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PS5 위한 개선점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3개 |
오는 9월 2일 PS5로 출시되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은 2013년 PS3로 처음 출시된 원작을 차세대 콘솔인 PS5에 맞게 개선한 작품이다. 개발사인 너티독에 따르면, PS3 당시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해 타협해야만 했던 비주얼과 캐릭터 연출 등을 최신 기술을 통해 새롭게 구현해냈다. 또한, PS5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특징인 3D 오디오와 햅틱 피드백 등을 최대한 사용해 원작에서는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그러나, 해당 게임은 원작 출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PS4 버전을 위한 리마스터를 한차례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리메이크까지 합하면 지난 9년간 두 차례 똑같은 내용은 게임을 개선해 출시되는 셈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진행된 일부 아시아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2013년 원작부터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에 참여해 온 너티독의 개발자들로부터 이번 작품에 대한 더욱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너티독 숀 에스카이그(Shaun Escayg)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매튜 갤런트(Matthew Gallant) 게임 디렉터


■ 기술적 한계 극복, 현 시대의 게임으로 재탄생한 '라스트 오브 어스'




Q. 지난 2013년 처음 PS3용 '라스트 오브 어스'가 탄생했고, 이듬해에 PS4 버전으로 내놓은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 또한 높은 퀄리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다시 원작과 동일한 이야기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을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숀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마무리했을 당시에, 스튜디오 내부적으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다. 원작과 파트2를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부적으로도, 또 기존의 팬이나 새로운 팬들에게도 더욱 긍정적인 경험을 주지 않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실제로 원작이 PS3 플랫폼에서 출시된 만큼, 두 작품 사이에는 비주얼의 충실성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큰 갭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 않나. 게다가, 파트2에서 선보인 접근성 옵션을 1편에도 함께 적용해 더 많은 이들이 원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중 하나였다.

또 한가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번 작품이 원작과 다른 경험을 주지 않도록 굉장한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해왔다는 것이다. 모두가 사랑해 온 '성배'와 다름 없는 원작의 핵심 경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지난 십여 년간 발전해 온 예술적, 기술적인 개발 역량과 파트2를 개발하며 얻은 것들을 통해 원작의 경험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새로운 아트 디렉션은 물론 라이팅 또한 새롭게 탈바꿈했고, 캐릭터들은 물론 이들의 애니메이션, 표정 연기 등 모든 부분을 새롭게 개선했다. PS3 버전의 애니메이션 리그와 PS5 버전을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개발을 진행하면서, 원작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컷신이나 대화, 장면들을 추가함으로써 또 다른 이야기를 선보일 기회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대신 모두가 지난 9년 동안 익숙해진 기존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기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작의 스토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 새롭게 추가한 내용이 없는것인지 궁금하다.

= 숀 : (새로운 무언가를 추가하고자 하는)유혹은 정말 굉장했고, 실제로도 개발 과정에서 줄다리기처럼 엎치락뒤치락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을 개발하는 것이 '다른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확실이 해야만 했다. 또, 아주 작은 부분을 바꾸는 것으로도 원작과 다른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하며 접근해야만 했다.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었다. 어느 시점에 주둔군 캠프를 새롭게 개발하고 있었는데, 더 많은 나무와 풀을 추가해 원작보다 더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것은 개발자로서 자연스러운 본능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스토리의 맥락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캠프 안쪽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장소인 동시에, 항상 자원에 목말라 있기 때문에 나무가 있다면 잘려나갔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캠프 바깥은 무성한 풀과 나무가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내지만, 그곳은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처럼 원작 스토리의 맥락을 따라가면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원작을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원작과는 다른 경험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보며 개발을 이어나갔다.

매튜 : 덧붙여서 설명하자면, 개발 과정에서 원작을 봤을 때 현 시대에 맞지 않아 보이는 것들을 추려나갔는데, 스토리는 절대로 그 중 하나가 아니었다. '라스트 오브 어스' 1편의 스토리는 이미 완벽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기술과 캐릭터 디자인, 세계의 디테일 등이 우리가 개선해야 할 목표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을 보강한다면, 스토리의 탄탄함이 더욱 잘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리메이크 작품임을 감안해도 높은 가격 책정으로 불만을 가진 팬들도 존재한다. 풀 프라이스로 가격을 책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숀 : 가격에 대해서 이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없지만, 그 대신 이번 작품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만 했던 일들을 간략히 설명드릴 수는 있을 것 같다.

원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를 완벽하게 리메이크하기 위해서, 우리는 게임의 거의 모든 부분을 오버홀(Overhaul, 대규모 정비)해야 했다. 예를 들면, 원작의 일부 공간들 같은 경우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해 실제 그 모습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경우가 있었다.

다시 캠프 이야기로 돌아가면, 시장 같은 구역들이 원작에서는 npc 수의 제약, 블록 전환의 제약 등으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플레이어가 있는 지점보다 더 넓은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싶었고, 플레이어가 실제로 그 곳에 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공간을 개선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



▲ PS5의 성능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표정 묘사가 더욱 사실적으로 변했다

그뿐만 아니라, 표정 묘사 또한 원작과 달리 세부적인 디테일부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동공이나 홍채 표현은 물론, 주근깨같은 사소한 것부터 말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이 엘리와 조엘이 다투는 장면인데, 엘리가 조엘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것을 알고 토미의 거처에서 도망치는 시점을 기억할 것이다. 그 장면에서 엘리의 눈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곧 눈시울에 눈물이 고이며 얼굴이 붉어지는 것도 볼 수 있다.

이 세상에 곁에 남은 단 한 사람인줄 알았던 조엘이 곧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느낄 엘리의 감정들은 개선된 표정 연출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더욱 잘 전달된다. 그 뿐만 아니라 엘리와 라일리가 상점 안에서 함께 하는 장면 또한 상당히 감정적으로 개선된 장면 중 하나다.

이러한 장면들을 연출하는 데는 스튜디오의 리드 시네마틱 애니메이터가 큰 공을 들였으며, 캐릭터들이 생각하고, 느끼고, 숨쉬는 모든 장면들의 깊이를 통해 원작보다 더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번 작품의 배경에는 위해 많은 열정과 작업이 수반되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매튜 : 한마디 덧붙이자면,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은 올해 출시되는 모든 PS5 타이틀과 겨룰 수 있는, 완전히 모던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비주얼적인 측면부터 기술, 엔진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PS5용 게임이라고 생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Q.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은 PS4를 지원하지 않고 PS5용으로 출시되었는데,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PS5에서만 가능한 특정 요소가 있는지 설명 부탁한다.

= 숀 : 앞서 설명했다시피, 한 차원 높은 완성도를 위해서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다. 캐릭터의 디테일이나 라이팅, 물리 엔진이 적용된 오브젝트의 숫자와 60fps로 구동되는 모든 조건을 따져 보고 PS5 환경을 위한 게임으로 디자인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

3D 오디오나 햅틱과 같은 부분도 핵심적인 요소로 채용했으며, 가장 최신의 기술을 활용해 가장 높은 단계의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비전이기도 했다.



▲ 스피드런, 영구적인 죽음 모드로 새로운 도전이 가능해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Q. 새롭게 추가된 모드인 영구적인 죽음(퍼마데스) 모드와 스피드런 모드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 매튜 : 스피드런 모드에 대한 질문을 받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흥미롭게 생각하는 모드이기도 하다.

스피드런 모드는 디자인팀의 누군가가 피칭한 아이디어인데, 이미 이전부터 '라스트 오브 어스'의 스피드런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게임 화면에 타이머 스크린을 띄우는 서드파티 툴까지 사용한다는 사실도 말이다.

이번에 새롭게 스피드런 모드를 게임에 추가하면서, 스피드러너들의 무엇을 원하는지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이들의 조언을 통해 여러 장치들을 게임 안에 직접 추가하게 되었다. 스피드런 모드로 게임을 마치면 어느 구간을 얼마나 빠르게 클리어했는지 상세한 데이터를 보여주는데, 이 결과를 플레이스테이션 친구와 공유하며 비교할 수도 있다. 스피드런 커뮤니티는 물론, 스피드런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들에게도 흥미로운 콘텐츠가 되기를 기대한다.

영구적인 죽음 모드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에서 먼저 선보인 모드인데,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인 요소 중 하나다. 게임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긴장감 넘치는 전투에 한층 더 긴장을 강화하는 모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방송하는 스트리머들이 해당 모드를 즐기며 긴장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는데, 그들의 리액션을 보면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부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에서도 많은 리액션을 선보이기를 바란다.

Q. 최신 기술을 활용해 원작을 리메이크하면서 가장 어려웠거나,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 숀 :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무엇을 추가하고, 무엇을 덜 것인지 결정하고 관리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기술적으로 제한되어 있던 부분을 무엇이든 넣는 것 대신, 원작의 스토리에서 느낀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가령 포자들로 들어찬 기숙사 같은 경우 공포감을 가미하기 위해 적을 추가로 더 넣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고, 더 잔잔하게는 라이팅을 바꾸는 데에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라이팅이 급격이 달라지면 무드와 톤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섬세한 작업들을 하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필요한 건 게임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지, 경험을 바꾸려는 게 아니다'라는 규칙이 항상 가이드라인이 되어준 것 같다.




Q. 원작과 비교해, 오리지널 작품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특징적인 사례가 있다면 설명 부탁한다.

= 숀 : 굵직하게는 감염자들 중 두 종류가 크게 개선됐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토커'인데, PS3에서는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제약으로 인해 '러너'와 '스토커'의 구분이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파트2에 들어서야 유니크한 생김새와 특징적인 패턴, 애니메이션이 추가되며 하나의 유닛으로 특징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파트1에서 가장 재밌는 전투 장면 중 하나가 스토커와 마주쳤을 때라고 생각하는데, 특유의 섬뜩한 움직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3D 오디오를 통해서 등 뒤에 서성이는 스토커의 소리 또한 들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블로터'다. 파트2에서 돌진하는 모션이 추가되었는데, 이번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게다가 블로터와 싸우는 학교 체육관에 물리엔진이 적용된 오브젝트가 다량으로 추가됐는데, 블로터가 던지는 폭탄에 의해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는 물건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원작을 새롭게 리메이크한다는 목적이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은 이미 경험했던 것 외에 새로운 콘텐츠에 목말라 있는 상황이다. 이번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숀 : 한동안 접하지 않았던 작품을 오랜 세월이 지나, 그때와 다른 인생의 시점에서 들여다 보면 언제나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토리가 이전과 다르게 다가올 것이며, 원작에서는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해 표현하지 못한 감정 연출로 인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 자신한다.

비단 시네마틱 영상에서의 변화 뿐 아니라, 실제 게임플레이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도 밝힐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 팬들은 물론 새롭게 프랜차이즈를 접하는 게이머들에게도 말이다.

매튜 : 시네마틱 애니메이션의 개선에 대한 한가지 사례를 이야기하고 싶다. 시네마틱에 한정해서는 업무적으로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팬의 입장에서 얼마나 많은 점이 바뀌었는지 보고 감탄하곤 했다.

작품 속 시네마틱 중에 조엘과 테스가 보스턴 외각에서 엘리의 면역에 대해 알게 되고, 이후에도 계속 파이어플라이에게 엘리를 데려가야 하는지 다투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조엘은 겉은 굉장히 퉁명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고, 엘리는 잊어버리고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을 표한다.

하지만, 극적인 표정 연출과 디테일한 애니메이션의 개선으로 인해, 이제는 조엘의 퉁명스러운 표정 너머로 고통과 상실로 인한 슬픔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는 것과 달리 속으로는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 말이다.



▲ 기술의 발전과 트로이 베이커의 연기력이 만나 한층 깊은 감정을 전달한다

이처럼 복잡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는 성우 트로이 베이커의 독보적인 연기가 한몫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연기에 PS3 시절 캐릭터를 붙여 놓으면, 어딘지 모르게 그 감정을 충실히 담는 것이 불가능하다. 잃어버리는 부분이 생긴다.

차세대 기종을 위해 새롭게 제작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리그, 디테일한 연출은 그의 연기와 함께 더욱 깊은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 개인적으로도 이 장면의 깊이와 디테일에 크게 감명을 받았고, 원작을 처음 접했을 때와는 다른 충격을 받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돌아온 플레이어들은 새롭게 발견할 것이 분명 존재하며, 이 모든 경험들은 또 다른 차원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것이라 생각한다. 보다 많은 이들이 게임의 깊이와 풍부함을 발견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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