게 작용하는 PVP의 경우,

    매시즌 투기장 고수들이 타인의 계정을 이용하여 다수의 팀을 운영하는
    투기장 버스 행위는 투기장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히는 악영향을 초래하여
    유저들의 PVP에 대한 관심을 떨어트리는데 일조했다는 점에 부인하기는 힘들다.



    현재 투기장에서 구현되어 있는 개인 평점, 가상 평점 시스템 모두,
    비슷한 실력의 유저들끼리 경기를 벌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지만

    투기장 버스 행위로 유사한 실력끼리 만나야 할 평점대에서
    터무니 없을 정도의 투기장 고수를 만나는 것은 PVP 콘텐츠 혹은 투기장에 대한
    심리적인 허탈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PVP 진입장벽을 높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 투기장 버스 경험이 있는 한 유저의 고백




    적어도 투기장 버스를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유저라면
    PVP 콘텐츠를 즐기고 투기장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비해 쇠퇴한 PVP 콘텐츠를 활성화시켜 달라, 블리자드에 부르짖기 이전에
    본인들 스스로가 PVP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의 폭을 줄이고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어 가는
    행위에 대해서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계정을 대여하고 양도하는 행위에 대한 특별한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본인들 스스로가 현재의 PVP 콘텐츠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것이 현금 거래와 결부될 경우 무수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이다.



    투기장이라는 콘텐츠를 유저들이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하는 과정은
    어디까지나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이기때문에 의뢰인과 투기장 버스 기사 간의 거래는
    어떠한 보호도,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단순히 게임상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닌 금전적인 문제가 결부된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될 수 있음을 인지
    해야 한다.



    의뢰인이 버스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기사와의 연락이 두절되는
    소위 말하는 '먹튀' 행위 라던지 실제 버스 기사가 운전 실력(?)이 미숙하여
    의뢰인이 요구한 의뢰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물질적으로 피해를 입는 피해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이와 같은 피해를 줄이고 위해서는 투기장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피해자가 있다면 가해자도 있는 법,
    투기장 버스를 하는 유저들은 자신이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






    현재 투기장 버스를 주도하는 유저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 때문에
    본인들에게 네임드라는 이름을 부여해준 와우라는 게임과 PVP 콘텐츠, 그리고 유저들에게
    어떠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스스로가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비단, 그들뿐만 아니라 투기장을 사랑하고 PVP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 모두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투기장 버스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올바른 문화를 정착 시키기 위해 모두 함께 고심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Inven Artz
    (Artz@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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