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설마... 주인공은 나...?' 모두가 행복회로 돌리는 플레이-인 B조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19개 |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에 배치된 팀들은 모두가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을 것이다. 한화생명e스포츠-LNG e스포츠의 그룹 스테이지 진출이 유력한 A조와 달리 B조 팀 간의 전력 차이는 꽤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C9-비욘드 게이밍-유니콘스 오브 러브-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데토네이션 포커스미, 경기 양상과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고 어느 팀이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본인이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동상동몽' 상태의 다섯 팀이 벌일 5일간의 승부는 과연 어떠한 양상으로 펼쳐질까.


C9

C9은 B조에서 그룹 스테이지 진출이 그나마 유력한 팀이다. LCS는 메이저 지역 중 가장 약체로 꼽히지만, 아직까진 군소 지역 리그보단 전반적인 수준이 높다. 또한 C9의 경우 2021 LCS 챔피언쉽에서 3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왔으나 지난 2021 LCS 미드 시즌 쇼다운에선 우승을 차지하며 MSI에 진출한 바 있다.




C9의 약점은 의외로 '퍽즈'다. G2 e스포츠 시절의 포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너무나 큰 기복만이 남았다. 2021 LCS 서머 스플릿부터 캐리할 때와 부진할 때의 존재감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미드 차이'로 패배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렇다 해도 그의 무한한 챔피언 폭은 언제나 큰 변수가 될 수 있고 '블래버'와 함께 고점이 제대로 터져 나왔을 땐 경기를 지배할 능력도 여전히 갖추고 있다.

C9이 2021 MSI에서 보였던 부족한 경기력과 럼블 스테이지 탈락을 고려했을 때 이번 롤드컵에서도 플레이-인 스테이지 탈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야말로 C9과 '퍽즈는 본인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 그들이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탈락한다면 작년의 매드 라이온즈처럼 온갖 조롱과 밈의 희생자가 될 테니까.


비욘드 게이밍

비욘드 게이밍은 PCS의 '1황' PSG 탈론보다 먼저 2021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21 PCS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승자조 4R에서 PSG 탈론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물론 비욘드 게이밍의 경기력이나 체급이 PSG 탈론보다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중후반 한타의 힘으로 만든 승리였기에 의미가 컸다.




비욘드 게이밍의 눈여겨봐야 할 선수는 단연 봇 라이너 '독고'다. 지난 2021 MSI에 PSG 탈론의 임대 선수로 출전한 '독고'는 당시에도 화끈한 딜링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비욘드 게이밍으로 돌아온 그는 팀원들과 완벽한 호흡을 뽐내며 캐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실제로 PSG 탈론과의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에서도 비욘드 게이밍은 '독고'의 맹활약으로 또다시 풀세트를 연출할 수 있었다.

비욘드 게이밍을 상대하는 팀들은 두 가지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하나는 올해 '독고'가 13전 전승을 기록 중인 아펠리오스이며, 다른 하나는 중반 이후 터져 나오는 발군의 한타력이다. 특히 어느 정도 우위를 점했다고 섣불리 바론이나 드래곤을 두드린다면 비욘드 게이밍의 발빠른 대처에 큰 화를 입을 것이다.


유니콘스 오브 러브

어느덧 3연속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유니콘스 오브 러브(이하 UOL)지만, 그들에 대한 기대감은 예전만 못하다. 2021 MSI에서 보인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상당히 험난했던 롤드컵 진출 과정 때문이다. 2021 LCL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승자조 2R에서 UOL은 크로우크라우드에게 1:3으로 패배했고, 이후 패자조 3R와 결승에선 풀세트 혈전 끝에 승리하며 간신히 롤드컵 무대에 올랐다.




팀 컨셉처럼 톡톡 튀는 느낌을 보였던 지난날과 달리 현재의 UOL은 무색무취다. '아나나식'은 그나마 발전한 모습을 보이지만, 제대로 고여버린 '보스-노만즈'는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퇴보한 느낌을 준다. '산타스'는 여전히 존재감이 떨어지며 2020년 데뷔한 신예 봇 라이너 '아르고납트'는 '가제트'의 빈자리를 결코 채우지 못한다.

UOL에게 주어진 행운은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에 배치된 것이다. A조였다면 그룹 스테이지 진출이 불가능에 가까웠겠지만, B조에서만큼은 UOL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작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했던 UOL이 '가제트' 없이도 2연속 그룹 스테이지 진출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

터키엔 역시 한국인 용병이 제맛인가 보다. 만년 중위권이었던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는 올해 5월 '크레이지' 김재희, '얼라이브' 노진욱과 허영철 감독을 영입했다. 그리고 시작된 2021 TCL 서머 스플릿에서 정규 시즌 1위와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하며 단박에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TCL에는 여전히 많은 한국인 용병이 활약 중이지만,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의 성공 배경엔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스웨덴 출신 미드 라이너 '보루루'로 슈퍼매시브 e스포츠 소속으로 2020 롤드컵에 진출했던 실력자의 존재다.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의 경쟁 팀이었던 나스르 e스포츠, 갈락티코스 등도 서머 스플릿을 대비해 한국인 용병을 교체하거나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지만, 마지막까지 '보루루'의 안정감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갈라타사라이 e스포츠는 다른 팀들에 비해 선수들이 합을 맞춘 기간이 가장 짧다는 단점이 있다. 선수들은 국제전 경험도 거의 없다. 하지만 모두가 경력 6년 차 이상의 베테랑들이기에 특유의 노련함을 통해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


데토네이션 포커스미

데토네이션 포커스미(이하 DFM)는 어쩌면 2021 롤드컵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팀이다. 2021 MSI에서 C9에게 일격을 날리고, 담원 기아의 턱밑까지 칼을 들이댔다. 중요한 건 당시 서포터로 출전한 '카즈'는 주전 선수가 아니라 용병 쿼터제로 인해 잠시 경기에 나선 코치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DFM은 '갱' 양광우의 합류로 완전체가 됐다.




DFM의 롤드컵 진출 과정이 완벽하진 않았다. 2021 LJL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을 3연패로 시작하는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후 11연승을 달린 후 타이브레이커까지 승리하며 1위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 2R에서 라스칼 제스터와의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하며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3R에서 AXIZ를 3:0으로 가뿐히 꺾은 DFM은 결승에서 다시 만난 라스칼 제스터까지 3:0으로 완파하며 2년 만에 롤드컵 무대에 돌아왔다.

이번 롤드컵에서 DFM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리아' 이가을의 존재 때문이다. LJL 최고 미드 라이너인 '아리아'는 올해 두 번의 LJL 우승을 본인의 손으로 일궈냈고, 2021 MSI 무대에선 '쇼메이커-퍽즈'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에비'의 경우 기복이 매우 크지만 그만큼 고점도 매우 높고, 다른 선수들도 LJL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다. 만약 모든 선수가 롤드컵 내내 고점 경기력만을 선보인다면 DFM은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넘어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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