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⑥] 아쉬웠던 2021년 e스포츠 정책 성과, 2022년의 방향은?

칼럼 | 김병호 기자 |


▲ 제1회 한중일 e스포츠 대회, e스포츠 챔피언십 동아시아 2021

코로나 팬더믹은 기성 스포츠에게는 위기로, e스포츠에게는 기회로 다가왔다. 세계 각국의 스포츠가 코로나 확산세로 성장을 멈춘 반면, e스포츠는 이른바 ‘언택트’ 시대의 걸맞은 스포츠 산업으로 각광받았다. 많은 시장조사 기관들이 2020년부터 게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고, 정부도 게임산업 육성에 보다 관심을 가진 2021년 한 해였다.

2021년 정부의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두 가지 큰 갈래는 여러 지자체에서 진행한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건립과 한중일 e스포츠 대회 개최였다.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건립으로 지역 e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여 e스포츠 산업을 키워가겠다는 의도다. 또한, 한중일 e스포츠 대회의 경우에는 스포츠 대회의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대전에는, 부산과 광주에 이어 세 번째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이 건설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전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 사업비 100억 원 정도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성남시와 진주시에도 경기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진주시에 들어서는 경남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은 127억 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대체로 한 경기장마다 1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다만, 각 지역에 건설된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이 잘 활용되고 있는지는 걱정이다. 가장 먼저 경기장을 사용해야 할 게임사들은 난색을 표한다. 이미 게임사마다 소유한 경기장이 있을뿐더러 ‘언택트’ 시대에 지방까지 내려가서 경기를 해야 할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지역 상설 경기장을 이용해 진행된 대회는 ‘제13회 대통령배 KeG’ 지역 대표 선발전과 ‘2021 LCK 아카데미 시리즈’ 상반기 챔피언십 정도다. 종목을 불문하고 지역의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LCK, PKL, 카트 리그 등과 같은 메인 e스포츠 이벤트가 열린 적은 아직 없다.



▲ 부산 e스포츠 경기장,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중이다

지역 e스포츠 발전에는 기여하고 있을까? 부산 e스포츠 경기장의 경우에는 철권7 한일전, 오버워치 한중전 등을 포함해 11월에 9번, 12월에 3번의 이벤트가 열렸다. 반면,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11월에 3번의 e스포츠 이벤트가 있었고, 12월에는 한 건도 없었다. 대전 e스포츠 경기장의 경우에는 ‘2021 드림 e스포츠 챌린지’ 외에는 다른 기사를 찾기 힘들었다. e스포츠 상설 경기장 사용에 지역 별로 편차가 존재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한중일 e스포츠 대회는 2021년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2020년 이미 한차례 연기됐고 올해도 개최가 가능할지 미지수였지만, 중국과 일본 선수들의 온라인 참여로 어떻게든 첫 발을 내디뎠다. 한중일 3국 60여 명의 선수가 이번 대회에서 각자의 국가를 대표하여 경기를 치렀으며,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게임문화축제도 함께 열렸다.

유진룡 한중일 e스포츠 대회 조직 위원장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중일 e스포츠 대회가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전초전 방식으로 큰 대회를 앞두고 시행착오나 보완할 부분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가 대항전 형식의 대회를 통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e스포츠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정부의 e스포츠 정책에 대해 한 게임사 관계자는 “e스포츠 게임단에게 세제혜택을 준 것처럼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정부가 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e스포츠 지원이 낯설어서 정확히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정리해두지 못했다"라며 자신들의 준비 부족도 인정했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다양한 e스포츠 토론회가 열리면서 정부 관계자와 게임사가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2년 정부의 e스포츠 정책 키워드는 상무 프로게임단 창단과 아시안 게임이 될 전망이다. 상무 프로게임단 창단의 경우, 이재명과 윤석열 대선 후보 모두가 고려하고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e스포츠의 경우 선수들의 연령대가 어리고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전성기가 짧아 상무 프로게임단을 통한 복무가 선수 생명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에 큰 기여를 해줄 거로 기대된다.

e스포츠에 대한 추가적인 정부의 지원도 약속되어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e스포츠를 주요 프로스포츠 산업으로 인정하고, e스포츠가 대한체육회 및 지방체육회 단위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상무팀 창단과 함께 아시안게임 등의 국제 대회를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제도권 교육 시스템에 e스포츠를 편입시키는 것과 체육 진흥 투표권(스포츠토토) 종목으로 e스포츠 추가를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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