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기] '로스트&파운드 Co.' 숨은 물건 찾기가 이렇게 포근할 줄은

게임소개 | 윤서호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게임의 스타일만 보고 국가를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예전에는 특유의 '색' 같은 게 숨길 수 없이 묻어났지만, 개발자들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점차 그러한 공통적인 색을 벗어던지고 좀 더 자유자재로 스타일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태국의 개발사 비트에그의 '로스트 앤 파운드'도 그 중 하나였다. 타이베이 게임쇼 2024 인디 게임 하우스 부스에 참가한 그들의 게임은 얼핏 보면 일본 게임이라 생각될 정도다. 그만큼 일본 문화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오브젝트들이 세련되고 통일성 있는 아트에 정교한 디테일까지 갖춘 것이 '로스트 앤 파운드'의 결정적인 특징이었다.

이미 제목에서 보듯, 이 게임은 곳곳에 숨어있는 오브젝트를 찾아내는 게임이다. 조금 연식이 있긴 하지만, '월리를 찾아라!'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페이지를 빼곡하게 메운 고만고만한 사람 중에 월리를 찾아내는 그 책처럼, 이 게임에서도 유저들은 여러 비슷비슷한 오브젝트들 사이에 숨어있는 타겟 오브젝트들을 찾아나서야 한다.




물론 단순히 그것뿐이었다면 의미는 많이 퇴색됐을 것이다. 그냥 평이한 2차원 공간 속에 그려진 숨은 물건만 찾는 것이라면, 그림책이나 게임이나 크게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로스트&파운드 Co.'의 선택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고됐다. 모든 오브젝트에 터치 상호작용을 넣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어디 마법사들의 세계가 아닌 이상, 종이에 그려진 것을 건드려봤자 움직이거나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말은 애니메이션을 작업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미지 파일을 움직이려면, 그 동화를 제작해서 빠르게 프레임으로 넘기는 방식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로스트&파운드 Co.'는 앞서 숨은 물건 찾기의 대명사격인 책과 비교할 정도로 오브젝트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 살짝 비슷해보여서 건드려봤더니 그게 설마 소녀의 머리카락이었을 줄은

그 수많은 오브젝트에 상호작용을 입힌 것이 어떻게 보면 '로스트&파운드 Co.'의 전부지만, 그 말 한 마디로 끝내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터치했을 때 여우가 팔짝 뛰거나 움직이는 정도를 넘어서, 어떤 오브젝트를 건드리면서 차근차근 나아가야만 스테이지의 모든 것을 해금할 수 있는 기본기까지 충실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신사'에서는 그런 부분이 비교적 약한 편이었다. 평면 위에 있는 오브젝트들을 잘 찾으면 금방 다 발견할 수 있었고, 어디 한 곳에 숨어있는 것만 한 번 툭 건드려서 상호작용을 일으킨 뒤에야 비로소 찾는 정도였다. 그러나 그 다음 구역인 '정원'부터는 더욱 입체적으로 변했다. 그냥 그림인 줄 알았던 우물이나 사다리가 알고 보니 별도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였고, 그곳에서 물건들을 이리저리 건드리다 보면 숨겨진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미처 몰랐던 기믹이 풀렸기 때문이다.



▲ 그냥 오브젝트인가 싶었는데 아래로 이어지고



▲ 떡 찧던 아저씨가 너구리였을 줄이야

물론 그렇게 일일이 터치하는 것이 단순 반복 노동이기 때문에 꺼리는 유저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유저들을 위해 이 게임은 이야기의 '맥락'도 집어넣었다. 몇몇 오브젝트들은 단순히 터치에 대한 반응 정도만 보이지만, 가장 먼저 집중하게 되는 화면 중심부에 있는 오브젝트들은 그곳에서 있을 법한 여러 상황들을 무언극 형태로 보여주고 있었다.

일본식 정원이 있는 찻집에서 서로 수줍게 속삭이는 연인, 중요한 회담을 하고 있는 어른들, 업무에 바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직장인까지. 그리고 어느 특정 부분을 터치했을 때 주술이 풀려서 그들 대다수가 너구리로 변한 걸 봤을 때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서브 퀘스트에서 '너구리'를 얘기해도 특별한 너구리가 별로 없었는데, 그들 중에 있었다는 뜻이 되니 말이다. 혹은 그 서브퀘스트 중에서 '주주'를 찾으면, 그 주주를 찾은 횟수만큼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가면 갈수록 헷갈리는 숨은 그림 찾기를 오히려 우회하는 게 좀 더 빨리 찾는 방법인 셈이었다.



▲ 힌트가 좀 대략적이긴 하지만, 이걸로 꽃쪽에 있다는 건 확인했으니 건드리다 보면 뭐가 나오겠지

계속 터치하고 눈에 힘을 주면서 집중해야 하는 게임인 만큼, '로스트&파운드 Co.'는 쉽게 질리거나, 눈이 쉽게 피로해질 법한 게임이었다.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로스트&파운드 Co.'는 명암 등은 최소화하고, 화려하고 복잡한 장식이나 눈을 자극할 수 있는 원색 계열의 색은 최대한 지양해서 장시간 화면을 편하게 볼 수 있게끔 했다. 여기에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디자인도 싫증나지 않고 쭉 화면을 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물론 숨은 물건 찾기라는 이 장르가 취향을 타기도 하고, 앞서 말한 이유로 즉각적인 자극을 주기 어려운 장르라는 난제가 있긴 하다. 그렇지만 편안한 무드에, 테마에 맞춘 일련의 맥락까지 집어넣으면서 한 번 클릭하기 시작하면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로스트&파운드 Co.'에는 있었다. 여기에 저연령층과 어른들을 위한 난이도 맞춤까지 지원하는 만큼, 관심이 있다면 현재 스팀에서 체험판을 공개했으니 한 번 접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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