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병단 추가된 하스스톤, "다양한 카드 게임의 플랫폼으로 만들 것"

인터뷰 | 김경범 기자 | 댓글: 12개 |




하스스톤의 새로운 게임 모드 "용병단"이 10월 13일(한국시각 기준) 출시됩니다.

2014년 오픈 베타 이후 전장과 결투를 비롯해 다양한 모드가 추가되었던 하스스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영웅이 하수인과 주문, 그리고 무기를 이용해 상대를 쓰러트리는 기본적인 구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용병단 콘텐츠에서는 게임판에서 싸우는 하수인 ― "용병"에 좀 더 초점이 맞춰 새로운 기능과 요소들을 갖추고 등장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9월 1일 쇼케이스로 처음 그 모습이 공개되자 플레이어들은 "로그라이트(Rogue-lite) 게임같다", "기존의 미궁탐험 같은 진행처럼 느껴진다", "포켓몬이나 모바일 RPG의 3:3 아레나인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쇼케이스 이후 공식 홈페이지나 인플루언서 사전 체험 등을 통해서 용병단의 좀 더 자세한 정보들이 공개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는 과연 어떤 재미를 줄 모드인가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죠.

어찌되었건 그간 궁금증투성이던 용병단을 이제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게 된 가운데, 출시에 앞서 용병단의 주요 개발자들에게 신규 모드의 개발 철학과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한 답변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블리자드의 게임 디렉터 벤 리(Ben Lee, Game Director)와 UI 디자인 수석 로렌조 미나카(Lorenzo Minaca, UI Design Lead), 그리고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에반 폴레코프(Evan Polekoff, Senior Software Engineer)와의 인터뷰를 통해 용병단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관련기사 : [정보] 돌켓몬? 돌더스? 시공의 돌겜? 용병단,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 게임 디렉터 벤 리, UI 디자인 수석 로렌조 미나카,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에반 폴레코프


※ 해당 인터뷰는 출시 이전에 진행되었으며,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통 진행되었습니다.



Q. 용병단의 경우 기존 하스스톤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용병단 콘텐츠는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로렌조 : 말씀하신 것처럼 용병단은 과거 등장한 모드들과는 다소 다른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기존 모드에서는 영웅을 기반으로 플레이를 하는 방식이었다면, 용병단에서는 각각의 용병들이 별도의 능력을 갖춘 형태로 진행하게 됩니다. PvE에서는 RPG 게임에서처럼 파티를 편성해 던전을 공략해나가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PvP에서는 기존 하스스톤 대전보다 좀 더 소규모지만 각 용병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상성 관계를 활용해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해봤습니다.


Q.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PvE 모드는 Slay the Spire류의 덱빌딩 로그라이트, PvP는 포켓몬 혹은 WoW의 애완동물 대전, 용병단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WoW의 주둔지 등을 연상케 합니다. 새로운 모드 개발에 큰 영감을 받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고, 개발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벤 : 확실히 덱빌딩 로그라이트 게임과 유사한 부분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적을 상대하는 맵도 매번 달라지고, 용병들의 능력과 다양한 요소들을 퍼즐처럼 조합해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이 말이죠. 여러 던전을 모험하면서 보물을 모으고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부분도 그렇고요.

이런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다양한 RPG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질문에 예시를 들어주신 것처럼 포켓몬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여러 게임을 보며 영감을 얻으려고 했는데, 저희도 이런 종류의 게임을 즐기는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만 해도 90년대부터 포켓몬을 즐겼던 골수팬이기도 하고요.




▲ 가위바위보같은 역할별 상성


용병단의 개발 시기는 전장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당시 저희가 가진 비전이라면 "하스스톤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카드 게임 플랫폼으로 만들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카드 게임과 전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미 대전 게임과 전장 등 다양한 모드를 즐기고, 지금도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늘어나 전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하스스톤 플레이어들이 계십니다. 이들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만큼, 하스스톤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하스스톤의 본질로 삼고 있는 점은 "진화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게임"이 되자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새로운 모드나 콘텐츠 추가를 하면서 배운 점이 많은데, 플레이어 여러분 입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병단과 같은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 방식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카드 게임 바탕의 플랫폼이 되어가는 하스스톤의 신선한 경험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Q. 전반적인 콘텐츠 규모가 기존의 전장과 비교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느낌입니다. 카드팩도 기존 하스스톤과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탠드얼론 방식의 출시를 고려해볼 수도 있었지 않나 싶은데요?

벤 : 별도 출시와 관련해 먼저 답변을 드리자면, 게임 제작은 굉장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정입니다. 하스스톤의 게임 엔진은 다양한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인데, 이걸 이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재미를 드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하스스톤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경험을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서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서비스가 진행 중인 게임은 새롭고 양질인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넷플릭스 같은 경우를 예로 들면, 새로운 영상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서비스 이용자들은 해당 플랫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하스스톤이 넷플릭스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서비스이지만, 이미 많은 분이 즐기고 있는 만큼 지속적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의 마음입니다.




▲ 하스스톤 내의 모드라기보단 독립적인 게임에 가까운 용병단 콘텐츠


로렌조 : 게임이 복잡한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선 일단 용병단이 하스스톤의 새로운 모드로 추가되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은 기존 하스스톤에서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고, 개발팀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분들도 기존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용병단을 하기 이전에 기존 하스스톤 콘텐츠에서 쌓아온 이해도를 활용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게임 플레이에서 기본적인 구성이 기존 모드에 비해서 다소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밸런싱에도 노력을 했는데, 플레이어에게 한 번에 제공되는 정보의 양이나 페이스의 배분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밸런스를 맞춰왔습니다. 새로운 모드의 첫 출시다 보니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전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꾸준히 조정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Q. 수많은 용병 카드와 능력, 장비, 상성 관계와 속도, 속성/종족 시너지 등의 요소들이 어렵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기존 하스스톤의 "놀랄 만큼 쉽다"라는 콘셉트를 해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진 않았을지?

벤 : 저 개인적으로 용병단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플레이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대략 100시간가량 플레이 경험이 있는데, 용병단은 겉으로 보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 직접 플레이해보면 오히려 쉬운 모드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튜토리얼에서는 플레이어가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잘 설계했습니다. 이 과정에 많은 테스트와 반복 개발이 이뤄지는 등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물론 최종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PvP는 용병단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긴 합니다. 사전에 학습 없이 바로 PvP에 뛰어들면 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메커니즘을 알기 어려워 좋은 플레이 경험을 하긴 어렵겠죠.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학습이 점진적으로 가능하게 했습니다.

용병단은 무조건 엔드 콘텐츠를 빨리 가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플레이어 여러분들은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서둘러서 깨야 하는 종류의 콘텐츠가 아니기에 느긋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PvP도 충분히 즐길만한 콘텐츠지만, PvE에 많은 공을 기울인 만큼 1인 RPG의 경험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로렌조 : UI 설계에서도 이용의 편의를 많이 고려했습니다. PvP와 PvE에서 전투를 하는 데 있어 다양한 요소들을 퍼즐처럼 맞춰나가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UI를 설계했습니다.

캐릭터의 능력 같은 경우도, 직관적인 것도 있지만 시너지를 통해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다양하게 준비되어서 파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를 단순하게 즐길 수도, 복잡하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Q. PvP의 덱 완성을 위해 반복적으로 PvE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반복 플레이가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을까요?

에반 : PvE는 반복적으로 플레이해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현상수배의 경우 플레이를 할 때마다 맵의 경로가 다르게 제시되는데, 맵에 있는 관심 지점에서 서로 다른 효과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혼의 치유사가 있는 지점은 죽은 아군을 부활시킬 수 있고, 축복을 받아 특정 역할군의 용병들이 강화되는 식으로 말이죠. 경로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매 플레이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최종 우두머리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파티의 조합을 특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런 요소를 바탕으로 하나의 맵에서도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하죠.




▲ PvE에서의 맵의 경로를 무작위 생성해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줄 것


그리고 저희는 영역에 따라 다른 하수인 종족 구성이 등장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이것을 생태계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어 불모지 같은 지역에서는 가시멧돼지 종족이 더 많이 등장하는 식입니다. 이처럼 특정 종족을 상대로 특화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기에,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Q. 용병단 모드의 PVP는 평균적으로 한 게임에 몇 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밸런스를 고려했나요?

에반 : 용병단 PvP는 하스스톤의 기존 대전에 비해 짧게 설계했습니다. 짧으면 2-3분 정도면 끝날 수 있지만, 파티 구성이나 능력 선택에 따라 더 긴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만약 용병단 내에서 길고 지속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면 현상수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는 방식도 있습니다.


Q. 시즌별로 신규 게임판을 추가하거나 꾸미기 요소 판매를 고려하고 있나요? 또, UI 측면의 개선(능력 확인, 전투 로그 등) 계획은?

로렌조 : PvE와 달리 PvP에서는 상대가 어떤 능력을 사용하는지 전투에 들어가기 전엔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학습을 통해 예상하고 대응을 해야 하는 측면입니다.

게임판의 경우는 기존 하스스톤의 모드가 손패를 든 영웅이 양쪽에 있고, 가운데서 플레이가 진행되면서 턴에 따라 시선이 왔다갔다 하는 방식이었다면, 용병단에서는 일관적으로 시선이 아래에서 위로 일관되게 이어집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게임판도 기존보다 위아래로 다소 길게 변경되었고요.

게임판의 배경 요소에 대해서는 지역에 따라 특징적인 요소들을 반영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면 게임판 위에 바람이 부는 모습이 보이고,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쌓인 눈이, 또 화산재가 날리는 화산 지역이라거나 하는 식으로요. 앞으로 지역이 업데이트됨에 따라서 이러한 외관 요소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 기존 게임판과 다소 다른 형태를 가진 용병단의 게임판



Q. PvP에서 감정 표현은 기존 대전 모드처럼 가는지 아니면 전장처럼 별도의 감정표현을 추가하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로렌조 : 현재 용병단은 기존과 달리 영웅 초상화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디자인입니다. 출시 이후 피드백을 받아 감정 표현과 관련된 요구가 있다면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아직은 열린 가능성이지만, 기본적으로 하스스톤의 UI 개발 철학은 무언가 추가할 때 최대한 직관적일 수 있도록 하는 점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출시 버전 기준으로 용병 카드는 몇 종류가 준비되어 있나요?

벤 : 출시 시점에는 51명의 용병이 제공됩니다. 이후 용병의 가짓수가 더 늘어날 예정입니다. 현재 하스스톤은 전장 대규모 패치나 미니 세트 출시 등 큰 규모의 패치 번호가 있는데, 이러한 큰 업데이트에서는 신규 용병이나 지역 등이 추가되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신규 지역 같은 경우는 무료로 제공이 될 것이고요. 만약 용병으로 추가되었으면 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의견을 주시면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용병단에 디아블로가 추가된 점에 놀란 사람이 많은데, 스타크래프트나 오버워치 등의 용병들이 추가될 수도 있을까요?

로렌조 : 일단 이 게임 모드가 던전을 탐험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주고, 로그라이크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이런 모드라면 디아블로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는걸"하는 농담도 나왔고요. 사실 블리자드의 개발자들은 다른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넘어오는 경우도 많아서 이런 농담이 자주 나오는 편인데, 벤에게 실제로 디아블로를 용병단에 추가한다는 결정을 듣고 저도 굉장히 놀랐습니다.

게임의 요소가 디아블로와 공통이 되는 측면도 있고, 용병단 출시 시기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출시 시기와 맞물리는 측면도 있어서 용병으로 디아블로가 추가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이렇게 용병단에 추가될 만한 타당한 계기가 있다면 다른 IP의 캐릭터도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미궁 탐험 같은 콘셉트가 어울려 용병 도입이 된 디아블로



Q. 용병단의 업데이트는 어느 정도 주기로, 그리고 어떤 규모로 진행될 예정인가요?

에반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시기에 맞춰 신규 용병, 지역 등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또, 플레이어분들의 피드백과 모니터링에 따라 지속적인 콘텐츠 개선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Q. 대전 모드처럼 용병단도 이스포츠 대회를 고려하고 있나요?

벤 : 하스스톤은 기본적으로 풀뿌리 이스포츠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용병단의 경우도 일단은 플레이어들이 PvP를 어떻게 즐기는지 모니터링을 할 계획입니다. 플레이어분들이 PvP를 재미있게 즐기고, 경쟁적인 흐름으로 간다면 이스포츠를 고려할 수도 있겠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출시 이후 어떻게 즐겨주실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벤 : 한국 플레이어들이 출시된 용병단을 즐기며 즐거운 경험을 갖기를 기다리겠습니다. PvE나 PvP, 그리고 앞으로 추가되었으면 하는 용병 등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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