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불가능할 것 같았던 니어 스위치 이식, 버추어스는 가능했다"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2개 |
글로벌 비디오 게임 개발 및 3D 아트 콘텐츠 프로덕션 전문 회사인 버추어스(Virtuos)가 금일(1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지스타 2022에 참가했다. 버추어스는 아트, 엔지니어링과 게임 디자인 분야의 인재를 발굴하여 최고의 기술과 도구를 제공하고, 미래의 게임 크리에이터가 최고의 게임 회사들과 세계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덕션 전문 기업이다.

버추어스는 현재 공동개발 및 엔지니어링 서비스, 컴플리트 레벨 디자인, 새로운 게임플레이와 추가 코어 게임플레이를 제공하고 있으며, 클래식 타이틀을 최신 플랫폼으로 리메이크 및 각색, 기존 타이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버추어스가 작업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타이틀로는 '쉐도우 오브 툼레이더', '다크소울 리마스터', '호라이즌 제로 던', 그리고 '다잉라이트'와 '니어 오토마타'의 닌텐도 스위치판이 있다.

17일, 지스타 BTB 전시장 내에 마련된 버추어스의 부스에서 버추어스의 게임 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필립 앙헬리(Philippe Angely) 총괄을 만날 수 있었다. 필립 앙헬리 총괄은 서구권 못지않게 한국 게임 시장에서도 콘솔과 멀티 플랫폼 게임에 대한 니즈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여러 개발자들과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지스타 행사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고자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 버추어스 '필립 앙헬리' 게임부문 총괄



Q. 지난 6월에 진행된 화상 인터뷰 후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가?

= 올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두 번 이상은 한국을 찾고 있다. 한국 시장을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클라이언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더 세심하게 살피기 위해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하고 있다.


Q. 버추어스가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 현재 PS5 기반의 게임을 개발 중인 펄어비스나 시프트업을 시작으로 정말 많은 한국의 게임 개발사들이 콘솔 플랫폼, 멀티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때 가장 필요한 역량 중 하나가 이식 기술인데, 버추어스는 이 부분에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고객사에서 PC 버전의 게임을 만들면, 버추어스는 Xbox부터 PS, 닌텐도 스위치, 심지어 VR 버전까지 이식을 지원할 수 있다.


Q. 지난 6월 이후 어떤 작업물에 참여해왔는지, 소개해줄 수 있는 성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 가장 대표적인 최근 작업물로 '니어 오토마타'의 닌텐도 스위치 포팅 버전이 있다. 니어 오토마타의 스위치판은 메타크리틱에서도 높은 평점을 받았고, 100만 장 이상 판매될 정도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원작이 오픈월드를 그리는 PS4 타이틀이다보니 스위치 플랫폼에 포팅하기가 정말 까다로웠지만, 스위치판 전용 코스튬도 함께 제작해서 만드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에서는 등장하는 기계 몬스터의 반 이상을 작업했다. 주인공의 의상, 게임에 등장하는 두 부족도 버추어스의 작업물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챔피언과 스킨 작업에 참여했다. 챔피언의 컨셉과 스케치를 7개 정도 만들어 라이엇 게임즈에 전달하면, 이후 승인받은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작업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한국의 여러 대기업과 함께 협업을 진행 중이다. 게임 개발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동시에 아름답게 보이는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때 필요한 인력을 지원할 수 있는, 큰 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힘이 버추어스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 '니어 오토마타' 스위치 이식판은 버추어스의 대표적인 작업물 중 하나다


Q. 스위치 플랫폼에 '니어 오토마타'가 이식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작업에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

= 실제로 다들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내부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고, '딱 세달 동안만 파일럿으로 진행해보자'라고 이야기한 뒤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그런데 실제로 작업해보니, 절대 불가능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위치 이식 작업에서는 대표적으로 그래픽과 엔진 최적화 작업이 이뤄졌는데, 불필요한 표현을 간소화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최적화를 진행했고, 결국 높은 완성도로 완성시킬 수 있었다. 지난 TGS에서는 니어 시리즈의 요코오 타로 디렉터를 직접 만날 수 있었고, 이식판의 완성도에 만족했다는 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비슷한 사례로는 지난 2021년에 출시한 '다잉라이트'의 닌텐도 스위치 이식판이 있다.



Q. 최근 프랑스 몽펠리에 지역에 두 번째 '버추어스 랩스'가 설립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랩스에서 하는 일은 정확히 무엇인지, 한국에도 랩스의 영향력이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 버추어스 랩스는 현재 여러 개의 큰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인 엔지니어링 스튜디오로, 주로 최적화를 위한 툴을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여러 아시아 시장에서 동시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어를 활용하는 프로듀서나 아트 디렉터를 고용하여 언어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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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지스타 BTB 부스 전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소기의 목표가 있다면?

= 매년 지스타에 참여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매년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지스타에서는 매번 새로운 개발사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들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어준다. 한국 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보면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창구로 활용하고자 한다.


Q. 지난 기자 간담회에서 '메타버스' 키워드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드러낸 바 있다. 최근 메타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메타버스의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인데, 관점의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 메타버스에 대한 평가가 박해지는 원인은 대부분의 메타버스 콘텐츠들이 비주얼적으로 아름다운 수준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온라인 미팅이나 카드 게임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있다 보니 유저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아쉬운 부분만 계속 두드러지고 있다.

메타는 현재 신형 VR 하드웨어를 준비하고 있는데, 해당 기기를 활용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면 활동성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게임회사다. 단순히 플랫폼에 그치는 메타버스와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게임은 큰 차이가 있고, 여기에는 충분한 잠재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 6월, 국내 기자 간담회를 통해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던 필립 앙헬리 이사


Q. 실제로 기업들의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요청이 줄어드는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는가?

= 크립토 기업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요청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말로 게임을 아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과 협업하고 싶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서 묻지도 않고 투자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이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충분한 이해 없이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2022년 한 해를 되돌아보는 소회, 그리고 2023년의 대략적인 로드맵이 궁금하다.

= 올해에만 게임과 아트 양 분야에서 30%에 달하는 성장을 이루었고, 기업으로서도 굉장히 성공적인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올해엔 샌프란시스코에 작은 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내년에는 전략적으로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더 긴밀하고, 통합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클라이언트에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말레이시아 지역처럼 좋은 인재들과 교육 시설이 갖추어진 지역에 진출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은 바람이다.


Q. 자신의 게임을 언젠가 콘솔,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고자 하는 한국의 여러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서구권에서 한국의 문화는 정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이나 LG 같은 전자제품 기업을 시작으로, 한국의 TV쇼나 음악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유독 게임만큼은 서양 시장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한국 게임에게는 그만큼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BM 부분 등 글로벌 사양에 맞춰져야 하는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한국적인 게임과 게임성 그 자체가 서구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매력을 콘솔로 잘 옮겨내기만 한다면, 글로벌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게임 개발사들이 서구 시장에 콘솔 게임으로 진출하고자 할 때, 버추어스는 꼭 필요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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