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PO 2R] 3연속 셧아웃 나온 GEN vs T1, 승부의 핵심은 밴픽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31개 |



젠지 e스포츠와 T1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대결은 '결승으로 가기 위한 관문'만은 아니다. 젠지 e스포츠는 이 경기를 승리하면 월드 챔피언십 2번 시드를 차지하고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로 직행한다. T1도 이 경기를 승리하면 월드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 짓는다. 두 팀 모두에게 승리 시 걸려 있는 보상이 매우 큰 중요한 경기다.

젠지 e스포츠와 T1 모두 LCK에서 내로라하는 강팀이기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지만, 의외로 최근 다전제 전적은 3:0 셧아웃 경기가 많았다. 2020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는 T1이 3:0으로 승리했고, 같은 해 월드 챔피언십 선발전에서는 젠지 e스포츠가 3:0 승리를 거뒀다. 올해 열린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도 젠지 e스포츠의 3:0 승리가 나왔다. 지금까지 결과대로라면, 이번 경기에서도 3:0 셧아웃 경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 쪽의 일방적인 경기가 진행될 때는 대부분 밴픽 전략의 영향이 컸다. 이번 경기에서도 양 팀이 준비한 밴픽 전략이 승부에 큰 영향을 줄 예정이다. 때문에 준비한 밴픽 전략의 승패가 좌우될 1세트 경기가 이번 경기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이다.

최근 메타 흐름은 탑 라인의 중요도가 점점 더 오르고 있다. 미드 라인의 경우, 메이지 챔피언이 대세로 자리 잡아 반반 싸움 양상을 띈다. 봇 라인의 경우에는 라인을 잠그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픽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탑의 경우는 챔피언 간의 상성이 도드라지고, 전령이나 바위게 싸움에 주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많은 팀들이 탑 라인 주도권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밴픽 전략의 핵심은 탑
11.16 패치 최대 수혜자 제이스





11.16 패치에서 탑 라인의 0티어 픽은 제이스이다. 현재 탑 라인에 1티어 챔피언을 뽑으라면 제이스, 케넨, 나르 정도다. 이 중 제이스는 나르와 케넨을 상대로 라인전 상성 상 우위에 있다. 제이스로 상대하기 힘든 이렐리아(경우에 따라 오공) 정도만 밴한다면, 선픽으로 뽑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챔피언이다. 제이스는 2021 LCK 서머 플레이오프에서 출현율 100%(픽 2회, 밴 8회)를 기록 중이다.

제이스의 무서움은 바로 전에 진행된 담원 기아와 농심 레드포스의 2세트 경기에서 잘 드러난다. '칸' 김동하의 제이스는 케넨을 상대로 라인전부터 스노우볼을 굴리면서 담원 기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농심 레드포스는 리 신(출현율 100%, 픽 2회, 밴 8회)을 1픽으로 뽑으면서 정글에 힘을 줬지만, 탑 라인에서 굴러가는 스노우볼을 막지 못했다.

제이스는 젠지 e스포츠와 T1간의 온도 차이가 크게 나는 챔피언이다. '칸나'의 경우, 이번 서머 스플릿 동안 제이스(10회)를 가장 많이 플레이했다. '칸나'는 제이스에 대해 개인적으로 자신 있는 챔피언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팀 동료 '케리아'도 '칸나'의 제이스는 믿고 있다며 신뢰를 보였다.

반면, '라스칼'의 경우에는 서머 시즌 단 한 번도 제이스를 플레이한 적이 없다. 프로게이머 데뷔 이후로 공식 대회에서 5년 동안 단 4회 플레이했을 뿐이다. '라스칼' 정도의 경력을 가진 선수가 LCK 탑 라이너의 필수 덕목으로 평가받는 제이스를 기피하는 건 꽤 아픈 약점이다.

다만, '라스칼'은 제이스를 상대하는 데 꽤 도가 튼 선수이기도 하다. '라스칼'은 한때 '칸' 김동하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당시 '칸'은 제이스로 무서운 경기력을 보였는데, '라스칼'은 '칸'의 제이스와 스크림에서 굉장히 많은 연습을 하며 탱커 챔피언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실제 '라스칼'은 지난 스프링 포스트 시즌 대결에서 '칸나'의 제이스를 사이온으로 막아내면서 팀에 3:0 승리를 안겼다. 또한, 최근 솔로랭크에서 제이스를 연습한 기록도 있어 '라스칼'의 제이스를 볼 가능성도 존재한다.

제이스가 밴될 경우에는, 선픽으로 나르(출현율 80%, 픽 4회, 밴 4회), 후픽으로 케넨(출현율 100%, 픽 8회, 밴 2회)의 등장이 예상된다. 나르와 케넨의 구도는 케넨에게 주도권이 있다. 케넨은 나를 상대로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이 중 2승은 '칸나'가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기록했다.

젠지 e스포츠가 탑 라인 구도를 바꾸고 싶다면, '버돌'을 출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버돌'은 최근 치러진 젠지 e스포츠와 T1의 경기에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당시 다룬 챔피언도 이렐리아, 오공 등 제이스, 나르, 케넨을 상대하기 좋은 챔피언이었다.


봇 라인을 잠그는 픽
봇에 힘을 주고 싶은 팀에겐 치명적인 챔피언





최근 메타에서 하체 게임을 하기 힘들게 만드는 픽이 존재한다. 바로 직스와 신드라이다. 이 둘은 라인 클리어가 빨라서 봇 타워를 빠르게 부수고 스노우볼을 굴리려는 팀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이들의 무서움은 담원 기아와 농심 레드포스의 경기에서 잘 드러난다. 담원 기아는 1, 2 세트 직스를 이용해 봇 라인을 잠가 버리면서 농심 레드포스의 하체 게임을 막았다. 농심 레드포스는 3세트에 결국, 직스와 신드라까지 밴하면서 어떻게든 하체에서 게임을 풀어보려고 했고 두 팀의 시리즈에서 가장 박빙의 승부가 나왔다.

직스는 젠지 e스포츠에게 아픈 기억을 남긴 픽이기도 하다. '구마유시'의 직스는 지난 서머 1라운드 젠지 e스포츠와 T1의 경기에서 젠지 e스포츠에게 2:0 패배를 안겼다. 이 경기 이후로 젠지 e스포츠의 봇 라이너 '룰러'는 직스를 경기에서 쓰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룰러'가 직스를 꺼내지 않는 게 정말 숙련도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룰러'는 솔로랭크에서 직스를 연습한 기록이 적지 않고,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스를 언제든 꺼낼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내부 사정 때문에 직스를 쓰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상체 게임이 강제되는 직스 픽이 젠지 e스포츠와는 맞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젠지 e스포츠 입장에서는 T1이 지난 리브 샌드박스전 경기에서 봇 라인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 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테디-케리아'는 정글러 '오너'의 서포팅과 함께 서포터가 자주 자리를 비우는 리브 샌드박스의 약점을 파고 들어서 경기를 일방적으로 흔들었다. T1이 앞 경기와 같은 전략을 들고 나온다면, 젠지 e스포츠에게 직스, 신드라 같은 챔피언은 이를 방어할 가장 효율적인 픽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룰러'의 직스가 나올 수 있다면, 젠지 e스포츠에겐 밴픽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2021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2경기 일정

젠지 e스포츠 VS T1 - 22일 오후 5시 - 5전 3선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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