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수치로 증명, 변화'무쌍' T1 '구-케' 듀오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19개 |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빠른 메타 변화다. 그룹 스테이지부터 8강까지 총 89개의 챔피언이 등장할 정도로 매주 색다른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역시 특정 챔피언과 스타일만 잘한다고 승리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맞는 픽을 다룰 줄 아는 팀이 승리하곤 했다. 특히, 봇 라인에 매주 큰 변화의 파도가 일었다. 가장 많이 밴된 유미(밴비율 1위 82.1%)-케이틀린(2위 76.1%)을 제외한 다양한 픽이 기용되면서 롤드컵 이전의 제리-시비르로 굳어진 메타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8강까지 이를 가장 잘 소화하고 있는 봇 듀오는 T1의 '구마유시-케리아'를 뽑을 수 있겠다. 유미-시비르가 풀렸을 때를 제외하고, 두 선수는 모두 다른 챔피언을 선택했다. 로그가 먼저 활용했던 칼리스타-소라카부터 LEC의 그룹 스테이지 1주차 호성적을 이끌었던 루시안-나미, C9이 T1 상대로 꺼냈던 하이머딩거까지. 모두 흡수해 자신들의 승리 카드로 만들었다. 거기에 노틸러스-세주아니로 강제 이니시에이팅을 열려는 RNG에 맞춰 대응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변화가 빠른 메타에서 T1 봇 듀오의 적응 속도는 남달랐다. "누군가 하이머딩거를 하고 있다"는 '구마유시' 이민형의 인터뷰가 나오고 8강 경기에 '케리아'가 하이머딩거를 뽑았다. DRX '베릴' 조건희의 픽 정도로 예상했으나, T1의 하이머딩거 역시 8강에 등장했다. 앞서 언급한 칼리스타-소라카, 루시안-나미 역시 그룹 스테이지에서 이전 주차에 상대가 꺼낸 카드였다. 따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 조합의 약점을 노릴 수 있는 픽 선택 능력까지 더 해지면서 T1 봇 듀오 픽의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단순히 픽 선택만으로 승리할 수 없는 법. '구마유시-케리아'는 해당 챔피언 조합의 극한을 선보였다. 이번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8강에서 두 선수는 가장 높은 KDA를 자랑한다. '구마유시'는 KDA 18.5 - 경기당 평균 6.1킬 - 0.7데스 - 분당 CS 10.1로 해당 기록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케리아'는 그 뒤를 이어 KDA 12.7로 2위, 경기당 평균 11.9 어시스트는 1위다. T1의 봇 듀오가 모두 KDA 10을 넘는 압도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기 내에서도 핵심 역할을 도맡았다. 애쉬-하이머딩거-바루스를 뽑았을 때, '갈라-밍'을 상대로 확실하게 봇 라인 주도권을 잡았다. 미드에서 교전이 일어나자 상대보다 발 빠르게 합류해 킬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라인전 주도권이 중요한 이유를 해당 픽으로 확실하게 보여줬다.




T1의 봇 라인은 캐리 역할을 담당할 때도 있었다. T1의 '상수'라고 불리는 '제우스' 최우제가 RNG전 2세트에서 KDA 0/8/10으로 크게 말리기도 했다. 봇 라인에서 힘의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데, '구마유시'가 해당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누구보다 잘 성장해 상대 공격을 받아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영상처럼 킬 스코어만 보더라도 큰 차이가 났지만, '구마유시'가 끝까지 살아남아 딜을 넣는 전투 양상을 만들어내면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자야라는 픽의 극한의 능력치를 끌어낸 경기였다. RNG전 마지막 3세트에선 '케리아'의 탐 켄치가 완벽한 어그로 핑퐁을 선보였다.

'구마유시-케리아'의 현 상태는 움직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상대 핵심 스킬을 몇 번의 움직임만으로 회피하면서 받아치는 그림이 이어졌다. 특히, '구마유시'는 생존기가 없는 바루스로 상대 공격을 흘리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게임 내 집중력까지 극에 달한 듯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T1 봇 듀오는 다시 LPL의 봇 듀오와 마주한다. JDG는 경험 많은 '상체'가 막강한 팀이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봇 듀오와 격차를 내는 게 승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구마유시-케리아'라면 해당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이다. 이번 롤드컵의 KDA와 여러 기록이 반증하고 있다.





■ 2022 LoL 월드 챔피언십 4강 1경기

JDG vs T1 - 30일 오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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