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립 직후 코로나19 직면,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가 헤쳐온 길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코로나19로 작년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지스타가 올해는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개최됐다. 아직 코로나19의 위협이 남아있으나,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과 높아진 백신 접종률에 오프라인 행사들이 일부 제한이 있지만 개최되는 형태로 전환된 것이다.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된 코로나19의 위력은 각종 산업에도 여파를 미쳤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업계도 그 영향을 비켜나지 못했다. 지스타뿐만 아니라 E3, 게임스컴 등 해외의 게임쇼도 취소되거나 혹은 온라인으로 전환했으며, 몇몇 게임사들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체계를 갖추는 과정에서 출시를 연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2K 등 기존에 체계가 잡혀있던 대기업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19년 12월 설립된 충남 글로벌 게임 센터로서는 발족하자마자 바로 커다란 바위를 만난 셈이었다. 코로나19 시대의 바뀐 업무 환경에 대한 대응을 빨리 갖춰야 했으며,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 개발자 및 지망생들을 지원하는 투트랙을 해내야만 했다. 오프라인 이벤트 축소로 지역 게임사들의 작품을 어필할 공간이 줄었으므로, 새로운 길도 찾는 것도 일이었다.

설립 후 처음으로 지스타 오프라인 현장에 참가한 충남 글로벌 게임 센터는 그간 지역 내 게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고충을 겪었으며, 어떤 성과를 올렸을까? 아울러 그간의 지스타가 아닌, 코로나19 이후의 지스타에 처음 참가한 그들의 소감이 어떨지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장성각 본부장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장성각 본부장


Q.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는 이번이 지스타 첫 참가로 알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또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장성각: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는 19년 12월에 개설했다. 그러니 본격적 사업은 2020년부터 한 셈이다. 작년부터 안타깝게 코로나19가 발발하지 않았나. 그래서 전시회가 없었다. 그래도 올해는 이렇게 지스타가 오프라인으로 열려서, 입주 기업들이 열심히 제작한 성과를 보일 수 있었다. 어제부터 계속 퍼블리셔와 투자사들과 직접 만나서 상담하고 분주한데,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현재 몇 개 기업이 입주해있고, 또 이번 지스타에는 몇 개 작품이 출품했나

장성각: 지금은 24개 기업이 입주해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에 여러 모로 차질이 생기기도 하고, 각 입주사마다 사정으로 인해서 올해는 4개 기업의 4개 작품으로 참가했다.

보통은 11월 말까지가 게임 개발 피치를 올릴 때다보니, 다들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부스 참가는 안 했어도 이미 자신들의 게임을 출시, 서비스하신 분들도 지스타에 와서 퍼블리셔들을 만나 따로 이야기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 이번 지스타에서는 입주사 중 4개 기업이 부스에 참가했다


Q. 그간 코로나19로 게임 업계가 어려웠는데, 어떤 식으로 지역의 게임사들을 지원해왔나?

장성각: 게임 개발자들이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코로나19가 어려움은 있었지만,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마 다른 지역도 우리와 마찬가지일 것 같긴 하다.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라면, 우리는 본격적인 업무가 작년부터 시작했으니 그에 맞춰서 처음부터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게 비교적 쉽지 않았나 싶다. 또 처음 시작할 때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자, 이 방향을 집중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만의 특징이라면, 지원하는 게임의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게끔 돕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VR/AR 말고도 MMORPG, 혹은 예전에 제작했다가 서비스 중단되어서 표류 중인 IP를 사와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입주사 입장에서도 소규모이긴 해도 IP를 부활시킬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도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

아울러 투자 유치도 돕고 있다. 문체부에서도 콘텐츠 기업을 투자하는 펀드 등이 있는데, 우리쪽 기업에서도 수혜 받는 기업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토대로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Q.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가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데다가, 처음부터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직면해서 지원 프로그램 운용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 또 게임 개발자뿐만 아니라, 지망생들도 돕는 것이 지역 게임센터들의 업무 중 하나로 알고 있는데, 어떤 프로그램을 운용해왔나?

장성각: 충남에는 호서대, 공주대, 홍익대 충남캠퍼스 등 대학도 많고, 우수한 자원이 많다. 또 대학에서 게임을 제작하다가 창업으로 나서는 인력도 있고, 이를 여러 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개발자 지망생을 대상으로 게임잼을 진행했다. 다른 지역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했는데, 우리는 오프라인이 더 시너지가 나지 않나 해서 오프라인으로 했다. 물론 방역에 철저히 신경을 썼고,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다. 아마 작년에 진행한 게임잼 중 우리가 유일하게 오프라인으로 진행하지 않았을까 싶다.

개발자들이나 지망생들이 여럿 참여했는데, 다들 온라인 위주로 만나다가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게임잼하는 기회가 다시 생긴 것에 굉장히 좋은 반응을 보이더라. 2박 3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주제로 여러 가지 게임들이 나오고, 또 개발자와 지망생들이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다음 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또 오프라인 게임잼을 열 예정이다. 이번 게임잼 주제는 '철도'고, 게임잼에서 출품한 작품을 게임센터 인근에 있는 천안아산역에 전시할 수 있도록 코레일과 협의했다. 그래서 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8개 팀 정도가 창업 공모전에 참가해서 선발됐고, 그 팀을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 중에 4팀이 지금 BTC BIC관에 참가했다.



▲ 작년에도 철저한 방역 대책을 갖추면서 오프라인 게임잼을 성료했고, 올해도 오프라인 게임잼을 준비 중이다


Q. 이외에도 개발자들을 돕기 위한 2021년 그리고 2022년의 계획을 소개한다면?

장성각: 작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당장 지원 받은 걸로 바로 출시까지 가고 매출을 내는 그런 기업이 있지는 않다. 다만 올해 상반기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도 있는 상황이고, 조금씩 시작하는 단계다.

사실 전국적으로 하는 게임 개발 지원 사업은 큰 차이는 없다. 세세한 차이는 있을 순 있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한콘진이나 다른 지역 게임센터나 비슷할 것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 '세세한 차이'는 있다.

일단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만의 사업을 꼽자면, 숙소 지원이다. 새로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에 입주한 업체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을 때 임대료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숙소 금액은 그렇게 큰 건 아니지만, 언제든지 이곳에 와서 숙소나, 공간을 구해서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끔 돕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그게 신규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있고, 작년에 코로나19 때문에 소상공인도 힘들지 않았나. 그래서 공실이 많았다. 그 공실을 숙소로 지원하니까 근처 상권이 순환 구조가 일어나는 효과도 있더라. 또 그러다보니 지역민들에게서도 게임센터, 개발사에 대해서 좋은 인식이 생기는 작은 계기이지 않았나 싶다. 그러면서 인재풀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인 것 같기도 하고.


Q. 정부 지원이나 지역 사회의 지원을 받는다는 게 굉장히 고루하고, 또 제한도 많다는 인식이 있지 않나. 그렇게 해서 나온 게임들도 장르가 한정적이라던가 하는 선입견도 있고. 이를 깨기 위해서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장성각: 사실 정부 사업, 공공 사업 특성상 제한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기업이 원하는 걸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 장르 제한이 없는 게 일단 첫 번째고, 다음은 앞서 말했듯이 어렵게 만들었다가 서비스를 종료해버린 게임을 복원하는 것도 지원하고 있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한다가 아니라, 최대한 기업이 원하는 방향을 맞추고자 한다. 또 제안할 때도 수용 가능한 것 위주로 제안하고자 한다.

요는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즉 지원 받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어렵게 만들었다 부득이하게 폐기되거나, 혹은 서비스가 종료되어버린 게임을 살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것을 도운 것이니, 조금의 비용을 들여도 효과는 크지 않나 싶다.


Q. 최근 정부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게임 산업 육성과 게임 인식 개선에 대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지 않나.

장성각: 긍정적인 게임문화 확산도 지역 게임센터의 임무 중 하나다. 그래서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180여 명의 교사들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참여했는데, 그 중 아산 초등학교의 교사가 직접 로블록스를 활용한 교습법을 강의했다. 참여했던 교사들이 여러 가지로 인상 깊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많은 분들이 수료하고, 그 교습버을 적용해서 여러 가지 효과를 보고 있다. 학생들에게 좀 더 긍정적인 인식을 제공하지 않았나 싶고. 한 명의 교사가 20명 이상의 학생을 가르치니 단순 계산으로도 180 곱하기 20 아닌가. 그렇게 해서 긍정적 게임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 설립 이전에도 지스타를 방문한 경험이 있나? 또 코로나19 이후의 오랜만에 이어진 지스타 오프라인 개최에 대한 소감은?

장성각: 매년 지스타 때마다 내려왔다. 그때는 입주 기업도 없고, 게임센터가 설립되기 전이긴 했지만 게임산업 종사자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 준비 단계에서 협의체를 구성하고자 했다. 게임센터가 설립되자마자 성과를 낼 수 있던 것도, 사전에 지스타에 계속 내려와서 학계와 업계에서 좋은 멘토나 전문가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예전부터 많이 지원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온라인도 좋은 플랫폼이긴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번에 4개의 입주 기업만 참가했지만, 일단 그분들이 투자도 받고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하는 등 성과를 올렸으면 한다. 오늘도 오전 오후로 미팅을 여러 건 갖고 계약도 진행하느라 다들 분주한데, 부스에 참가한 4개사 외에도 나머지 20개 기업에서도 퍼블리셔를 만나서 자신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분들도 성과가 있으면 한다.




Q. 작년에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는데, 여러 모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언제부터 설립을 준비했나, 또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가 생길 수 있었던 원동력을 꼽자면?

장성각: 본격적인 준비는 2017년쯤부터 진행했다. 정책 자문도 받았고, 게임센터 유치를 위해 중앙 부처도 여러 차례 찾아다녔다. 한국콘텐츠 진흥원과 협의도 하고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 19년도에 예산을 일부 받고 오픈했다.

사실 사업에서 눈에 보이는 건 결국 결과, 과실이지 않나. 아직은 그것이 나올 단계는 아니긴 하다. 그럼에도 설립 전부터 협의체라던가 다방면으로 준비했고, 그때 지금 입주 기업 중 일부도 적극 돕는 등 여러 모로 합심해서 성과를 내고자 계속 힘을 모아왔다. 내년쯤이면 과실을 딸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서도 게임산업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또 지리적 위치도 좋고, 준비 단계에서부터 중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세운 데다가 인적 자원도 훌륭하니 이렇게 게임센터 설립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Q. 코로나19가 아직 가시지 않긴 한데, 앞으로 찾아올 코로나19 이후에 지역 게임 개발사 및 게임 개발자 지망생 육성에 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장성각: 코로나19가 여러 면에서 업계의 지형을 바꾼 건 사실인 것 같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외, 글로벌의 문제 아닌가. 그 어려움을 정말 많이 체감했다. 그래도 이제 위드코로나로 바뀌면서 오프라인으로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하고 있지 않나. 내년에는 가능하다면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등, 다양한 게임쇼에 출전해서 우리 게임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쪽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도 더 많은 기업들과 함께 지스타에 나와 좋은 게임들을 선보일 계획이니, 우리 충남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Q. 작년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해외 게임쇼가 안 열리기도 했고, 또 해외에 나가는 것도 제한되다보니 해외쪽 진출을 지원하는 것에 어렵지 않나 싶은데, 어떻게 대처해왔나 궁금하다. 해외 진출 지원을 또 어떤 식으로 해왔나도 묻고 싶다.

장성각: 입주사마다, 또 게임마다 해외 타겟팅이 각각 다르지 않나. 그에 맞춰 지원하는 게 최우선이다. 우선은 인플루언서 홍보쪽을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 입주사 한 곳에서 러시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자 하는데, 그때도 맞춤형으로 지원했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그 게임을 홍보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그 게임을 만든 기업이 가장 잘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대표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의견을 듣고 난 이후 지원을 할 때는 지스타를 계속 다니면서 갖춘 네트워크망을 활용하고 있다. 여러 모로 지스타에서 만난 인연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어온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게이머들과 게임 개발자, 그리고 지망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장성각: 충남 글로벌 게임센터는 천안아산역 근처에 위치해있는데, 우리나라의 한가운데가 아닌가 싶다. 풍부한 인적 자원도 있으니, 충남이 게임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 지원과 인디 개발자 육성도 하고 있는데, 충남이 인디 게임의 인재가 모이는 그런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하고, 또 우리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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