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기보다 전투에 진심인 식당 경영 게임, '퀴지니어'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2개 |



2000년대 나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게임, '쿠키샵'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매니지먼트 게임이 한동안 유행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중에서도 '쿠키샵'은 반 아이들끼리 모여 이야기꽃을 피울 정도로 유명했던 게임이었습니다.

BIC 2022에서 만난 게임 '퀴지니어'를 보자마자, 쿠키샵의 추억이 새록새록 솟았습니다.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만들고,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밖에 나가 사냥을 하다니! 재미없을 수 없는 조합 아닌가요? 게다가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부스에서 사람들에게 게임을 설명하고 있던 배틀브루 프로덕션의 숀 토우 CEO의 설명을 들으니, '퀴지니어'는 보이는 것보다 더 엄청난 야망을 가진 게임이었습니다. 무려 다섯가지 맛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을 각각 속성으로 만들어, '디아블로'같은 아이템 파밍이 가능한 전투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보기보다 더 전투에 진심인 요리 게임이었습니다.



▲ 숀 토우(Shawn Toh) 배틀브루 프로덕션 CEO


■ "다섯 가지 맛으로 즐기는 요리 액션, 기대해 주시길"

Q. 배틀브루 프로덕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 배틀브루는 싱가포르에 위치하고 있는 스튜디오로, 현재 약 10명의 개발자가 함께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 10여 년 이상 일해 온 사람들과, 유비소프트, 구미 등 대형 업체와 함께 협업한 경험이 있는 이들이 함께 모여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BIC에 출품한 퀴지니어는 어떤 계기로 개발하게 되었나요?

=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기간은 모두에게 힘든 일이었죠. 싱가포르는 그 사이에 두 번의 락다운을 경험했고, 스튜디오도 마찬가지로 재택 근무를 해야만 했습니다. 팬데믹 이전까지는 함꼐 모여 업무를 하며, 같이 저녁도 만들어 먹었던 일들이 점점 그리워지게 된 거죠. 그렇게 음식에 대한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분위기가 팀 내부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작년까지는 누들 수퍼스타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끝내 완성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프로젝트가 드랍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스튜디오의 사정은 정말 좋지 않았고, '다 함께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을 하게 됐죠.

그 떄, 스튜디오 인원의 절반은 '디아블로' 스타일의 하드코어한 핵앤슬래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고, 나머지 절반은 '스타듀벨리'와 같은 캐주얼한 경영 게임을 만들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에 팀 내부에서 함께 스타듀벨리를 하고는 했거든요.

두 의견을 모두 타협해, 마지막으로 우리가 자랑스러워 할 게임을 만들자는 의견으로 수렴했습니다. 음식이 나오고, 게임의 절반은 재료를 사냥하는 데 시간을 쏟는, 우리의 마음은 물론, 위장이 따르는 방향으로 '퀴지니어'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Q. 정말 각오가 남다른 게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참관객의 피드백은 어떤가요?

= 사실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지금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고 재밌게 플레이해주시고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게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먼저 레스토랑 경영 부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 일단, 퀴지니어의 주된 콘텐츠는 전투에 집중했기 떄문에 레스토랑 경영은 최대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플레이하면서 보셨겠지만, 음식이 완성되면 손님들이 직접 음식을 가져가도록 했어요. 처음에는 플레이어가 직접 서빙하도록 했더니 너무 스트레스가 심하더라고요.

물론, 오늘 보여드린 것 외에도 출시 시점에는 계산을 하지 않고 도망가는 손님을 잡아야 하거나, 스스로 음식을 가져가지 않는 귀족들도 레스토랑에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런 귀족들에게는 직접 서빙을 해야 하는 형태로 말이죠.

여러 가지 티어로 구성된 요리는 약 100여 종이 등장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개발사인 만큼 칠리크랩이나 카야, 락사같은 음식도 물론 등장하고, 최대한 세계 여러 나라들의 특색있는 음식을 모두 게임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말씀대로 전투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퀴지니어'가 가진 전투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 '퀴지니어'의 전투는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하면서도 파밍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쪽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무기는 주방용품에서 모티브를 따 왔는데, 뒤집개나 생선회 칼, 케밥 꼬치, 돈까스 망치나 양손 후라이팬같은 무기를 만나보실 수 있을거에요. 심지어 두리안 폭탄도 등장할 예정이죠 (웃음).

무기들은 저마다 여러 가지 속성이 붙게 되는데, 이런 속성 또한 요리 게임에 맞게 '맛'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예를 들면 불속성은 훈훈한(toasty), 얼음 속성은 차가운(Icy) 등등 음식과 관련된 단어를 썼고,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 등 각각의 효과를 가진 속성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단맛은 적에게 디버프를 가하는 속성이고, 감칠맛은 자신에게 보호막을 제공해 주는 등 각각 효과를 가지고 있죠.

무기들은 모두 '디아블로'와 비슷하게 같은 무기라도 다른 속성이 붙어서 나오는데, 무기에 달려있는 속성에 따라 대시 등 동작에도 속성이 연동되는 효과를 가집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데드 셀'이나 '하데스'와 같은 게임들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들을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전투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




Q. 흥미롭네요, 그렇다면 게임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레스토랑도 경영하고, 또 던전에서 사냥도 하는 주인공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 아주 대략적이지만, 게임의 스토리라인은 모험가인 주인공에게 부모님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가면서 시작합니다. 편지 내용대로 고향에 돌아왔더니, 부모님은 레스토랑만을 주인공에게 남겨주고 홀연히 떠나버리게 되죠.

문제는, 주인공이 물려받은 게 레스토랑뿐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빚까지도 함꼐 다 물려받았거든요. 결국 주인공을 부모님을 대신해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빚을 값아나가게 된다는 스토리입니다.

그 이후, 레스토랑 경영도 어느덧 안정권에 들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나면, 주인공은 세계관에서 가장 최고의 레스토랑 주인이자 모험가인 이들만이 받을 수 있는 칭호인 '퀴지니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Q. 그렇다면, 게임의 전반적인 사이클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 레스토랑과 던전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사이클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매 주는 다섯가지 맛에 따라 5일로 구성되는데, 식당을 열고 손님을 받아 자금을 모으고, 모은 돈으로는 더욱 강력한 장비를 갖춰 더 깊은 던전까지 도전하는 것이죠. 그리고 던전에서 구한 재료들은 다시 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합니다.

물론, 이 사이에는 밤낮 개념도 있고, 상점 주인들이 쉬는 날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레스토랑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이번 전시회에서 플레이한 데모는 아쉽게도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추후 언어 지원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부스에 방문하신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더라고요. '퀴지니어'는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영문 언어밖에 지원하지 않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출시 시점에는 꼭 한국어 또한 지원할 계획이니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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