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자적인 영역 구축한 FPS e스포츠

그 어떤 게임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더라도, 항상 그 '영역'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있다. 1인칭 슈팅 게임(이하 FPS)의 쏘는 사람들이다. 스타크래프트1, 아니,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대세 게임 대신 FPS를 즐기는 사람들은 반드시 존재했다.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는 게임은 누가 보더라도 리그 오브 레전드지만, 장수 게임 서든어택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독자적인 FPS 영역 안에 있는 가장 큰 존재다. 배틀그라운드는 무료화 이후 장기 이탈 사용자의 상당수가 복귀해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세 배 이상 증가했고, 유료 구매자 수 역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에서 배틀그라운드의 크기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5%, 전 분기 대비 30% 증가해 3,9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에선 이미 성공을 거둔 라이엇 게임즈의 발로란트,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APEX 레전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2는 기존 국내 영역에 거침없이 도전하고 있다. 발로란트는 2020년 6월 2일에 출시, APEX 레전드는 2019년 2월 5일에 출시했다. 오버워치2는 2022년에 발매 예정이고, 4월 27일부터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세 게임 모두 e스포츠 리그가 존재한다. 기존 리그 오브 레전드의 e스포츠 시스템과 유사한 발로란트는 LCK나 LPL, LCS와 같은 지역별 지역 챌린저스가 존재하며, 마스터즈와 챔피언스라는 국제 대회가 마련되어 있다. 국내에는 DRX와 담원 기아 등 8개의 발로란트 파트너 팀과 활동 중인 여러 팀이 있다. APEX 레전드는 EA가 주관하는 APEX 레전드 글로벌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챌린저 서킷과 프로 리그 등 리그의 단계가 존재하며 총상금은 500만 달러다. 오버워치2는 기존 오리지널 오버워치로 진행한 오버워치 리그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지역별 연고팀이 존재해 팀마다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으며, 홈 스탠드 경기는 오버워치 리그만이 가지는 장점이다.

발로란트는 북미 지역에서 흥행하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가장 큰 목표였던 카운터 스트라이트 글로벌 오펜시브의 일일 접속자 수의 절반까지 추격했다. 2022년 4월에 열린 VCT 2022 스테이지1 마스터즈 레이캬비크는 최고 시청자 수 100만, 평균 시청자수 41만을 기록했다. 북미라는 강력한 기반과 e스포츠 노하우를 가진 라이엇 게임즈는 실패하기 힘든 조합이다.

APEX 레전드는 화려한 부활이라고 해도 좋다. 처음 출시했을 때 엄청났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 채 여러 가지 이유로 유저 수 이탈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콘솔과 PC의 크로스 플랫폼 지원, 스팀 서비스, 꾸준한 업데이트와 밸런스 패치로 스팀 동시 접속자 수만 20명 이상을 기록 중이다. 재미있게도 APEX 레전드는 일본 지역에서 인기가 상당히 높다. 2020년 5월부터 버츄얼 유튜버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이후에 일본의 국민 게임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22년 4월 29일부터 진행된 AEPX 레전드 글로벌 시리즈 파이널은 총 67만 명의 최고 시청자를 기록했는데, 이 중의 27만 명은 일본인 시청자였다.

오버워치2는 오버워치 리그라는 배를 그대로 이어 탄다. 지역 연고팀, 홈 스탠딩, 프랜차이즈 등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지만, 코로나 펜데믹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시스템이기도 했다. 2022년 오버워치 리그의 성공은 당연하게도 앞으로 출시할 오버워치2의 흥행에 가장 많은 것이 달려있다. 오버워치2는 6명에서 탱커 포지션에 한 명을 뺀 5:5로 진행한다. 그러나 그 이외에는 눈에 띄는 변경점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후속작이 아닌 확장팩 느낌을 받는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오버워치2 베타 시작 후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에서 146만의 시청자를 기록했지만, 시청자들은 방송을 시청하면 얻을 수 있는 베타 참여 권한을 받은 이후에는 대부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신규 영웅과 전장, 여러가지 스킬들의 개편, 빨라진 게임 템포로 다시금 왕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예측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