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배'에 대해서

칼럼 | 서동용 기자 | 댓글: 109개 |



'생배'란 생 배치고사의 줄임말로, 리그 오브 레전드 랭크 게임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계정의 첫 랭크 게임 10전을 말하거나, 그 10전을 치른 계정 또는 상태를 뜻한다.

'생배'가 환경을 망치고 있다. 특히 챌린저 최상위권이 가장 황당하다. 챌린저 최상위권의 랭킹을 보면 지난 시즌 랭크 게임 전적이 없는 '생배' 계정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일반적인 계정들과 승, 패 차이나 승률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LP가 압도적으로 높다. 생배 계정은 승패로 인한 LP 증감 폭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다.

매치 메이킹 레이팅(이하 MMR)에 대한 이해가 일단 필요하다. LP와는 다른 개념이다. 게임을 검색했을 때 어떤 수준의 플레이어들과 같이 게임을 할지에 대한 수치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 연승하면 MMR이 높아져 내 티어 이상의 사람들과 게임을 하고, 연패하면 내 티어보다 낮은 사람들과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이 MMR 때문이다. '생배'는 이 MMR에서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생배와 같이 '낮듀(낮은 점수 듀오)'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낮듀'는 내 계정보다 한 티어 낮은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랭크 게임은 나보다 한 티어 차이 나는 사람과 같이 듀오 게임을 할 수 있다. 내 티어가 골드라면 실버와 플래티넘, 플래티넘이라면 골드나 다이아 파트너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MMR은 자동으로 조정되어 두 사람의 평균값과 비슷한 수준의 게임을 할 수 있지만, 이 '낮듀' 파트너가 자신의 실력보다 낮은 티어의 계정으로 같이 듀오 게임을 한다면 이 '생배'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생배'의 핵심은 지난 시즌 전적이 없어 MMR을 다시 쌓는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레벨1 일반 게임에서부터 '낮듀'로 비정상적인 연승을 함으로써 압도적인 MMR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실력이 다이아에서 마스터 근처인 실력자 둘이라면 일반 게임 구간은 말할 것도 없고, 브론즈~플래티넘 구간은 쉽게 연승할 수 있다. 만약 연승이 끊기더라도 계정을 다시 생성해서 다시 작업, 그렇게 완성된 '생배' 계정은 천상계 큐로 진입할 수 있다.

"실력이 다이아급이라면 그랜드마스터와 챌린저, LoL 괴물들이 즐비한 곳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금방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은 비정상적인 답이 도출된다. '생배' 계정들은 게임에서 MMR이 너무 높아 패배하더라도 LP가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지더라도 6~7점 정도의 손해만 보는 식이다. 계속 패배한다면 MMR이 정상적으로 돌아가 일반 유저들과 같은 LP 증감폭을 갖겠지만, 그 동안 티어 실력에 맞지 않는 '생배' 계정과 같이 게임하는 유저들은 무조건 평균 실력보다 낮은 팀원과 같이 게임해야 하는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와 챌린저, 천상계 게임은 일반 랭크 게임과 다른 성질을 가진다. 프로게이머들이 주로 여기서 개인 연습을 한다. 지난 시즌 챌린저 상위권 순위는 국내는 물론, 해외 프로게이머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이런 최상위권 게임은 그 리그의 수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반드시 그 높은 수준이 유지되어야 한다.

소수의 불편이라고 생각되어선 곤란하다. 최근엔 이 '생배' 문제가 플래티넘, 다이아 게임에서도 일어난다고 한다. 일부 천상계 유저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랭크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솔로 랭크 점수는 프로게이머들에게 굉장히 민감한 주제이고, 팀 내에서 개인 목표로 설정되기도 한다. 프로게이머들조차 개인 연습으로 솔로 랭크를 피하기 전에 '생배'와 MMR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 공정한 경쟁은, 게임에서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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