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의대륙 김아랑 팀장, "최고의 서비스에 우리 이름 걸겠다"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47개 |



'신의 대륙' 김아랑 팀장


중국 게임 개발사 완미세계가 한국에 자회사 NGL을 설립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사실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었다. 예전과 비교해 국내의 MMORPG가 크게 힘을 받지 못한다는 요즘, 그들의 이러한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에 의문이 들었으니까.

인벤이 만나 본 김아랑 팀장은 이러한 주변 인식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NGL 게임사업실 팀장으로 재직 중이며, 이전에도 다양한 기업들을 오가며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그에게 '신의 대륙'이 기존 중국산 온라인 게임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NGL이 가진 독특한 이면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만나서 반갑다. 우선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듣고 싶다.


- NGL 게임사업실 팀장으로 있는 김아랑이다. 2004년에 엔도어즈 인턴으로 처음 게임업계에 들어왔다. 그러다 넥슨이 엔도어즈를 인수하며 넥슨 쪽 게임도 몇 개 담당한 바 있다. '군주', '아틀란티카', '드래곤네스트', '워록' 등의 사업 PM을 역임하고 현재 NGL 소속으로 열심히 뛰는 중이다.




넥슨에서 NGL로 온 계기가 있나.


- 나이가 30대 중반 쯤 되다보니, 뭐랄까... 새로운 자극? 아니, 도전이 필요했다고 보는 게 맞겠다. 스스로 발전하며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해서 이 쪽으로 오게 됐다.




NGL 설립 배경부터 독특하다. 완미세계가 모든 자본을 투자해서까지 자회사를 설립한 이유 말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MMORPG 시장이 점점 축소되는 중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물론, 모바일 게임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했고, 그에 반해 온라인 게임 신작은 적은 데다 예전처럼 성공 가도를 걷는 게임도 드물다. 하지만 이게 온라인 게임 시장 자체가 확 쪼글아 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게임이 성장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장르는 캐주얼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르는 MMO같은 코어 게임 하다가 머리를 식힐 겸 즐기는 유저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유저들이 지금은 대부분 모바일로 게임을 즐긴다. 알고 있겠지만, 온라인 게임이 확 떠오르던 시절에는 콘솔이 끝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콘솔 플랫폼이 여전히 강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중국 완미세계 본사에서 여러 온라인 게임들을 개발 중에 있다. 국내에 온라인 게임 신작이 뜸해진 것 또한, 어떻게 보면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 "정통 MMORPG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신의 대륙'이 지난 18일부터 OBT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유저들의 반응을 종합해 본다면?


- 1차 CBT의 경우, 애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조금 늦게 서버를 오픈했다. 중국은 아이콘 클릭해서 게임 실행하는 식이지만, 한국은 웹 런처 개념을 사용했기에 이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던 거다. 어쨌든, 늦게 서버가 열리니 게시판에 불만글이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 그런데 서버 열리니까 다들 게임하러 가셨는지 글 올라오는 속도가 조금씩 줄었다.

그리고 CBT는 애초에 '신의 대륙'에 대해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즐겨주시는 유저들이 바탕이 되기에 OBT 때 유저 반응과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건설적 비판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정말 진심으로 유저들이 편히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 조금이나마 알아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




'신의 대륙'이 다른 온라인 게임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MMO다운 스케일을 가졌으면서 높은 수준의 편의성을 가졌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애초에 이 두 가지를 배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보겠다. 보통 20대 게이머라면 '블레이드&소울'과 같은 MMORPG라도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다. 그들은 콘트롤 부분에 있어 적응이 빠르니까. 하지만, 30~40세대로 간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물론, 그 분들을 무시하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리니지'와 같은 게임을 더 선호한다.

이러한 니즈를 맞춰 시장에 출시된 작품들을 보면, 주로 라이트한 MMORPG가 많다. 조작을 단순화하다보니 30대 이상 유저들과 저연령 유저들이 묶이는 거다. 이렇게 되면 성인 유저들은 갈 곳이 없다. 편하게 게임하고 싶지만, 할 만한 작품은 대부분 PC방에서 하기에 다소 껄끄러운 그래픽이다.

사실 엔도어즈에서 '군주' 서비스 할 때도 이런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군주'는 캐주얼한 그래픽의 전체이용가 게임이지만,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을 섬세하게 구현해 고연령 유저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유저간담회 때도 나보다 나이 많으신 유저 분들이 많이 오셨다. 그 분들이 "군주 참 재밌게 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래픽이 좀 그래서 PC방 가서 하려면 등 뒤로 땀이 흘러요"라고 말씀하셨다.

'신의 대륙'은 바로 그런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 아닐까 한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중화권 게임 인식이 안 좋은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 회사 역시 아직 유저들에게 인지도가 많이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저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안정적이면서도 특별함이 있는 서비스 및 운영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 주로 여성 GM들이 운영을 담당하는 '신의 대륙' 공식 블로그




게임이 쉽다는 것이 특별한 메리트가 될 지 의문이다. 중화권 게임은 대부분 어느 정도 자동화가 된 상태로 나오니까.


- 맞는 말이다. 자동 전투 및 레벨업 지원 시스템만 보면 다른 게임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을 보면 '신의 대륙'만의 특징이 드러난다. 가령, 자동 전투는 여타 게임에 비해 훨씬 세밀한 옵션 설정이 가능하고, 콘텐츠를 안내하는 부분도 '백과사전' 시스템을 채용해 훨씬 방대한 편이다. 국내 대규모 게임사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이 백과사전 시스템이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



▲ 보다 섬세한 설정이 가능한 자동사냥 시스템




OBT로 넘어오며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무엇인가.


- 레벨 제한이 기존 45에서 60으로 상향. 그리고 현재 한국판 '신의 대륙'은 중국 버전과 콘텐츠 면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조만간 똑같은 수준으로 따라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 게임이 국산 온라인 게임보다는, 'WOW' 스타일에 가깝다. 업데이트도 한국쪽 콘텐츠 업데이트 스타일보다는 와우쪽 업데이트 스타일과 비슷하다. 게임도 처음보다는 후반에 만 레벨이 되고 나서야 즐길 거리가 많은 구조다.

그래서 사실 좀 걱정되기도 한다. 우리 게임은 퀘스트가 엄청나게 많은데, 한국 유저 성향 상 이것들을 그냥 못 지나치는 유저분들이 있다. 하지만 퀘스트 많은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으니, 우리는 일단 초반에 잘 적응할 수 있게끔 도울 뿐이다. 이후 게임에 충분히 적응이 됐다면, 인던이나 PvP와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GM 실명제는 놀라웠다. 이름 걸고 열심히 서비스하겠다는 각오가 보였달까.


- 사실 실명 공개한다고 게임에서 뭔가가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른 회사와 대비해 차별화하는 것 중 하나라고 봐 주셨으면 한다. 앞으로 서비스 관련해서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유저 분들께 보여드려야 신뢰가 서는데, 그것을 선약하는 게 GM 실명제라고 생각했다.

기업이 규모가 크면 콜센터 업무가 세분화된다. GM과 콜센터 직원이 구분되어 따로 업무를 진행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규모가 작기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콘셉트로 운영 중이다. 유저 분들이 게임과 관련한 문의를 했을 때 최대한 만족감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 실명 공개는 보다 완벽한 서비스를 위한 약속이라고




오토에 대한 대책은 준비되어 있나? 단순 사냥보다 퀘스트 클리어 보상이 큰 것은 다른 온라인 게임도 대부분 채용한 시스템이지만, 오토는 이러한 상식을 넘어서는 활동량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 아닌가.


- '신의 대륙'은 자동 전투에서 오는 경험치와 유저가 직접 플레이할 때의 경험치 획득량이 다르다. 그리고 퀘스트 자체가 너무 많기에 필드 사냥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또 한가지, 이것은 중화권 게임 특징인데... '신의 대륙' 역시 시간대 별 이벤트나 던전 이벤트 같은 게 굉장히 많다. 이런 부분은 오토만 갖고 전부 체크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 단순 사냥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바라는 목표치가 있을 것 같다.


- 음... 중국에서 3년 정도 된 게임이기에 수준 높은 국내 유저들이 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솔직히 말해 유저들이 '신의 대륙'에 바로 메리트를 느끼기는 힘들 것임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아주 큰 욕심을 내진 않을 거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좀 더 편안하면서도 스케일이 큰 MMORPG를 원하는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겨 주셨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 아직 오픈 초반이지만, 우리 게임의 미래를 함부로 점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가게 되었으면 좋겠다.




'신의 대륙'을 서비스하며 모바일 플랫폼과 연동하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지.


- 게임 내 시스템을 압축한 모바일 앱 개발과 같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중국 완미세계 본사에서 여러가지 모바일 앱을 실험해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중에서 한국 유저가 만족할 만한 게 있다면 충분히 서비스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분 유료화를 계획 중이라 들었다. 구체적인 요금제 방식을 말해줄 수 있나?


- '신의 대륙' 역시 완미세계 작품들의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일단 게임 내에서 활동해야만 얻을 수 있는 포인트가 따로 있다. 이 포인트로 캐쉬 아이템과 같은 기능의 아이템을 게임 내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캐쉬로는 못 사고 그 포인트로만 살 수 있는 아이템도 존재한다. 최근 한국에서 착한 요금제 방식이 유행하는데, 이 시스템은 사실 중국에서는 한참 전부터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 덕분에 게임 내 화페 체계가 다소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통합시키면, 게임 내 경제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가급적이면 이 부분은 손대지 않는게 유저를 위한 길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신의 대륙'이 모든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게임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우리 게임은 편리함과 규모의 방대함을 동시에 제공하려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아까도 언급한 것처럼 이 부분에서 항상 무언가 아쉬움을 느꼈던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신의 대륙 공식 블로그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