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④] 프로게이머 못지 않은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

기획기사 | 김홍제 기자 | 댓글: 9개 |
과거 천대받던 시절도 있던 게임이 이제는 20, 30대를 상징하는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20~30대를 넘어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게임, e스포츠에 매료된 사람들이 40~50대가 되어 얼마 뒤 있을 대통령 선거 후보들도 게이머들을 절대 등한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인지하고 유튜브 게임 채널에 등장한다거나 게임업계에 관심을 가지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게임은 더이상 매니아적인 즐길 거리가 아니고 우리들의 일상과 아주 밀접해있다. 200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기존 스포츠보다 e스포츠가 더욱 친숙하다. 또한, 단순히 프로게이머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경기를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고, 접근성이 더 용이한 인플루언서(BJ, 스트리머, 유튜버 등)들이 즐기는 e스포츠도 프로 e스포츠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프리카TV의 '멸망전'이라는 콘텐츠다.

BJ멸망전은 아프리카TV의 인기 게임 BJ들이 참여해 다양한 e스포츠 종목으로 대결을 펼치는 아프리카TV의 간판 콘텐츠다. 2014년 LoL로 처음 선보인 해당 콘텐츠를 현재 총 12개 종목으로 확대되었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겨보던 인플루언서가 대회에 참가해 만들어가는 성장 과정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큰 만족감을 준다. 대회가 계속 누적될수록 BJ들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거나, 팀원들을 뽑고 연습을 하는 과정 또한 새로운 콘텐츠가 되면서 대회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졌다.

LoL 이후 서든어택,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1, 2, 철권, 카트라이더, 종합게임, 피파 온라인 등, 다양한 종목에서 새로운 즐길 거리와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갔다. LoL 외의 종목임에도 피파 온라인4는 지난해 멸망전 시즌1 당시 70만 명의 누적 시청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유저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게다가 유저들이 직접 대회 진행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직접 자신들이 대회와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느낌은 공식 e스포츠 대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다. 아프리카TV는 "아프리카TV는 앞으로도 유저, BJ들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TV뿐만 아니라 트위치에도 '자낳대'라는 콘텐츠가 있다.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로 시작한 해당 콘텐츠는 트위치 소속 스트리머들이 팀을 새롭게 짜서 진행하는 대회인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인기가 많아져 실제 e스포츠 대회 못지않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다.

스트리머를 모르면 몰입이 잘되지 않았던 부분들도 은퇴한 프로게이머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선수 시절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도 보게 되고, 나도 모르게 T1, 젠지, 담원 기아가 아닌 '자낳대'에서 만들어진 팀을 응원하곤 한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멸망전이나 자낳대와 같은 콘텐츠의 규모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게임단들이 소속 인플루언서들을 영입하는 규모가 점점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그럴수록 인플루언서 본인들도 자신들이 행동 하나에 어떤 책임감이 따르는지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과 소통하지만, 내 방 안, 혹은 작은 스튜디오를 통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소통을 이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무게감을 망각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나오곤 한다.

2022년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 BJ나 스트리머, 유튜버로 불리는 인플루언서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오히려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도 많지만, 그에 따른 무게감은 아직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인플루언서들의 이미지는 인플루언서가 만든다. 이런 부분들을 본인들도 잘 인지하고, 팬들 역시 건전한 문화 형성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뒤를 돌아보는 2022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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