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22년 국산 슈팅 게임 대격돌

기획기사 | 정수형 기자 | 댓글: 30개 |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 이후 한동안 뜸했던 국산 슈팅 게임 시장에 반가운 희소식이 들렸다. 그것도 연달아 세 개나 된다. 장르도 다양하다. 이제는 익숙해진 배틀로얄 장르의 '슈퍼피플'과 오랜만에 등장하는 액션 TPS '프로젝트D', 오픈 월드 스타일의 대규모 전쟁 '크로우즈'까지. 세 개의 게임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모두 최근에 유저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이며, 테스트에 참여한 게이머들의 반응도 꽤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오랜만에 등장한 슈팅 게임이라 동정표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 개의 슈팅 게임 모두 먼 미래가 아닌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는 점도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이리라.

게임의 퀄리티라던지 재미 등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안달이 난다. 음식도 한 번 먹어본 사람이 더 잘 안다고, 몰랐을 때는 시큰둥했지만, 맛을 알아버린 이상 계속 관심을 두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에 그동안 나온 공식 정보와 테스트 반응, 그리고 슈팅 게임으로서의 차별점 등 '프로젝트D', '슈퍼피플', '크로우즈'의 이모저모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프로젝트D
개발사 : 넥슨지티 / 장르 : 액션 TPS


프로젝트D는 넥슨지티에서 개발 중인 액션 TPS 장르의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세계적인 흥행 이후 배틀로얄 장르가 대세가 된 시점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팀 대전 슈팅 게임이라 볼 수 있다. 현재는 8인의 개성 넘치는 요원과 5:5 폭탄전 모드만 공개됐으며, 추후 다양한 능력을 갖춘 요원과 새로운 모드가 추가될 예정이다.

앞서 말했듯 현재는 폭탄전 모드 하나만 개발된 상태다. 폭탄전은 5:5의 인원이 공격과 수비 진영으로 나눠 대전을 벌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공격팀은 수비팀의 공세를 뚫고 특정 지역에 시드(폭탄)을 설치해야 하며, 수비팀은 공격팀이 시드를 설치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혹은 상대 팀의 인원을 모두 쓰러트려도 된다.

전략적 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답게 일반적인 폭탄전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이 배틀로얄에서나 볼 수 있던 자기장으로 공격팀과 수비팀의 지루한 대치 상황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자기장은 매 판 형태가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형태에 맞춰 유동적인 공격 및 수비 루트를 짜도록 선택을 강요하기도 한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단순한 폭탄전과 달리 자기장 때문에 생각할 요소가 많아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폭탄전은 데스매치와 달리 경기 중 사망하면 해당 경기가 끝나기 전까진 캐릭터가 부활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저들은 최대한 죽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으며, 수비팀의 압박을 뚫고 가야 하는 공격팀 입장에서 빈틈을 만들기 위해 대치하다 보면 경기 자체가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시간제한만 걸어둔 일반적인 폭탄전과 달리 시간에 따라 자기장에 의해 좁아지는 맵은 필연적으로 유저들간의 교착 상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며, 역으로 자기장을 이용해 지역 방어가 허술한 곳을 뚫고 폭탄을 설치하는 등의 차별화 된 전략을 구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다른 전략 요소인 팀 업그레이드의 경우 캐릭터의 능력과 팀원의 협력에 따라 적보다 빠르게 장비를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정 캐릭터는 돈과 관련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단순히 공격적인 능력보다 어찌 보면 초반 게임의 전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에임 실력이 다소 부족한 유저라 할지라도 다양한 요소를 통해 팀에 이바지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이밖에도 저거넛 같은 강력한 전술 장비와 캐릭터의 패시브 효과로 적용할 수 있는 렙톤 등 기존의 슈팅 게임과 비교해도 차별화 포인트는 차고 넘친다. 사실 이 점이 프로젝트D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싶다. 기존의 전략 슈팅 게임보다 조금 더 복잡한 시스템은 자칫 게임의 진입장벽을 높여 하는 사람들만 하는 게임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 테스트에 참여했던 유저 중에서 어려운 진입장벽에 불만을 토로한 비중이 작지 않았던 것만 봐도 꽤 시급한 문제로 보인다.

물론 슈팅 게임 특성상 다른 게임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승패가 불과 1초 남짓한 시간 안에 일어나다 보니 재빠른 판단력과 동체 시력 등을 요구한다. 다만, 이런 에임 실력은 얼마든지 콘텐츠나 시스템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 있다. 가령, 폭탄전보다 죽음의 부담감이 낮은 데스매치나 협력 모드를 개발하고 서포트 계열의 캐릭터, 렙톤 등을 추가하는 형태로 말이다.



▲ 이미지 출처 - 프로젝트D 공식 유튜브

한편, 지난 알파 테스트 기간 동안 넥슨지티는 다수의 인플루언서와 개발자 간의 이벤트 매치를 통해 간단한 Q&A를 진행하거나 김명현 디렉터와 정동일 기획팀장의 개발자 라이브 방송을 통해 개발 의도, 앞으로의 개발 방향성 등을 언급했다.

의미 있는 답변 위주로 본다면 'P2W 요소는 절대 없을 것', '게임명은 프로젝트D 뒤에 부제를 붙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PVP 중심의 게임이지만 PVE 역시 고려 중이다', '올해 상반기 내 다음 단계의 테스트 진행 예정'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알파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D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입문 난이도가 높다고 하나 기존의 슈팅 게임에선 볼 수 없는 참신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적당한 포만감이 들 정도다. 이제 겨우 1차 알파 테스트를 끝낸 상황이니 추후 개선점을 보강한다면 국산 슈팅 게임 시장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슈퍼피플
개발사 : 원더피플 / 장르 : 배틀로얄


슈퍼피플은 허민 대표의 차기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신작 배틀로얄 슈팅 게임이다. 유저들은 각자 고유의 능력을 갖춘 12명의 슈퍼 솔저 중 한 명으로 전장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맵에 따라 최대 40, 64인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현재 솔로, 듀오, 스쿼드부터 FPP, TPP 등의 다양한 모드가 준비되어 있으며, 글로벌 CBT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슈퍼피플은 약물의 힘으로 일반 사람보다 강력해진 군인들이 혈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슈퍼피플의 아이덴티티이자 차별 요소로서 군인들의 특별한 능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승패가 갈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슈퍼피플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이능력 캐릭터를 활용한 배틀로얄 게임은 존재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에이펙스 레전드'로 능력을 사용해 적을 추적하거나 독가스, 미사일을 발사해 적을 제압하는 등 정통 FPS에서는 볼 수 없는 다채로운 스킬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슈퍼피플이 기존의 이능력 배틀로얄 게임과 다른 점은 마치 RPG처럼 캐릭터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있다. 솔저마다 9개의 패시브 스킬과 1개의 궁극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필드에 떨어진 슈퍼캡슐을 먹으면서 레벨업을 할 수 있다. 강력한 성능을 가진 궁극기는 12렙부터 사용할 수 있으며, 배우기 어려운 만큼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면 화끈한 능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 방식과 변수 창출에 효과적인 궁극기가 어우러져 슈퍼피플은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차별화된 플레이 경험을 선사해주고 있다. 현재 배틀로얄 게임의 양대산맥이라 볼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에이펙스 레전드'와 비교한다면 교전의 변수가 많아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적이라 할지라도 밀고 들어가기가 쉬우며, 필드 내 파밍을 통해 입맛대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도 있다. 다 같은 클래스라고 해도 어떤 캡슐로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따라 조금씩 성장에 차이가 있으니 교전뿐만 아니라 필드 파밍 역시 신경 써야 한다.

RPG 요소는 캐릭터 외에 장비에도 적용된다. 장비에 등급을 두고 필드 파밍으로 상위 등급의 장비를 얻는 것이 기존의 방식이었다면 슈퍼피플은 재료 조합을 통해 한 단계 상위의 장비로 강화를 시키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필드에서 줍거나 강탈 외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던 것과 달리 열심히 파밍만 해도 상위 장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새로운 시스템을 대거 추가하면서 생긴 부작용도 있다. 빠른 파밍 후 교전 위주로 전투를 펼칠 수 있던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과 달리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아지면서 게임이 복잡해진 것이다. 원래부터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기 때문에 이런 복잡함은 더욱 크게 와 닿는다.

단순하게 파밍만 봐도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하고 장비를 강화시켜야 하는 이중 노력이 들어간다. 장비가 좋아도 캐릭터 성장에서 뒤처지면 후반부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다. 또한, 장비 강화 기능 때문인지 등급에 따라 장비의 성능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것도 파밍에 더욱 열을 올려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투 역시 총격전으로 치고받고 싸우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적의 능력을 파악하고 내 능력을 잘 활용하기 위해 생각해야 한다. 솔로 모드라면 1:1 위주로 교전이 이뤄지니 그나마 괜찮지만, 듀오와 스쿼드로 넘어간다면 한순간의 판단 미스가 팀의 전멸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배틀로얄 게임과 시스템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보니 게임의 평가 역시 엇갈리는 편이다. 단조로운 파밍과 교전에만 신경 쓰면서 생존 게임 특유의 깊이감이 얕아진 것에 불만이 있었던 게이머들은 조금 복잡해서 신경 쓸 것이 많은 슈퍼피플의 행보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복잡한 시스템과 밸런스 등의 문제를 꼬집으며,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유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평가는 시기상조라 볼 수 있다. 테스트 기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 상황을 기준으로 본다면 슈퍼피플의 미래는 꽤 긍정적인 편이다.

12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CBT는 스팀 동시 접속 17위를 달성하며 CBT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어떤 게임인지 맛만 보는 CBT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게이머가 관심을 가진 셈이다. 이를 통해 슈퍼피플은 전 세계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유저들이 아쉬워 했던 1인칭 시점 추가, 무기 밸런스, 인터페이스 등을 발 빠르게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인 발걸음을 떼기도 전인데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슈퍼피플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앞으로 정식 출시 전까지 어떤 식으로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과 차별되는 재미를 줄 것은 확실해 보인다.


크로우즈
개발사 : 썸에이지 / 장르 : 오픈월드 슈팅 게임


크로우즈는 썸에이지의 개발 자회사로 알려진 로얄크로우에서 개발 중인 신작 오픈 월드 슈팅 게임이다. 서든어택을 개발한 백승훈 대표가 개발하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게임은 까마귀라 불리는 용병이 되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 지역에 참여한다는 내용으로 특정 미션에 국한되지 않는 용병이란 특징을 살려 다양한 전투 모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블러드 존과 스쿼드 오퍼레이션 두 가지의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블러드 존은 일반적인 점령전과 비슷한 모드다. 유저는 A와 B팀으로 나뉘어 특정 구역을 점령해야 하며, 더 많은 점령 포인트를 획득한 팀이 승리하게 된다. 전장에 따라 탱크와 헬기 등의 탈것도 등장하고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블러드 존은 지난 2차 CBT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는 모드였다. 아직은 첫 테스트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맵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탈것 역시 한정되어 있다. 대규모 전투를 메인 콘텐츠로 삼는 '배틀필드' 시리즈와 비교하면 리스폰이 빠르고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빨라 점령전임에도 스피드한 전투가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모드인 스쿼드 오퍼레이션은 특정 지역에서 세계관 내 주요 자원인 큐온을 수집하고 탈출하는 방식이다. 전장에는 전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장비가 있으며, 이를 파밍하고 다른 유저보다 발 빠르게 자원을 수집해야 한다. 자원을 수집할 때마다 더욱 강력한 장비나 탈것을 보급받을 수 있으므로 점령전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예정이다. 해당 모드는 곧 시작될 3차 CBT부터 체험해 볼 수 있다.

현재까지의 반응을 살펴보면 오랜만에 등장한 국산 대규모 전장 게임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아쉬운 점 또한 보인다. 사실적인 전투를 바탕으로 총기 타격음과 액션 등은 준수하나, 전체적인 모션이 엉성해 목각인형을 보는 듯하다. 만약 1인칭 슈팅 게임이었다면 어색한 모션이 딱히 문제가 되진 않았겠지만 크로우즈는 1인칭과 3인칭을 모두 지원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블러드 존을 기준으로 빠른 리스폰 때문에 점령전 특유의 심리전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다. 적을 쓰러트려도 주변에 금방 리스폰 돼버리니 특정 지역을 점령해서 이득을 본다는 느낌이 덜한 것이다. 점령지를 두고 대치하기보단 일단 돌격해서 적을 잡고 여차하면 죽으면 되니 마치 데스매치 모드처럼 전투 자체가 소모전처럼 느껴진다. 만약, 리스폰을 빠르게 해 긴박한 점령전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면 점령지와 리스폰 장소에 거리를 두거나 개인이 아닌 단체로 점령할 때 더 큰 이득을 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이 게임 역시 한창 개발 중인 게임이라는 것이다. 지난 1차 CBT부터 2차, 3차 CBT까지 꾸준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그래픽이나 인터페이스 등 게임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점은 개발을 진행하면서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3차 CBT에서는 신규 모드도 제공하니 기존의 점령전과 다른 크로우즈만의 매력을 찾을 수도 있다. 점령전 역시 지금까지는 작은 맵 위주로 진행돼 탈것을 활용하기보다 육탄전을 더 선호했지만, 더 넓은 맵이 등장한다면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질지 모른다.

현재까지의 모습과 평가를 종합해보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정식 출시까지 기간이 남았으니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된다. 크로우즈만의 차별화와 장점을 갈고 닦아 멋진 게임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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