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롤드컵 진출 판독기'로 급부상한 '타잔', RNG와 대결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19개 |



지난 12일부터 LPL이 서머 플레이오프(PO)에 돌입했다. LPL은 지난 3년 간 롤드컵 결승 주자를 배출해온 리그인 만큼 PO부터 선발전까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올해는 PO 1-2R부터 놀라운 결과가 나오고 있다. LNG e스포츠가 작년 롤드컵 준우승팀인 수닝, 4강 주자인 TES를 연이어 꺾은 것이다. 해당 결과로 작년 롤드컵 주자였던 네 팀이 모두 올해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게 LPL에서 강팀 서열을 새롭게 정리해나가는 중인 LNG는 19일 MSI 2회 우승팀이자 LPL 명문팀인 RNG까지 만나게 됐다.

LNG의 올해 성장세는 놀랍기만 하다. 작년 서머만 하더라도 정규 스플릿 13위로 PO권조차 들지 못한 팀이었다. 그런데 올해 LPL 서머 퍼스트 정글 '타잔' 이승용을 영입하더니 스프링부터 조금씩 올라왔다. 스프링 때 PO 1R에서 수닝에게 0:3으로 완패하며 탈락했다면, 서머 PO에서 다시 만난 수닝을 상대로 승리하며 어느덧 3R까지 올라오게 됐다.



▲ 롤드컵 선발전 자리 확보한 팀과 탈락한 팀

LNG 경기에는 정규 시즌 성적부터 PO까지 '타잔'의 영향이 컸다. 수치상으로 볼 때 '타잔'은 그렇게 압도적인 정글러는 아니다. 15분 지표나 대미지, 킬 관여율 등에서 더 뛰어난 정글러들이 많다. 그럼에도 '타잔'은 자신이 활약할 수 있는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있는 정글러였기에 퍼스트 정글까지 수상할 수 있었다.

그나마 좋은 기록은 KDA와 적은 데스다. 서머 정규 스플릿-PO에서 모두 LPL 정글러 중 KDA 3위(4.5-4.3)를 기록했다. 특별한 것 같지 않았던 해당 지표는 '타잔'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평상시 잘 죽지 않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제대로 터뜨릴 줄 알기 때문이다. 이번 PO 경기에서도 LNG는 상대에게 드래곤 3스택을 내주는 경기가 잦았다. 그런데, 이전까지 불리했더라도 LNG는 한 방 역전을 제대로 할 줄 알았다. 드래곤 4스택을 내줄 수도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타잔'이 이니시에이팅 역할을 담당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곤 했다. TES와 마지막 대결에서 다이애나로 글로벌 골드 5천 격차를 뒤집는 한타 능력은 발군이었다.

단순히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해내는 '원맨' 캐리만 선보인 것은 아니다. '타잔'은 올해 처음으로 중국팀에 합류한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국 팀원들과 놀라운 합을 선보였다. 한국인 용병을 기용하는 다른 LPL팀에는 보통 두 명 이상의 한국인 선수가 있기에 중요한 순간, 한국어로 소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잔'은 팀에서 유일한 한국인 용병임에도 현지 선수들과 괴리감이 없는 합을 자랑했다.



▲ 렐 이니시 실패 후에도 다음 수를 보는 '타잔' 리 신

언어가 다른 팀원이라면, 첫 설계가 실패했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타잔'과 LNG는 변칙적인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다음 합을 맞출 줄 알았다.

해당 장면은 드래곤 3스택을 내준 LNG가 후퇴하는 수닝의 뒤를 잡는 모습이다. 렐의 이니시에이팅이 실패하면서 그대로 드래곤을 확보한 수닝이 후퇴하고 끝나는 결말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여기서 '타잔'의 리 신이 들어가 상대를 흔들어놓기 시작한다. 이에 탑 라이너 'Ale'의 케넨이 호응하며 킬을 만들어냈다. 상대 중심부로 파고드는 '타잔'의 과감함은 킬과 바론 버프로 이어지면서 불리한 LNG의 역전할 발판이 됐다.


갱킹과 역갱킹 사이에 미묘한 순간에도 LNG는 빈틈 없는 합을 선보였다. 금주의 LPL 명장면 TOP5 중 TOP1에 선정된 장면(1분 27초)을 보면, 'Ale'의 비에고가 상대 1:2 공세에 쫓겨나면서 시작한다. 불리한 상황에서 '타잔-Ale'는 다음 수까지 노리고 있었다. 비에고는 안개의 길(E) 스킬을 활용해 은신한 뒤, 늦게 합류하는 '타잔'의 갱킹에 호응했다. 프로 간 경기에서 합류 차이로 2:2 소규모 교전의 결과가 결정 나는 경우가 많은데, LNG는 이를 넘어 한 수 앞을 더 바라보는 소통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놀라웠다.

어찌 보면 현 LNG는 LCK의 농심 레드포스와 비슷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운영 전반과 이니시에이팅을 책임지는 '타잔'과 '피넛', 그리고 한타 때 활약해주는 팀원들까지 비슷한 면이 있다. 무엇보다 두 팀 모두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한순간을 잡아낼 줄 안다는 점이 특별하다.



▲ 바론 사냥 후 팀원 드래곤을 챙길 때, 홀로 사이드 밀다가 끊긴 '샤오후'

그런 LNG와 '타잔'이 만나는 상대는 RNG다. 서머 스플릿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가 싶더니 9연승 질주 후 정규 스플릿 마지막에 1패를 한 팀이다. MSI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여전히 원거리 딜러 '갈라'는 딜을 잘 넣고, '밍'의 이니시에이팅은 날카롭다.

그런데 서머에서 탑 라이너 '샤오후'가 흔들릴 때 의외의 패배를 거두곤 했다. 일반적으로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가끔씩 크게 미끄러지기도 한다. 올해 포지션 변경을 한 '샤오후'인 만큼 사이드 운영이나 챔피언 메타 적응 속도 등에서 약점을 드러내곤 한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비리비리 게이밍은 첫 세트부터 이를 노려 14분에 '샤오후'의 그라가스 KDA를 0/5/0까지 끌어내리기도 했다. 바론 버프를 확보하고 유리한 상황에선 홀로 사이드 라인을 밀다가 끊기는 돌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RNG를 연승으로 이끌었던 탑 비에고-그웬의 너프가 다시금 서머 초반 챔피언 숙련도가 부족했던 '샤오후'를 소환할 수도 있다.

강팀 RNG도 이런 약점이 있기에 LPL PO 승부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LNG가 해당 약점을 제대로 노릴 수 있을지, RNG를 비롯한 LPL 강호들이 자신들의 체급으로 이변 없이 누를 것인지 모를 일이다. 최상위권 EDG-FPX까지 출격을 앞둔 이번 주 LPL PO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LNG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롤드컵 진출팀 판독기'로 새롭게 떠오른 '타잔'의 손에 많은 게 달려있다.





■ 2021 LPL 서머 플레이오프 금주 일정

PO 3R
1경기 RNG vs LNG - 19일 오후 6시
2경기 RA vs WE - 20일 오후 6시

PO 4R
1경기 FPX vs 미정 - 21일 오후 6시
2경기 EDG vs 미정 - 22일 오후 6시

이미지 출처 : LPL ENG 공식 유튜브 및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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