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롤드컵] 선발전 거친 디펜딩 챔피언, 재부상한 1-2번 시드는?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25개 |
세계 대회 LCK의 숙적, LPL에서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팀이 확정됐다. 최근 MSI-작년 롤드컵 우승팀인 RNG-EDG가 다시 올라왔는데, 이번엔 3-4번 시드로 진출했다. 그 위로 JDG-TES가 이름을 올리면서 국제 대회에서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1-2번 시드에는 2020년 LPL을 제패했던 JDG-TES가 돌아왔다.

롤드컵 진출자가 가려지는 LPL PO와 선발전 양상은 LCK와 비슷했다. 12.15 패치로 진행되면서 아지르-제리를 잘 쓰는 팀이 확실히 유리했다. 해당 챔피언의 숙련도나 플레이에서 승패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원거리 딜러의 제리 플레이가 하드 캐리와 하드 쓰로잉을 오가면서 다전제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잦았다.

그렇다면 언급한 네 팀은 어떤 과정을 통해 롤드컵까지 올 수 있었을까. 이들의 전력과 스토리를 확인해보자.


롤드컵 돌아온 JDG, 여전히 '카나비-야가오'




2020 LPL 대표팀이라고 할 수 있는 JDG가 올해 다시 롤드컵 무대로 돌아왔다. 작년에 롤드컵 진출에 좌절했다면, 다시금 합을 맞춰 LPL 서머 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JDG는 LPL팀 중 운영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경험 많은 '369-카나비-야가오'가 '상체'를 잡고 있어서인지 운영면에서 노련한 플레이가 결승전까지 잘 드러났다. 불리한 결승전 마지막 세트에서도 침착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구도를 만들어 갈 줄 알았다.

힘 싸움에서 밀릴 때도 중요 오브젝트에 먼저 시야 장악을 해 암살에 성공한다. 교전으로 풀어가야 할 타이밍을 알아서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달려들곤 했다. 자신들이 교전으로 승부를 보기 힘들 때는 과감하게 오브젝트를 포기하고 포탑-억제기를 밀어내는 판단까지. 탄탄한 판단 능력이 돋보인 팀이다.

거기에 핵심 픽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미드 '야가오'는 아지르 숙련도를 바탕으로 TES와 두 번의 연이은 다전제 풀 세트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두 경기 모두 마지막 5세트에 등장해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결승전에선 앞선 4세트까지 TES 측의 밴을 이끌어내다가 풀리면서 승리의 상징이 됐다. '카나비'는 바이-오공으로 맹활약했다. 상대 핵심 딜러인 제리를 중-후반 한타에서도 제압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결승전 4-5세트에서 판테온-벨베스와 같은 특이 픽을 뽑는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발사' 버튼 하나로 갈리는 승부 - TES




TES는 LPL에서 승리와 패배 공식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팀이다. '잭키러브'가 활약하면서 깔끔한 승리로 마무리할 때, 그리고 홀로 무리한 플레이를 시도하다가 잘리면서 경기가 뒤집어지는 양상. LPL 플레이오프의 결과는 극명하게 원거리 딜러 '잭키러브'의 플레이 하나로 갈렸다. EDG와 PO 마지막 3세트에서 1만 골드 역전승 한타의 주역이었다. 동시에 '잭키러브'는 결승전 1세트와 5세트에서 '앞대쉬'로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렇게 TES는 현 메타에서 원거리 딜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팀이다.

TES의 '상체'는 탄탄하다. 각성했다고 평가받는 정글러 '티안'이 초반부를 책임진다. 결승전까지 날선 갱킹으로 모든 라인을 풀어주고 다녔다. 거기에 '나이트'가 힘을 더해주면서 미드-정글 싸움 역시 승리할 줄 안다. 탑 라이너 '웨이와드'는 너프된 나르로 맹활약한다. TES를 상대하는 팀들이 픽밴에서 나르를 빼앗아온다고 느껴질 정도로 '웨이와드'가 나르를 잡았을 때 활약이 돋보인다.

다만, 강한 '상체'만으로 현 메타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현 메타에서 후반 뒷심과 화력이 뒤받쳐줘야 최고가 될 수 있다. 아지르 숙련도가 다른 미드 라이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나이트', 무리한 플레이를 일삼는 '잭키러브'를 보유한 TES가 우승까지 향할 수 없었다. '나이트'가 상대 아지르를 제압하기 위해 빅토르라는 카드를 들고 왔지만, 이마저도 마지막 한 번의 궁극기 실수와 '잭키러브'의 급발진으로 우승 트로피를 JDG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 잘할 때는 1만 골드 역전, '바이퍼'마저 꺾는 '잭키러브'



'바이퍼' 잘해도 변수가 많은 EDG




작년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인 EDG가 LPL 3번 시드로 2022 롤드컵으로 향한다. 작년 롤드컵만 봤을 때 EDG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이번 LPL 서머 PO에선 뚜렷한 상성 관계가 나오면서 올해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 미지수인 팀이다.

EDG의 PO-선발전 상대 전적은 극명하다. RNG와 PO-선발전에서 만나 모두 승리했고, TES와 PO에서 두 번 만나 2:3, 0:3이라는 스코어로 패배했다. '바이퍼' 박도현의 캐리력은 여전하다. '갈라'를 상대로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확실한 우위를 점할 줄 알았다. TES전 역시 중반부까지 '잭키러브'를 상대로 활약면에서 압도하는 그림이었는데, 후반 대규모 한타에서 승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TES 패배한 경기만 놓고 봤을 때, 탑 라이너 '플랑드레'가 먼저 잘리거나 무리하게 진입하다가 잘리는 전투 구도가 나왔다. 아무리 '바이퍼'라도 수적 열세는 극복하지 못했다. EDG는 '바이퍼-스카웃'의 강한 라인전을 중심으로 TES를 상대로도 주도권을 잡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부에 다른 팀원들의 약점이 드러나면서 역전패를 자주 당했다.

반대로 RNG전에선 '플랑드레'의 활약이 돋보였다. 레넥톤을 선택했을 때 라인전 솔로 킬은 물론, 상대 후방에서 나타나 핵심 딜러를 끊어주는 플레이까지. 경기를 주도할 줄 아는 탑 라이너가 돼 있었다.

정글러 '지예지예' 역시 최근 경기에서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PO 초반부 경기에 '준지아'라는 정글러가 대신 출전하기도 했다. '지예지예'가 PO 중반부터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미드-정글 중심의 주도권은 잡지 못했고, 핵심 딜러를 제압해주는 다른 정글러 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MSI 벗어나질 못해, 롤드컵 다가오면 아쉬운 RNG




2년 연속 LPL 스프링-MSI를 우승한 RNG는 서머만 되면 힘이 조금씩 빠진다. 작년부터 서머에선 스프링 만큼의 기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서머 PO에서 조기 탈락하며 선발전을 거쳐 가까스로 롤드컵 4번 시드를 확보할 수 있었다.

경기 양상 역시 스프링-MSI를 벗어나지 못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PO 조기 탈락할 당시 '갈라-샤오후-웨이'의 힘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샤오후-웨이'는 여전히 리산드라-비에고라는 최근 메타와 어울리지 않는 픽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마저도 상대에게 허무하게 제압당하면서 승기를 내준 경기가 나왔다.

MSI 우승 탑 라이너 '빈' 대신 새롭게 '브리드'가 합류했다. '브리드'의 기량 역시 PO동안 불안한 면모를 많이 보여줬다. '플랑드레'를 비롯한 다른 탑 라이너에게 솔로 킬을 내주면서 성장과 한타 활약 역시 LPL 정상급 탑에 비해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 PO 조기 탈락, 선발전으로 향하는 '갈라'

거기에 많은 LCK 팀에게 악몽을 줬던 '갈라'마저 힘이 빠진 것처럼 보인다. 카이사-이즈리얼 중심의 메타에선 강한 모습이었지만, 제리-시비르-루시안 구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핵심 픽 중 하나인 제리를 못 다룬다는 점이 크게 다가오고 있다. 제리로 최근 8경기 중 3승, PO 이후 5경기 중 2승 밖에 못했을 정도로 승률이 처참하다. 라인전 단계에서도 점멸이 빠지거나 딜 교환에서 크게 밀리며 귀환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EDG와 대결에선 위 장면처럼 홀로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잘리기도 했다.

그나마 RNG는 선발전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들의 불안한 점을 극복했다. 드래곤의 영혼을 두고 LNG와 오브젝트 싸움을 했는데, '갈라'의 제리가 상대 어그로를 끌고 '브리드'가 킬을 만들어내는 장면이었다. 드래곤 싸움에서 '타잔' 이승용 오공의 힘을 빼놓으면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그렇게 '갈라-브리드'는 자신의 손으로 우려를 극복하면서 롤드컵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 '갈라-브리드' 결자해지






▲ 롤드컵 전 제리-아지르 연이은 너프 소식

의외로 이번 서머 PO와 롤드컵 선발전은 장점보단 약점이 많이 드러나는 경기가 많았다. 핵심 픽을 잘 못다루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선수들이 있었고, 큰 실수로 승패가 결정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롤드컵에서 LPL은 항상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8강만 하더라도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4강-결승에서 LCK를 만나면 금방 최고의 경기력을 회복하는 팀들을 봐왔기에 그렇다. 아지르-제리의 너프 소식이 연이어 나오는 가운데, 이번 롤드컵에서 LPL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을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이미지 출처 : LPL 팀 공식 트위터 및 LPL ENG 공식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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