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반드시 이겨야 할 난적 RNG 만난 T1

기획기사 | 김홍제 기자 | 댓글: 71개 |



T1과 RNG의 역사는 길다. 2016년 5월 5일에 처음 만나 올해 MSI 결승인 2022년 5월 29일까지 25번 만나 T1이 15승 10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2022 MSI 결승에서 패배해 갚아야 할 것이 있는 건 T1이다. MSI 당시 여러 이슈 등, RNG에 대한 복수를 하루빨리 하고 싶을 T1이다.

그리고 22일, T1은 RNG와 다시 만난다. 2022 롤드컵 8강에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점점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 T1이고, RNG는 젠지와 대결에서 패배하며 약점도 노출됐다. 물론, 이후 준비할 시간도 있고, 다전제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 이런 점들이 엄청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조금이라도 분위기가 좋은 건 어쨌든 좋은 거다.

T1에게 무조건 웃어줄 수 있는 라인은 일단 탑이다. MSI에 이어 롤드컵에도 '제우스'는 언제나 상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신이라 불러도 아깝지 않을 만큼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제우스' 최우제다. 개인 지표만 봐도 15분 CS 차이 25.3, 15분 골드차이 1315, 경험치 차이 719, 솔로킬 3회, 메타 픽이 아닌 제이스나 요네로도 승리를 가져오는 등, 언제나 믿음에 보답, 아니 탑에 투자가 없어도 이득을 가져오는 그야말로 최고의 탑이다.

'구마유시', '케리아' 바텀 듀오의 폼도 올라오고 있다는 것도 T1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은 이유기도 하며, 개개인의 폼 외에 바텀 메타 자체가 이전보다 지금이 더 맞는 느낌이다. '페이커' 이상혁은 꾸준히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든든하다. '오너' 문현준의 경우, 현재 정글러 메타가 완전히 '오너' 스타일에 적합하다곤 볼 수 없으나 기본적으로 뛰어난 정글러고, 특히 교전 능력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선수라 메타와 조금 맞지 않더라도 '오너'에게 자신 있는 픽을 쥐여주는 것도 다전제에서 T1만의 하나의 승리 공식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RNG와 비교해서 살펴보면 RNG에서 가장 무난하게 잘했던 선수를 뽑으라면 '브리스'가 거론될법 하다. 어떤 상황이든 탑 라이너로서 해야 될 플레이를 준수하게 수행했다. LPL답게 잭스만 3회, 피오라 2회를 플레이했을 때 모두 승리했을 만큼 해당 챔피언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하다. 반면, 갱플랭크와 세주아니를 가져갔을 땐 패배했다. 갱플랭크 플레이도 나쁘진 않았으나 잭스와 피오라에 대한 대처가 필요해 보이긴 하다.

그런데 큰 걱정이 되지 않는 이유는 '제우스'이기 때문이다. 잭스나 피오라를 먼저 가져와도 괜찮고, 내줘도 상대하는 이가 '제우스'라 솔직히 큰 걱정이 되진 않는다. 오히려 '브리스'의 색깔이 워낙 뚜렷해서 맞춤을 당할 수도 있어 탑 밸런스가 생각보다 더 '제우스'쪽으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RNG전 조심해야 할 부분은 초반 판짜기나 밴픽이다. RNG는 실시간으로 밴픽 수정이 자유로울 만큼 유연한 팀이고, 초반 설계도 꽤 정교한 팀이라 이런 부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T1에겐 가장 큰 숙제다.

또 T1이 풀어야 할 과제는 '제우스'의 부재다. T1이 힘들거나 경기에서 패배할 때를 보면 기본적으로 '제우스'가 반반으로 가거나 뭔가를 벌어오지 못할 때였다. 아무리 '제우스'라고 해도 세계 최고의 팀들과 경쟁하는 롤드컵이란 무대에서 언제나 잘할 수 는 없다. 분명, 미끄러질 때도 올텐데, 그럴 경우 미드나 바텀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야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RNG와 대결에서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T1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역시 바텀이겠다. 최근 메타도 그렇고 바텀에서의 우위가 승패로 갈리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런 의미에서 '구마유시-케리아', '갈라-밍'의 대결구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T1은 칼리스타-소라카, 루시안-나미, 시비르-유미 2회, 카이사-알리스타, 아펠리오스-쓰레쉬를 선보였고, RNG는 트리스타나-블리츠크랭크, 루시안-나미 2회, 시비르-유미, 카이사-아무무, 아펠리오스-세트, 아펠리오스-레오나를 그룹 스테이지에서 활용했다.

루시안-나미처럼 역사가 오래된 찰떡 조합은 물론, 카이사와 CC 서포터, 시비르와 유미 등, 상체 주도권과 함께 맞물리는 다양한 조합 가운데, 이 퍼즐 조각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핵심이다. 그리고 가능성이 적지만 케이틀린을 주고 이를 카운터 치는 밴픽이나 드레이븐을 가져오는 조합 등, 변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거나 순간 삐끗하면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정글러들의 시선도 바텀에 쏠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페이커'와 '샤오후' 모두 팀을 상징하는 베테랑이자 각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번 롤드컵이 스스로에게 있어 가장 간절한 대회일 가능성도 있는 자존심이 걸린 매치다.

또한 현재 메타와 본인들의 플레이스타일 등, 꽤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일단 두 선수 모두 라인전이 엄청 강해 상대를 무력으로 찍어누르는 타입은 아니다. 라인전보다는 팀원과 유기적인 메이킹, 호흡, 중반 이후 상대를 드리블하는 능력, 지표로 확인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장 잘 끼치는 선수들이다.

먼저 그룹 스테이지 기준 라인전 지표를 살펴보면 '페이커'는 15분 CS 차이 -7.5, 15분 골드 차이 -381, 15분 경험치 차이 -372 퍼블 당할 확률 33.3%, '샤오후'는 15분 CS 차이 -14.6, 15분 골드 차이 -472, 15분 경험치 차이 -496지만, T1과 RNG의 경기에서 두 선수가 라인전이 완전히 밀렸나? 라고 생각하면 꼭 그렇진 않았다. 5:5정도를 유지하며 남는 에너지를 팀적인 부분에 잘 활용했기 때문에 저런 기본 라인전 지표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결국은 밴픽에서 두 선수에게 어떤 픽이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플레이스타일이 바뀔 가능성이 높고, 아칼리 2회, 사일러스 2회, 리산드라, 빅토르를 사용했던 '페이커'와 아칼리 3회, 리산드라 2회, 아리 1회, 갈리오 1회를 사용했던 '샤오후' 모두 아칼리나 사일러스, 리산드라는 탐이날 챔피언이다. 여기서 아지르가 또 핵심 챔피언이 될 수 있는데, '페이커'는 아직 아지르를 활용하지 않았으나 언제 뽑아도 이상하지 않지만, '샤오후'는 아지르를 선호하지 않는 선수다.

그리고 이번 롤드컵은 정말 많은 챔피언이 등장한 만큼 8강부터 전혀 나오지 않았던 챔피언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메타라 밴픽 여부가 승패에 꽤 많은 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