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8강 다전제 돌입, 더 중요해진 밴픽 훑어보기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5개 |
2021 월드 챔피언십은 지난해에 비해 챔피언의 티어가 꽤 빠르게 정립된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정글 포지션의 AP 챔피언이 사장되고, 탑에 쓸만한 AP가 한정된 점이다. 덕분에 미드 라인은 AP 챔피언이 대세다. 바텀 라인은 확고한 1티어 챔피언이 존재하고, 서포터 포지션에도 나올만한 챔피언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8강 토너먼트부터는 5판 3선승 다전제로 경기가 진행된다. 자연스레 승부에 있어 밴픽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인-게임 경기뿐만 아니라 밴픽까지 재밌게 관전할 수 있는, 알면 좋은 2021 월드 챔피언십 티어 리스트. 승리로 가는 길목에서 어떤 챔피언이 중요한 역할을 할까?


밴카드 Top 3: 유미, 이렐리아, 루시안




유미는 초반이 불리해도 후반 기대치가 높고, 다양한 챔피언과 시너지를 내어 조합의 힘을 한 단계 더 올려준다. 팀에 따라서는 유미를 풀어주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승리한 팀이 있기도 하다. 8강에 오른 팀 중에는 T1이 아펠리오스-룰루 조합으로 유미를 상대해 승리했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유미를 풀어주고 파이크로 카운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렐리아는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고점과 저점이 크게 나뉘는 챔피언이다. 그리고 총 38회 밴이 된 것에 비해 승률은 1승 5패로 처참하다. 이렐리아를 풀어줘도 잘 사용하는 팀은 많지 않았고, 이를 카운터치는 방법도 정글 뽀삐나 피오라 등 다양했다. 때문에 이렐리아를 쓸 수 있는 팀과 없는 팀, 풀어줄 수 있는 팀과 없는 팀의 밴픽 난이도는 크게 차이가 날 듯하다.

루시안은 원거리 챔피언 중 유일하게 바텀 게임을 할 수 있는 챔피언이다. 나미와 조합됐을 때, 시너지가 강력해서 많은 서양팀들이 루시안을 애용했다. 특히,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봇 라이너 중 가장 큰 존재감을 보여준 ‘한스 사마’가 루시안을 잘 다뤘다. 그러나 의외로 동양권 팀들은 루시안을 사용하지 않았고, 뽑더라도 탑에서 솔로 라이너로 사용했다.


챔피언 풀이 중요한 탑 라인




탑 라인 챔피언은 그레이브즈, 제이스, 케넨까지 세 개의 챔피언 탑 라인의 대세 픽이다. 이외의 챔피언을 꺼낼 경우에는 라인전에서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탑 라인 챔피언 밴픽에서 가장 마음이 편한 팀은 T1이다. T1 탑 라이너 ‘칸나’는 현재 탑 메타의 대세 챔피언 세 가지를 모두 잘 사용했다. 담원 기아의 탑 라이너 ‘칸’도 케넨을 제외한 그레이브즈와 제이스를 잘 다뤘고 잭스, 루시안이라는 조커픽도 보여줬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 e스포츠는 탑 챔피언 밴픽이 조금 불편하다. ‘모건’은 케넨을 제외하고 현재 메타의 대세 챔피언인 제이스와 그레이브즈를 꺼낸 적이 없다. 믿고 있던 카드인 카밀마저도 두 번 꺼내 모두 패배했다. ‘라스칼’도 제이스를 잘 다루지 못한다. 케넨은 한 번 꺼낸 적이 있지만, 숙련도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정글: 리 신, 비에고 나눠 먹기




정글 챔피언은 밴픽율 1위부터 6위까지가 AD 챔피언으로 모두 평이한 승률을 기록 중이다. 스테디 챔피언 리 신이 1픽으로 자주 뽑힐 만큼 선호되고 있지만 승률은 12승 12패, 50%로 그리 특출나진 않다. 2순위 비에고도 9승 7패, 승률 56%로 준수해서 정글은 리 신과 비에고를 나눠 가지거나, 리 신이 밴되고 비에고와 차순위 정글러가 나오는 장면이 예상된다.

주목할만한 챔피언은 자르반 4세와 뽀삐이다. 자르반 4세는 스킬이 직관적이고, 후반 가면 존재감이 부족해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승률은 8승 9패, 5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강력하고 팀에 부족한 탱킹 능력을 채워줄 수도 있어서 나미, 룰루 같은 서포터가 등장할 때 조합의 안정성을 더해줄 수 있는 픽이다.

뽀삐는 정글 포지션에 유력한 조커 카드이다. W스킬인 굳건한 태세가 돌진기를 가진 챔피언을 무력화하는 덕분에, 최근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이렐리아, 르블랑, 탈론 등의 캐리력을 억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정글 뽀삐의 승률은 4승 1패로 성적도 뛰어나서 다전제에서 이렐리아, 르블랑 등을 사용하고 싶은 팀은 뽀삐 밴도 고려해야 한다.


미드: 캐리하고 싶으면 르블랑, 무난하면 트위스티드 페이트




미드는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가장 무난한 카드이다. 13승 10패 승률 56.5%, 밴픽률 94%를 기록 중이다.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픽된 이후에는 르블랑과 사일러스가 상대픽으로 자주 나오는데, 르블랑이 11승 5패, 70%에 가까운 승률로 높은 캐리력을 보이고 있다. 미드 라인에서 강력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싶은 팀은 르블랑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는 라이즈, 사일러스 정도가 있는데 라이즈의 승률이 의외로 좋지 않다. 밴픽률은 66%까지 올랐음에도 5승 9패, 35%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 중이다. 사일러스는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상대하기 좋은 픽으로 애용되고 있다. 밴픽률 38%, 7승 7패 승률 50%로 성적도 준수하다.


바텀: 부동의 1티어 미스 포츈, 그 다음은 아펠리오스 정도




바텀은 챔피언의 티어가 굉장히 명확하게 구분된다. 미스 포츈의 존재감이 가장 뚜렷하고, 2순위가 아펠리오스, 3순위가 진 정도로 평가받는다. 밴픽률, 승률, 분당 피해량 등 중요한 지표에서 대부분 미스 포츈, 아펠리오스, 진 순서로 나오고 있다.

봇 라인 1티어 챔피언 미스 포츈은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좋은 활약으로 80% 밴픽율에 20승 15패, 승률 57%를 기록하고 있다. 라인전도 준수하고 잘 크면 잘 큰 대로 강력하고, 못 커도 궁극기 때문에 1인분은 어떻게든 하는 편이다. 2순위 아펠리오스도 시간이 갈수록 강력해져서 팀이 후반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3순위 진부터는 존재감이 확 떨어진다. 밴픽율도 30%를 겨우 넘겼고 승률도 50%(7승 8패)를 넘기지 못했다. 평균 분당 피해량도 338로 떨어져서 진을 뽑을 때는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게 버티고, 상체 게임을 도와준다는 의미일 뿐, 진으로 직접적인 캐리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포터: 1티어로 떠오른 라칸




플레이-인 스테이지 승리의 여신이었던 레오나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함정픽 냄새가 나고 있다. 밴픽률 70%로 모습은 매우 자주 비추고 있는데, 승률은 35%(8승 15패)로 매우 저조하다. 한화생명e스포츠 서포터 ‘뷔스타’는 현재 메타에서 레오나에 대한 티어를 매우 낮게 평가하기도 했다.

현재 서포터 챔피언 1티어 자리는 라칸이 가장 유력하다. 밴픽률 40%, 10승 5패 승률 67%를 기록 중이며 평균 KDA 4.4로 레오나(평균 KDA 2.2)보다 더 안정적이고 팀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레오나와 라칸의 상성이 변한 점도 특이하다. 이전까진 레오나가 라칸을 상대로 좋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메타에서 라칸은 레오나를 상대로 오히려 더 많은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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