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ata.ai가 보는 2023년의 모바일 게임 시장 전망은?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앱애니에서 최근 사명을 바꾼 data.ai는 게임 시장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 동향 및 매출 규모, 트렌드의 변화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컨설팅까지 게임 출시 전략을 고심하는 개발자를 위해 여러 가지로 제안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어느덧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그 대미를 장식할 '지스타 2022'까지 3년만에 다시 대대적으로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상황. 과연 데이터를 기반으로 봤을 때 2023년 그리고 앞으로 모바일 및 게임 시장 전반이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 전망할 수 있을지 지스타 현장에서 data.ai의 데이비드 킴 아시아 태평양 총괄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data.ai 데이비드 킴 아시아 태평양 총괄 대표



■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의 눈으로 본 2023년 모바일 게임 시장 전망은?

Q. 소개 부탁한다.

= data.ai의 아시아 태평양 총괄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킴이다. 이전에는 맥켄지,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 있었다가 삼성전자를 거쳐 2년 전쯤에 data.ai로 왔다. 지금은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에 인도 등등까지 포함해서 담당하고 있다.

data.ai는 모바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장 분석 자료를 앱 제작사들에 전달하거나 혹은 이를 기반으로 시장 창출이나 앱 관련 자료 분석, 광고 수익 등 다방면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다. 똑같은 앱을 만들더라도 시장 분석 및 자료에 따라 글로벌 진출 현황과 수익 창출이 달라지고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그 중요한 '데이터'를 다방면으로 확보하고 관리하고 분석, 전달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Q. 어느덧 2022년도 거의 막바지로 가고 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센세이션한 데이터를 보여준 사례를 꼽자면? 그리고 그렇게 선정한 이유도 궁금하다.

= 제일 센세이션했던 건 스텀블 가이라는 게임이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다운로드 수가 급증한 게임이고, 네 번째로 많은 유저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이다. 데일리 유저는 3천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RPG, MMORPG가 대세이지 않나. 리니지류 그런 것들이 강세고, 그런데 글로벌로 보면 확실히 다르다는 걸 여실히 체감했다. 우리에겐 낯선 파티 게임이라는 장르가 글로벌에서는 어필한다는 점, 또 국내에서는 아직 모르는 시장이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할까.


Q.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다가 최근 정체된 느낌인데, 이를 데이터에이아이에서 ‘성숙’이라 표현한 것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진화’의 여지가 남아있다 하는데, 어떤 맥락에서 그렇게 분석했는지 묻고 싶다.

= 모바일 게임은 이미 엊그제 나온 게 아닌, 꽤 오래 전부터 나와서 성장한 게임 분야다. 그건 다 알지만, 아직도 기능적으로나 장르적으로나 계속 진화하는 것 같다. 옛날 모바일 게임과 지금 모바일 게임을 비교해보자. 예전에는 혼자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하이퍼캐주얼이든 무엇이든 같이 즐기는 그런 기능이 자연스럽지 않나. 모바일 성능도 좋아지니까 기능도 더 많이 붙고, 크로스플레이에 MMORPG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게 됐다. 더 나아가 VR 연동이나, 이후에 우리가 해보지 않은 기능까지도 미래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전망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라고 부를 만한 파이가 아직 동남아쪽은 미진하다. 단적으로 말해서 모바일 게임을 하려면 스마트폰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그 시장이 아직 미진한 곳이 아직 남아있다. 인도나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일본도 아직 피처폰 유저가 많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선진국, 혹은 중진국 위주로 잡혀있는데 그 범주 밖에 있던 사람들도 모바일 플랫폼에 접근하게 되고 포함이 되면 자연히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 아닌가. 인도, 인도네시아 등, 방대한 시장이 아직 남아있고 그쪽이 풀리고 데이터도 확보되면서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 모바일 시장이 일견 정체되어보이지만,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보았다


Q. 앞서 말했듯 한국 시장은 2022년에도 MMORPG가 강세인 반면, 글로벌은 동향이 다른 느낌이다. 2022년에 글로벌에서 강세를 보인 장르를 꼽자면? 또 2022년에 성장세를 보이면서 내년이나 이후를 기대해볼 법한 장르를 꼽자면?

=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이퍼캐주얼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또다른 분야를 꼽자면 액션, 퍼즐 이 두 가지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사실 이 두 장르는 게임계에서 변함없이 존재하는 장르이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를 풀기에 정말 좋은 장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레이싱, 혹은 최근에 주목 받는 크리에이티브한 게임은 앉아서 쭉 집중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고스톱, 퍼즐, 캐주얼 게임 등 나이 상관 없이 많은 사람이 하는 장르도 있지 않나. 그 중에 액션, 퍼즐이 글로벌에서 자리를 잡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액션은 더더욱 성장 가능성이 열린 장르라 본다. 코로나19로 2020년 하반기에 아웃도어가 침체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액션의 파이가 정말 커졌다. 퍼즐까지 따라잡힌 느낌이다. 2021년 하반기에는 전세계에서 퍼즐을 제치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였으니까. 원래 포텐셜이 있었지만 그때 터지면서 확고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Q. 반대로 데이터로 볼 때 현재 주춤한 장르는 무엇이고 또 해당 장르의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다운로드 수 자체는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고객이 사용하는 지표를 볼 때 초창기의 자동 기반형 수집형 RPG류에서 MMORPG, 혹은 전략성을 강조한 RPG 분야로 많이 쏠리는 것이 보인다. 특히 일본, 한국, 중국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다. 모바일 게임이 발전하면서 그냥 단순히 팀을 짜서 밀어버리는 것보다, 그 안에 느껴지는 '전략성'이나 혹은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어야만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싶다.


Q. 최근 국내에서 갑자기 방치형 RPG 스타일의 BM을 채택한 게임이 매출 순위권에 오르면서 그간 방치형 RPG을 간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해당 장르에 대한 동향을 어떻게 보고 있나도 궁금하다.

= 글로벌에서는 아이들 RPG라 하는 이 장르는 지표상으로 볼 때 최근에 정말 다운로드 수가 많은 장르였다. 개인적으로 눈여겨본 건...글로벌에서 보면 퍼펙트 아레나라는 게임이 있는데, 그걸 보니까 아이들 RPG라고 해서 전략이 없는 거 아니더라. 단순히 방치해두는 RPG에서 벗어나 그 자체의 전략성을 발전시키고 또 그 전략성이 고객에게 어필이 되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면서 점차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를 다시 보고 있다고 본다. 또 코로나19나 현재 상황을 볼 때, 그리고 신세대들이 편하게 게임을 전략적으로 편히 즐길 수 있는 또다른 스타일이지 않나 싶고.

무엇보다도 BM으로 보면, 아이템을 정말 팔기 쉽지 않나. 사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다운로드가 많아도 매출이 적은 것이 엄청 달갑지는 않을 거다. 그런데 방치형 RPG는 전략적으로 BM을 구축하기에 좋은 장르다. 어떤 걸 팔아야 할까 잘 고민해보면, 그걸 고객이 자연스레 구매하고 즐기는 그런 양상이니 말이다.



▲ 퍼펙트 아레나 등 방치형 게임에 전략성을 가미한 게임이 글로벌에서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Q.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 신작을 연달아 발표하는데, 내년 그리고 이후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어떤 여파가 있을지 예상한다면?

= 펩시와 코카콜라가 있지만, 펩시가 뜬다고 해서 코카콜라가 죽는 건 아니지 않나. 경쟁사는 언제나 있고 필요하다. 모바일이 있다고 PC 게임 시장이 죽은 건 아니지 않나. 그렇다고 PC 게임이 뜬다고 모바일이 죽는 것도 아니고, 모바일은 결국 확장될 것이라 본다.

물론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은 유선 환경, 즉 PC나 다른 플랫폼의 게임으로 갈 확률이 있다. 모바일 게임 접속 환경이 우리나라처럼 편하면 모르지만, 꼭 그런 곳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렇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런 인프라가 갖춰지고 플랫폼이 확장되면 그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말기가 더 팔릴 시장이 남아있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진다는 뜻이니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쭉 큰 시장으로 남아있을 것이라 본다.


Q. 중국 시장이 닫히면서 개발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데, 눈여겨볼 만한 시장을 꼽자면?

= 사실 이건 중국 시장이 열려있다고 해도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 중국 시장은 어려운 시장이다. 원체 외국회사들이 들어가기 쉽지 않고, 정치적 그리고 법적 리스크도 크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그리고 계속 염두에 두어야 한다.

1년 전에 우리는 인도 시장을 떠오르는 시장으로 꼽았고,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이 확대되리라 본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정치적 리스크나 법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나. 중국처럼 규제가 있다거나 하면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인도는 글로벌 프렌들리로 접근하고 있고, 동남아시아는 중국보다는 더 유한 시장이다.

우리는 이 지역들을 이머징 마켓, 단말이 점점 확대되는 마켓이라 보고 있다. 단말기 보급이 더 퍼지고, 앱 개발자들이 진출할수록 더 성장하는 그런 곳이라 생각한다. 인구도 원체 많지 않나. 그 인구가 소비자로, 그리고 플랫폼에 포함된다면 어떻겠나. 우리는 그런 전략으로 공략을 하고 있다.



▲ 이머징 마켓으로 꼽히는 인도 시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분석에 나섰다



■ "데이터 분석은 관리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개발자도 알아야 할 소양"




Q. 게임 개발자들이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의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지만, 피상적으로 알거나 때로는 포인트를 다르게 짚기도 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을 분석할 때, 혹은 자기 게임의 동향을 살펴볼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지표를 꼽자면?

= 게임사뿐만 아니라 모든 고객에 동일하게 말하는 파트지만, 뭐니뭐니 해도 BM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무엇을 원하나?" 이 지점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 물론 무슨 정보를 원하는지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시장 확대와 관련한 것인가, 경쟁사와 비교인가, 그것부터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여러 지표가 있고,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전략 수립을 도와줄 수 있으니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자루를 쥔 자신이 방향을 확고히 해야 한다.

보통 게임업계에서는 경쟁사와 비교 자료를 많이 요구한다. 한국 시장, 혹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는 아시아나 글로벌, 혹은 내년이나 미래에 진출할 지역의 경쟁사 및 전략 분석을 위한 데이터를 많이 찾더라. 그때에 타 지역의 경쟁사가 어떤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어떤 마케팅을 하나, 다운로드 및 액티브 유저 수가 몇이고 MAU가 무엇인지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 자료를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지도 중요하다.

개발자들은 이렇게 디테일하게 볼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하겠지만, 팀장 혹은 매니저급이 되면 그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 하는 게 그들의 업무고, 회사의 승인을 얻고 추진하려면 단순히 시장에서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 그런 정도로는 불충분하다. 시장에 대한 분석, 경쟁사와 비교 등 다각도에서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그런 시선이 필요한 거 같다.


Q. 중소 업체, 신진 업체들이 글로벌 진출을 하기 위해서 광고 집행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그와 관련해서 조언하자면?

= 이건 전략의 문제다. 나이키나 애플, 삼성은 광고를 하는 전략이 먹힌다. 브랜드를 아니까. 나이키 사인만 봐도 알잖나. 그런데 회사가 그렇게 크지 않으면, 광고한다고 해서 먹힐까? 오히려 질문을 하게 될 거다. "저건 뭐지?" 그리고 그것에서 더 나아가진 않을 거다. 예전처럼 중소기업이 기발하게 광고해서 뻥 터진다, 그런 건 희박하다.

물론 광고는 필요하다. 그러나 시기는 좀 다르게 잡아야 할 것 같다. 로컬브랜드로 이름을 쌓고, 다른 나라에 가서 광고를 하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모델과 자금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광고를 집행하면 그 효과가 생각보다 의미가 없다. 저거 들어봤어, 행사에서 봤어, 이런 씨앗이 뿌려져야 조금씩 먹히기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도 키우고, 네임밸류도 다지는 게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도나 동남아시아에 가서 비교적 단가가 싸니 광고를 집행했다 쳐도, 그게 한 번에 체감되진 않을 거다. 그보다는 고객사와 파트너사를 만나서 설명하고, 차근차근 브랜드를 알리면서 반응이 오게 될 토양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견실하다 본다. 스타벅스가 단순히 선전 때문에 뜬 건 아니지 않나. 광고, 마케팅하면 보통 워너비가 광고 한 번에 뻥 뜨는 그런 복권 같은 일이겠지만, 차근차근히 기반부터 다져나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Q. 그간 모바일 게임 시장 분석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해왔는데, data.ai의 2023년 그리고 이후 비전은 무엇인가?

= 2023년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많은 시장이 침체됐는데, 한편으로는 인도나 동남아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들도 등장했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는 그들이 이머징 마켓일 수밖에 없는 게, 단말기 수가 확보되고 인프라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시장에 우리도 들어가서 새로운 고객을 만나야 하지 않나 싶다. 특히 동남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한참인데, 그 흐름에 맞춰야만 할 것이다. 시장을 확장하려면 새로이 떠오르는 시장을 확보해야 하니 말이다.

그리고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옛날에는 게임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 교육도 원격 교육이 도입되고 원격 근무도 퍼지는 등등, 시장은 변하고 있다. 그에 맞춰 앱 생태계와 데이터도 변할 테고, 그에 맞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우선 브랜드 이름값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간 앱애니였다가 회사명을 data.ai로 바꾸지 않았나. 그래서 아직 고객들이 "앱애니 아니었나요"라고 묻기도 하더라. 모바일 데이터 회사 아니었냐는 말도 많았고. 그러나 우리는 모바일 시장을 넘어, 콘솔, PC 관련 회사도 파트너십을 맺어 게임 시장 전체, 그리고 모든 플랫폼에 데이터를 구축하고 고객을 유치하고자 한다.





Q. 브랜드 가치나 인지도 얘기가 나왔는데, 앱애니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나. 그런데 왜 사명이 data.ai로 바뀌었나도 궁금하다.

= 10년 정도 그 회사명을 써왔으니 인지도가 쌓인 건 당연할 거다. 그런데 앱애니라고 하니까, 모바일에 국한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리고 우리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인데, 그와 관련된 키워드가 없어서 직관적이지 못한 느낌이었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모바일에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 전반을 다루는 그런 회사로 나아가겠다는 비전도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는 아이덴티티티를 보여줘야만 했다. 기존 사명은 그런 비전을 빠르게 보여주기 어렵고 고객들이 캐치하기 어렵다는 느낌이었다. 데이터와 AI도 다 활용하고 있고, 어느 한 플랫폼이 아닌 데이터와 분석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나아가겠다,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이 있는 만큼 그에 맞춰 개명하게 된 것 같다.


Q. 데이터 관련해서 개발사들이 주로 묻는 사항과 상담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를 꼽자면?

= 보통 지표나 이런 걸 생각하겠지만, 그건 관리하는 사람의 언어고 직접 앱을 코딩하고 게임을 짜는 개발자들에겐 와닿지 않을 거다. 그러니 기본은 같지만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타겟층이 누구인지 인지를 하라는 점이다. 나 자신이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느낀 점인데, 그냥 단순히 코딩만 하는 건 정말 기계적인 반복 노동이다. 거기서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그걸 누가 쓸지 고민을 시작한다. 그 사용자층에 맞춰서 세분화해서 구성할 줄 아는 사람은 아마 데이터의 중요성을 확실히 느낄 거다.

예를 들어 슈팅 게임을 낸다고 쳐보자. 그러면 가장 기본적인 구분부터 시작해봐도 분석 포인트가 나온다. 남녀가 몇 퍼센트 비율일 것이고, 주 연령층은 몇 살일까 등등. 혹은 국내야 MMORPG가 강세라고 하지만 그 나머지 장르, 예를 들어 하이퍼캐주얼이 핫한 곳은 아시아권에서 어디일까? 이런 것들을 점차 발전시켜나가면서 보면 시장이 보인다. 데이터나 지표가 의미 없는 숫자가 아니게 된다.

그렇게 시장을 캐치한 이후에는 부족한 점을 어떻게든 채우기 위해 방안을 찾게 되지 않겠나. 예를 들어 앞서 말한 이머징 마켓에 해당 장르의 인구가 많은데, 그 나라 언어를 못하면 어떻게든 개발할 방안을 찾고 문화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않겠나. 마치 옷을 만드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 그리고 일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 다 다르지 않나.

좋은 개발자, 잘하는 개발자라면 단순히 시키는 대로 하는 그런 게 아닐 거다. 고객의 니즈를 알고, 이에 맞춰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야 할 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무얼 알아야 어떻게 대처할 수 있지 않나.

많은 개발자들이 단순히 데이터 분석을 관리자의 일 혹은 거대 기업의 일이라고 보는데, 오히려 개발자들이 데이터 분석을 쥐고 그에 맞춘 무언가를 내보일 수 있을 때 이전과 차별화된 결과물을 낼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게임은 글로벌이라 한국이라는 시장만 노리는 건 아니지 않나. 글로벌을 노리려면, 개발 단계에서부터 그 시장을 봐야 한다. 그때 데이터라는 창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 "글로벌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개발 단계부터 그 시장의 데이터를 봐야 한다"


Q. 마지막으로 게임 개발자 및 지망생에게 데이터 관련해서 조언하자면?

= 그냥 재미있어 보이니까 하자,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루하루 시장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데이터라는 나침반 없이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솔직히 우리가 음식점을 갈 때도 구글링 다 하지 않나. 검색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리뷰까지 보는데, 제품을 만들 때 그렇게 꺼릴 이유는 없지 않나.

데이터 분석을 너무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개념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검색하고 리뷰나 여러 자료를 훑어보는 것, 그것 역시도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과정이다. 그때 무조건 모든 정보를 다 긁어모으거나 지표를 다 훑어보는 건 아니지 않나. 마찬가지로 게임에서도 모든 데이터를 다 일일이 지표로 볼 수도 없고 그럴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분야에서 맞붙게 될 경쟁사, 그리고 선두주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또 어떻게 마케팅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나 등등은 알아둘 필요는 있다. 그건 매니저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다.

data.ai는 감히 이런 말을 하나 싶긴 하겠지만, 게임 회사들이 시장과 경쟁사, 그리고 게임 업계 전반의 데이터 분석을 알고 싶으면 우리가 구글 같은 포지션이고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하겠다. 축적한 데이터와 분석 노하우로 업체들이 알고 싶은 걸 딱 캐치해서 보여주고, 게임회사들이 이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받는 그런 회사 말이다. 그렇게 해서 고객들이 자신의 비즈니스를 활짝 펼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것, 그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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