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분명 역대급인데.. 코로나로 아쉬운 2022 LCK SPR

칼럼 | 김홍제, 남기백 기자 | 댓글: 69개 |



2022 LCK 스프링 스플릿은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이목이 쏠리는 리그다. 2021년 말, 역대급 스토브 리그라는 말이 나오고, 팀마다 합리적이고 최선의 로스터를 갖추며 전문가들도 예측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큰 변화는 없지만, 지난 롤드컵을 통해 가능성을 보이고, 다른 팀들보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가는 장점이 뚜렷했던 T1, 마찬가지로 팀게임에 포커스를 맞춰 합을 자랑하는 프레딧 브리온, 그리고 더 강해진 젠지 e스포츠, '캐니언-쇼메이커'는 건재한 담원 기아, 작년보다 강해진 로스터를 자랑하는 DRX, 광동 프릭스, kt 롤스터 등 상위권~중위권 싸움이 정말 치열하고 재밌는 시즌이 되리라 예상했다.

그만큼 이슈도 많고, 실제로 볼거리도 많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페이커-데프트' 오랜 베테랑들의 과거 전성기를 방불케 할 멋진 퍼포먼스들이다. '페이커' 이상혁과 '데프트' 김혁규는 1996년 생으로 올해 27세, 데뷔년도, 출신 고등학교까지 같다. 또한, 둘의 공통점은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모범이 되고, 정말 꾸준한 선수로 거론된다는 점이다.

데뷔 10년 차 두 프로게이머가 그동안 해왔던 '경력'이라는 딱지를 떼고 봐도 멋진 활약을 펼쳤다는 점은 그동안 저마다 다른 이유로 LCK를 떠나있던 팬들조차 끌어모으는 원동력이 되곤 했다.

그리고 많은 변화가 있던 DRX, kt 롤스터, 농심 레드포스, 광동 프릭스 등 로스터에 큰 변화를 준 팀들이 처음 호흡을 맞춰나가는 대회라 이를 지켜보는 재미 역시 한몫했다. 상대적으로 체급이 낮다고 평가 받던 리브 샌드박스나 한화생명e스포츠도 시즌 초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 주곤 했다.




그런데, 올 것이 찾아왔다. 지난 2월 3일 DRX에서 첫 LCK 확진자가 나왔다. 처음에는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반응에서 1군 기준 광동 프릭스, kt 롤스터, T1을 제외한 모든 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긴급 콜업으로 경기를 치렀다. 2월 중순 일일 확진자 10만 시대를 넘어 최대 62만까지 기록한 지금, 단순히 팀, 개인 차원에서 방역에 소홀했다고 보는 건 어불성설이다. 아무리 조심하고 조심해도 걸릴 수 있는 게 요즘 상황이다.

어느 순간부터 긴급 콜업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을 때, '만약 코로나가 없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또한 변수의 일환이라 생각했던 초반에 비해 너무나도 많은 영향을 끼치다 보니 '이게 맞나' 싶었던 거다.

앞서 말했다시피 한화생명e스포츠나 리브 샌드박스도 1라운드에는 지더라도 저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코로나로 인해 로스터에 직격탄을 맞았고, 흐름이 끊긴 뒤에는 안타깝지만 영락없이 전형적인 하위권 팀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농심 레드포스도 그렇다.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긴급 콜업 전과 후가 가장 많이 바뀐 팀으로 손꼽히는데,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에는 이전의 농심 레드포스와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프레딧 브리온은 LCK 합류 후 가장 발전하고 대기만성형 팀의 모범적 사례를 보여준 팀인데, 정규 시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주전 다수가 코로나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심지어 2군에도 영향이 있어 지난 젠지전은 기권할 수밖에 없었다. 1승, 아니 승점 1점에 따라 PO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때에 벌어진 일이라 많은 팬들이 굉장히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이번 스프링에 가장 빅매치로 손꼽히는 T1과 젠지 e스포츠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는 경기였는데, 코로나 이슈로 인해 젠지 e스포츠는 두 번이나 최정예 멤버가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이 빠졌다. 어느샌가 2022 LCK 스프링 스플릿을 말할 때 '코로나만 없었다면'말이 꽤 많이 나온다.

T1의 엄청난 연승, '캐니언'의 압도적인 POG 포인트, 역대급으로 치열한 중위권 싸움 등 지표적으로도 이야깃거리가 굉장했는데, '코로나 이슈'로 이런 것들이 조금이라도 가려질까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곧 PO가 시작된다. LCK는 PO를 앞두고 PO 중 확진 선수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 상황에 맞게 가이드 라인을 변경했다. 이는 팀들과 오랜 기간 회의 끝에 결정한 내용으로 지금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조금 더 엄격하고 주관적인 방역 수칙을 적용했으면 어떨까 싶다. 물론, LCK는 결코 방역 수칙을 어긴 적이 없다. 항상 정부의 방침대로 잘 따라왔다. 하지만, 코로나가 10만 시대를 넘고 20만, 30만이 됐을 때는 정부에서 정해주는 것 외에 자체적으로 방역 등급을 강화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가끔 현장을 취재하면서 걱정 아닌 걱정이 됐던 부분이 하나 있다. 분명 롤파크 입장 시에는 철저하게 열 체크 및 방역 패스 검사가 이뤄진다. 경기장 내부도 좌석 간격 등 철저하게 관리된다.




경기장 입장 전 카페나 복도는 예외다. 보통 이곳은 팬들이 쉬면서 응원 문구를 만들기도 하고, 팀에서 팬들에게 응원 소품을 나눠주기도 하며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밀도를 통제할 수 없다. T1이나 젠지 등, 빅매치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이렇게 통제 없이 붐벼도 괜찮나?' 싶은 적도 꽤 있다. 선수단이 이곳을 통해 경기장 및 대기실로 입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접촉이 가능한 관계자 및 스태프들은 이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많은 팀들이 롤파크를 통해 감염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그 가능성 자체를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것이다.

가령, 현재 진행하고 있는 카트 라이더 리그의 경우는 여전히 무관중에 취재진 역시 온라인 취재로 진행 중이다. 이런다고 카트라이더 선수 중에 확진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방역 수칙과 상관없이 리그를 진행하는 가운데 최대한 코로나 확진으로부터의 확률을 낮추면서 진행하는 리그도 있다. 몇몇 LoL 게임단 관계자들도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당장 PO, 그리고 결승전은 오랜만에 야외로 나가 킨텍스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서머는 롤드컵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리그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더 심해질지, 나아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2022년 남은 모든 일정은 많은 팀들이 외부적 요인으로 변수가 생겨 피해를 보이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길 바라본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