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같은 게임쇼의 주인공은 누가뭐라 해도 대형 게임사의 AAA급 메이저 게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거대한 부스, 참관객들의 발길을 끄는 대형 스크린, 화려한 비주얼과 게임성에 이르기까지 눈길이 갈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메이저 게임만 재미있는 건 아닙니다. 진흙 속의 진주처럼 숨겨진 타이틀을 찾는 맛 역시 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인디 게임들을 들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작품들이 간혹 게임쇼를 통해 발굴되기도 하는데요.
이번 지스타에서 발견한 팀 세이들의 '브레이크 슛(Break Shoot)' 역시 그런 경우였습니다. 당구와 로그라이크의 만남, 설명만 들어도 무조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실제로 플레이해본 결과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규칙은 간단한 형태였습니다. 각 라운드당 플레이어에게는 3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정해진 횟수 내에 라운드 스코어의 목표치를 달성하면 클리어죠. 당연히 스코어가 모자라면 그대로 게임오버입니다. 라운드 스코어와 별개로는 라운드 미션이 있습니다. 달성하지 못해도 상관없지만, 성공할 경우 보상으로 라운드 스코어나 골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골드는 라운드 종료 후 능력을 고르거나 당구공을 강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능력은 쿠션을 좀 더 원활하게 하는 쪽에 특화되어 있으며, 당구공 강화는 수치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상태에서는 쿠션을 할 때마다 1점씩 오르지만, 특정 당구공을 강화하면 2점씩 오르는 식으로 변화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어떤 능력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플레이에 변화를 주며, 라운드를 오래 진행할수록 능력이 쌓이면서 더욱 극대화된 효과를 발휘합니다.
로그라이크라면 다양한 변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브레이크 슛'은 당구대를 통해 이를 구현했습니다. 삼각형부터 사각형, 오각형, 심지어 별 모양까지 라운드마다 당구장의 형태가 랜덤하게 결정되며 예측불가능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동시에 도전욕구를 자극하기도 하죠. 짧은 데모였지만, 게임오버 될 때마다 한 번 더! 하면서 몇 번이고 붙잡았을 정도였습니다.
게임의 핵심은 결국 재미입니다. 문제는 이 재미라는 게 재단이 쉽지 않은 요소라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영화 같은 사실적인 비주얼과 연출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한 편의 소설처럼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빠져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브레이크 슛'은 당구의 손맛과 로그라이크의 랜덤성을 핵심으로 삼았는데요. 일단 그 선택 자체는 탁월한 것 같았습니다. 지나가던 참관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다가 꽤나 진지하게 몰입하는 걸 봤을 정도니까요. '브레이크 슛'이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지 기대가 됩니다.
▲ 팀 맛세이들 이재우 기획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동명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며, 팀 '세이들'에서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재우입니다. 이번에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Q. 팀원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총 5명으로, 아트 2명, 프로그래밍 2명, 기획 1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팀원 모두 다른 학교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넥슨 게임잼에서 처음 만나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계기로 '출시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팀을 꾸리게 됐습니다.
Q. 서로 처음 만난 팀이라 호흡 맞추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딱히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게임잼이 2박 3일 동안 아주 하드하게 진행됐는데(웃음), 그 과정에서 금방 친해지고 호흡도 잘 맞았습니다. 결과물도 좋았고 서로를 신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Q. 그렇다는 건 '브레이크 슛'은 게임잼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계속 이어진 건가요?
"네, 맞습니다. 게임잼 당시의 콘셉트를 그대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Q. 게임잼에서의 성과가 궁금합니다. 어떠했나요?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팀원들도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믿게 됐고, 본격적으로 개발을 이어가자는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Q. 서로 학교도 다르고 흐지부지될 수도 있었을 텐데,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는 데 고민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포트폴리오용으로 마무리하고 끝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게임잼 때 열정이 100이었다면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열정이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팀원들이 "이건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말해줬고, 그 의지에 힘입어 계속 이어오게 됐습니다.
Q. 현재 개발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게임잼이 7월쯤이었고 이후 학업을 병행하며 천천히 개발해왔습니다. 지스타 준비 기간에 1~2주 정도 집중 개발했습니다.
Q. 발라트로의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이 있는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내부에서도 애매하게 피하지 말고 확실하게 콘셉트를 가져가자는 의견이 있었고, 발라트로의 감성과 구조가 저희 게임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팀원 모두 발라트로를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Q. 당구를 모티브로 삼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게임잼 주제가 '두 장르의 결합'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와 로그라이크를 섞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중 당구가 가장 재미있을 것 같아 선택했습니다.
Q. 그렇다면 원래 당구를 좋아하셨나요?
"저는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팀의 프로그래머 한 분이 당구를 매우 좋아하셔서 "이거 만든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말씀하셨고, 그 말이 큰 힘이 됐습니다.
Q.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나요?
"현재 버전 기준으로 한 판에 약 30분 정도입니다. 내년 1분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때까지 콘텐츠를 충실히 채워 플레이타임을 충분히 보장하려고 합니다.
Q. 선택지(능력/아이템)가 10종이라고 했는데, 적지 않나요?
"아직 유물 시스템이 추가되지 않은 버전이기 때문입니다. 정식 출시에는 능력뿐 아니라 유물 요소를 추가해 빌드 변수를 크게 늘릴 계획입니다. 물리 기반 랜덤성이 주는 신선함도 있어 단순히 적다고만 보지는 않습니다.
Q. 로그라이크라면 빌드 다양성이 중요한데, '브레이크 슛'은 어떤가요?
"현재 두 가지 빌드가 가능합니다. 공을 터뜨리며 점수를 연속으로 얻는 '폭발형 빌드', 그리고 각도 계산을 통한 '정교 빌드'입니다. 전자는 캐주얼 유저에게 적합하고, 후자는 당구를 좋아하는 유저에게 어울립니다. 유물이 추가되면 훨씬 다양한 빌드가 생길 것입니다.
Q. 지스타 현장에서 유저 반응은 어땠나요?
"당구라는 소재가 생소할 수 있지만 특정 층에서는 아주 잘 반응했습니다. 30·40대 분들에게 특히 좋았고, 젊은 층에서는 공을 던져 맞추는 느낌과 타격감 때문에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예상보다 타깃층이 넓다는 걸 느꼈습니다.
Q. 앞으로 보완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단순히 스테이지를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앞으로는 위험 요소와 그 보상(유물)을 넣어 루트 선택의 재미를 강화하려 합니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요소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출시를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발라트로나 클로버핏 같은 게임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저희는 물리 기반 로그라이크라는 차별화된 재미를 드리고 싶습니다. 확실한 차별점이 있는 게임을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