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화생명e스포츠의 아쉽고도 멋진 퇴장

칼럼 | 김병호 기자 | 댓글: 27개 |


▲ 사진제공: 한화생명e스포츠

롤드컵을 앞둔 LCK 팬들은 불안했다. 2021년 LCK에는 절대적인 강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 감독이 바뀐 팀도 있었고, 믿었던 강팀이 임시 로스터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1황이라 불리던 팀이 연패를 내리꽂는 걸 보면서 LCK 팬들은 쉽게 믿음을 가질 수 없었다. 단 1승, 승점 몇 점 차이로 촘촘하게 나열된 순위표에 팬들 뿐만 아니라 관계자들도 대부분 LCK가 하향 평준화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롤드컵 무대가 열리고 보니, LCK는 다른 어떤 리그보다도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LCK는 네 팀 중 세 팀이 조별 리그를 1위로 통과하고,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한 4시드 팀도 8강에 오르는 리그였다. 이번 롤드컵은 이변이 워낙 많이 일어났기에 LCK를 대표한 네 팀의 선전은 더욱 의미가 크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이번 롤드컵에서 LCK의 위상을 가장 드높인 팀은 한화생명e스포츠라고 생각한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LCK에 처음으로 부여된 네 번째 시드권을 가지고 8강에 올랐다. LCK에게 또 한 장의 시드를 준 게 옳았다는 걸 한화생명e스포츠가 증명한 셈이다.

물론, 아쉬움도 남는다. 때로는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정말 최선이었나 의문을 가질 만한 순간도 있었다. 특히, 그룹 스테이지가 그렇다. 충분히 조 1위를 할만한 경기력이었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조금만 더 잘해줬다면 LCK는 4개 조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미라클-런을 마무리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팬들이 그저 축하만 전하지 않는 건, 조금만 더 힘내주길 바랐던 마음이 커서라고 생각한다.

서머 시즌 8위에서 롤드컵 8강까지, 한화생명e스포츠는 쉽지 않은 길을 완주했다. 그들이 지치지 않고 끝까지 달려준 덕분에 세계 최고 리그로 향하는 LCK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제 바통을 넘기고 달리기를 멈추고 있다. 최선을 다한 만큼 아쉬움도 클 그들이 따듯한 응원을 더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서머 시즌 8위에서 롤드컵 8강까지..
쉽지는 않은 길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수많은 시험과 힘든 시간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응원해주셨던 팬 여러분이 있었기에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단은 지치지 않고 매 순간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발전을 비롯해, 플레이인과 그룹스테이지를 넘어 계속하여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증명해내며 현재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2021년 한화생명e스포츠의 여정은 여기서 막을 내리지만, 2022년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한발 더 나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올 한해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준 팬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2022년 더 멋진 모습으로 여러분께 돌아올 한화생명e스포의 선수들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한화생명e스포츠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