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넥슨의 메타버스, 어떤 게 다를까?

게임소개 | 윤서호 기자 | 댓글: 29개 |

초월을 뜻하는 접두사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가 합쳐진 신조어, '메타버스'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단어가 됐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말이 으레 그렇듯, 그 해석과 범위에 대해서는 분분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콘텐츠의 특성을 살펴보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른 사람들과 동시에 같은 놀이를 즐기거나 소통도 원활하게 진행하면서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단어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도 최근 다시금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시공간 제약 없이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서 같은 콘텐츠를 즐긴다, 이 개념에 충실했던 놀이 중 하나가 게임이니까요. 그리고 이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등 이전부터 쭉 널리 알려진 메타버스 콘텐츠를 보면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에 맞춰서 국내에서도 게임사들이 하나둘씩 메타버스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넥슨에서 지난 8월 13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프로젝트 MOD'가 있죠. 여타 메타버스와 달리 프로젝트 MOD는 메이플스토리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콘텐츠 크리에이터 공모전과 개발에 도움이 되는 영상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성을 한 층 더 높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첫 공개 후 3개월이 지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모집이 거의 마무리에 다다르고 차차 콘텐츠를 공개하기 시작하는 '프로젝트 MOD'. 기존 메타버스와 어떤 공통점이 있고 어떤 차이가 있나 미리 한 번 훑어보고자 합니다.



■ '메이플스토리' 애셋을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나만의 콘텐츠




최근 언급되고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와 달리, 프로젝트 MOD는 넥슨의 인기 IP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흔히 IP하면 떠오르는 후속작이나 프리퀄, 외전이 아니라 메이플스토리가 라이브 서비스와 업데이트를 지속하면서 축적된 리소스들을 사용해서 유저들이 직접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메이플스토리의 애셋이 기반이 된 만큼, 여타 메타버스에서는 로우폴리곤의 3D를 중점적으로 활용한 것과 달리 2D 도트 애셋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넥슨 이정헌 대표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프로젝트 MOD에서는 10년 이상 축적한 메이플스토리의 2D 도트 애셋을 모두 공개할 예정입니다. 애셋 숫자는 정확하게 공개되진 않았지만 어림잡아서 수백만 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2D 도트 애셋 외에도 메이플스토리의 다른 그래픽 애셋들도 추후에 풀릴 예정입니다.






▲ 메이플스토리를 서비스하면서 축적된 애셋을 공개, 유저들이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지난 9월에는 메이플스토리의 스타일에 맞게 제작된 전통적인 분위기의 도트 애셋들을 활용해 궁궐을 만들고 그 주변을 캐릭터들이 돌아다니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제작자가 자신이 직접 구한 이미지를 활용, 원경에 넣을 궁궐 배경을 제작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죠.

처음부터 자기가 직접 오리지널 게임을 만드는 것에 좀 더 의의가 있는 게임 엔진과 달리, 메타버스는 좀 더 느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어떻게 해서든 같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게임 엔진이라면 아예 제로부터 시작해서 패키지를 사오거나 무료 팩을 다운로드 받고, 혹은 자신이 외부 애셋을 불러온 뒤 캐릭터 설정 및 각종 스크립트를 처음부터 다 짜야 가능합니다. 하이어라키창과 인스펙터창을 조금 건드려보는 것도 필요하고요.


그러나 메타버스는 그런 걸 몰라도 기본적으로 주어진 애셋만으로도 기본적인 것이 구현이 가능하고, 언제든 애셋을 끌어와서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놀이의 틀이 갖춰진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즉 기본 애셋이 어느 정도 잘 갖춰져있느냐, 또 갖고 올 애셋의 양과 질이 어느 정도고 얼마나 응용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 포인트인 셈이죠.

최근에 메타버스로 게임계를 넘어서 각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는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는 각각 2009년, 2006년 출시된 이후 그간 10년 넘게 쌓인 노하우와 애셋을 토대로 쉽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아울러 10년 넘게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지다보니, 접근성도 꽤 높은 편이죠. 그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 두 특징은 다른 메타버스가 쉽게 도달하지 못한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프로젝트 MOD도 메타버스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으려고 하는 정도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2003년부터 20년 가까이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유저들에게 널리 알려진 메이플스토리라는 IP에, 여타 메타버스에서 메인으로 활용하지 않은 2D 도트 애셋 기반이라는 특징을 토대로 메타버스라는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죠. 여타 메타버스처럼 유저들이 직접 갈고 닦아낸 애셋들이 곳곳에 널리진 않았지만, 대신 그간 쌓아둔 메이플스토리의 애셋들을 풀면서 쉽게 애셋을 갖고 와서 창작할 수 있다는 메타버스의 기본을 이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 프로젝트 MOD는 메이플스토리와 2D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 또한 메이플스토리뿐만 아니라, 추후 넥슨 주요 IP의 애셋으로도 확장해나갈 예정입니다



■ 주 언어는 LUA,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창작 환경





메타버스는 게임 엔진처럼 무엇 하나 움직이려면 하나하나 다 지시해줘야 하는 수고는 덜었지만, 어쨌거나 좀 더 깊이있게 파고들기 위해서는 스크립트가 필요합니다. 어쨌거나 그 환경을 구동하는 건 기계고, 기계는 명령을 하나하나 명료하고 디테일하게 짜주지 않으면 제대로 수행하질 않기 때문이죠. 그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기계가 알아먹을 수 있는 언어로 체계를 갖춰서 알려줘야만 합니다.

프로젝트 MOD의 기반이 되는 언어는 로블록스와 동일한 LUA입니다. 즉 로블록스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죠. 물론 2D와 3D는 스크립트를 짤 때 방향축 설정이나 여러 요소가 좀 달라지긴 한데, 기본 스크립트를 짤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수정이 가능합니다. (x, y, z) 유형으로 짜인 함수나 3D자가 붙은 것들을 체크하는 정도만으로도 대부분 커버가 되니까요.



▲ 프로젝트 MOD는 LUA 언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부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확언하기는 이르지만, 기반 언어가 동일하면 보통 그에 맞춰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를 짜두기 때문에 LUA 언어를 알고 있다거나 로블록스 등을 다뤄봤다고 하면 적응하기는 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LUA는 사용해보지 않았고 C 언어 위주로 써봤다고 하더라도 구조는 상당히 비슷한 편이기도 하고요. 또 최근 여러 메타버스에서 C 언어는 알지만 LUA를 모르는 지망생들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짜둔 것들이 있어서 이를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프로젝트 MOD는 아직 출시 전인 만큼, 이처럼 세세한 가이드라인까지는 올라오진 않았습니다. 대신 콘텐츠 공모전과 함께 참가자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콘텐츠 제작 가이드를 제공할 예정이죠. 그리고 프로젝트 MOD 개발자가 직접 온보딩 강좌를 진행하고,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서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주기적으로 라이브 QA 방송을 진행, 프로젝트 MOD로 콘텐츠 제작을 하고 싶은 유저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답변하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죠.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지만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유저들을 위해서 MOD 메이커라는 제작툴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 공모전 개시일인 17일부터 다양한 루트로 콘텐츠 개발자들을 지원합니다

현재로서는 공모전만 구체적으로 언급됐지만,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대략 언급된 바에 따르면 크리에이터가 직접 BM을 붙여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모전에 앞서 공개한 Q&A에 따르면 프로젝트 MOD에서 제공한 자료의 권리와 지적 재산권은 넥슨에 있지만, 프로젝트 MOD에서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권리 및 지적 재산권은 크리에이터에게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프로젝트 MOD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자료들은 넥슨이 권리와 재산권을 갖고 있지만, 이를 활용해서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는 제작자가 권리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식이죠.

여기에 프로젝트 MOD는 다른 메타버스처럼 메이플스토리 애셋뿐만 아니라 유저가 만들거나 구해온 사운드, 그래픽 애셋 등 다양한 리소스들을 활용할 수 있으니, 이를 플랫폼에 올려서 다른 유저들에게 판매하는 기존의 메타버스들의 유형과 비슷한 BM 설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프로젝트 MOD는 PC뿐만 아니라 모바일과도 크로스플레이를 지원, 유저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프로젝트 MOD의 생태계 내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외부에서 소스를 불러와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 PC뿐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제작된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총상금 3억 원, 공모전으로 첫선을 보이는 '프로젝트 MOD'



메타버스라는 개념 자체는 낯설진 않지만, 2D 기반으로 한 환경은 드문 데다가 메이플스토리라는 IP가 관련된 터라 프로젝트 MOD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여지가 있습니다. 기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환경과는 결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기존의 메타버스 환경과 달리, 어떤 가이드라인이 뚜렷히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넥슨은 프로젝트 MOD 공개하고 얼마 후, 크리에이터를 모집하는 공모전 'CI 2021'을 발표했습니다. 콘텐츠 제작 경험이 있거나,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이 직접 프로젝트 MOD를 만져보면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좋은 창작물을 만든 제작자에게 그에 맞는 상금을 지불하면서 동기 부여를 하는 그런 취지로 기획됐죠.

CI 2021는 10월 19일부터 11월 2일까지 신청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를 받으며, 11월 12일에 프로젝트 MOD의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참가자들이 발표됩니다. CI 2021은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는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 신청을 할 수 있으며, CI 2021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제작자들은 프로젝트 MOD 출시에 앞서서 먼저 프로젝트 MOD로 콘텐츠를 제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참가자들은 11월 17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콘텐츠를 제작해서 제출해야 하고, 최종 시상식은 2월 25일에 열립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제작자들은 기간 내 1인 1계정으로 콘텐츠를 출시해야 하고, 제작하고 있는 콘텐츠 개수에 상관 없이 1인 1계정 기준으로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죠. 콘텐츠 제작에는 기본적으로 제한은 없지만, 일부 경우에 한해서 콘텐츠 게재나 배포, 전송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넥슨에서는 추가로 Q&A를 게재, 콘텐츠 배포가 승인되지 않을 사례에 대해 공지했습니다.

이렇듯 제작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 및 콘텐츠 제작에 도움이 되는 팁을 전달하기 위해 프로젝트 MOD가 열리는 첫날인 17일 오후 2시에 온라인으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됩니다. 그 뒤로도 중간중간 참가자들의 콘텐츠 제작을 돕기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프로젝트 MOD 개발자가 직접 온보딩 강좌를 진행하는 등 콘텐츠 제작을 좀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도 지원할 예정이죠. 또, 글로벌 프로그래밍 교육 기업인 (주)멋쟁이사자처럼과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젝트 MOD 콘텐츠 제작을 위한 각종 제반사항을 지원, 운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콘텐츠 제작, 출시는 원칙적으로 자유지만 위에 해당하는 콘텐츠들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2월 9일 콘텐츠 제출 이후, 2월 25일 시상식을 통해서 우수 콘텐츠를 선정해 대상(400만 원), 최우수상(300만 원), 소통상(100만 원)을 선정해 상금을 수여합니다. 여기에 '프로젝트 MOD' 개발실에 지원할 경우 서류 전형이 면제되는 등 특혜가 있죠.

수상자뿐만 아니라 상을 못 받은 콘텐츠 제작자들도 오리엔테이션 참석, 설문조사 참여, 콘텐츠 출시 등 과제를 모두 수행했다면 활동비 100만 원이 지급됩니다. 참가비는 2월 25일 100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형식이 아니라, 3번에 걸쳐서 나눠서 지급되죠. 또한 과제를 다 수행하지 못해도 참가자 전원에게 이벤트 경품, 스페셜 굿즈 패키지, 참가 인증서 등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예고되어있습니다

넥슨이 선보일 메타버스 '프로젝트 MOD'는 오는 11월 17일, CI 2021 공모전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프로젝트 MOD와 CI 2021 공모전에 대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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