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그저 화면만이 진화의 전부는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 OLED'

포토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21개 |

거치 콘솔과 휴대용 콘솔을 오가는 게임 플레이로 사랑받는 Nintendo Switch™. 닌텐도가 Nintendo Switch Lite에 이은 새로운 닌텐도 스위치, Nintendo Switch(OLED 모델)(이하 스위치 OLED)을 공개한 지 약 3개월이 됐다.

닌텐도 스위치 Lite가 닌텐도 스위치 TV 모드를 빼고 휴대성을 강조했듯 이번 스위치 OLED 역시 휴대 모드와 테이블 모드에서의 강점을 부각한 모델이다. 다만 방향성만큼은 다르다. 단순히 '더 가볍게'가 아니라 '더 미려하게'라는 방향으로 개발, 이름에 걸맞게 디스플레이 강화를 이뤄냈다.

그리고 오는 8일, 정식 출시에 앞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스위치 OLED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기대했던 성능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만큼 OLED 액정이 이미 보유한 스위치를 대신할 정도라고는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시연장을 찾았다.

하지만 직접 스위치 OLED를 만져보니 기존 닌텐도 스위치 보유자도 사용 연차에 따라 충분히 바꿀 만한, 이른바 '교체각'이 보였다. 또 아직 닌텐도 스위치가 없는 유저라면 기존 닌텐도 스위치보다 높아진 가격에도 단연 OLED 모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들도 실제 기기에서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 독을 품고도 작아진 박스

흔히 제품을 사고 가장 기쁜 순간을 풀 박스 상태의 상품을 개봉하는 순간으로 꼽는다. 그리고 그 첫인상을 주는 게 포장된 박스다. 닌텐도 스위치는 조금 다른 의미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여타 거치 콘솔보다야 작다지만 앙증맞은 닌텐도 스위치를 생각하면 꽤 큰 부피의 박스에 담겼기 때문이다.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된 2017년 해외 출장 당시 잔뜩 쌓여있던 닌텐도 스위치 박스가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졌던 게 그런 인상을 심은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스위치 OLED는 박스 크기를 거의 반으로 줄였다. 이미 닌텐도 스위치 Lite를 통해 박스 소형화를 이뤘던 닌텐도긴 하지만 스위치 OLED의 경우 독까지 포함되어 있기에 박스의 소형화가 쉽지 않았을 터. 해결책은 알찬 공간 활용이다.

박스를 열면 곧장 본체와 하얀 Joy-Con™이 보이고 그 아래에 바로 독과 Joy-Con 그립, 그리고 기타 케이블이 정리되어 있다. 안전과 제품 구분을 위한 완충지 정도만 있을 뿐 옹골지게 제품을 담아낸 느낌이다.

닌텐도의 경우 제품 고객 지원을 받을 때를 위해서라도 박스를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 만큼 작아진 박스 크기는 집 정리에도 꽤 도움이 될 법하다.



▲ 닌텐도 스위치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로 폭이 줄어든 박스



▲ 타이틀과 비교하면 그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 여기를 잡아서 여는 방식



▲ 게임&워치™도 그렇고 이렇게 박스 열었을 때 처음 보이는 부분을 많이 신경 쓰는 닌텐도



▲ 조이콘과 본체가 바로 있고



▲ 그 아래 독과 케이블 등이 꽉 차게 자리 잡았다


■ 본체 크기는 거의 그대로, 얇은 베젤이 키운 디스플레이

앞선 설명이 없더라도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스위치 OLED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단연 더 커진 OLED 화면이다. 새로운 화면은 15.7cm(6.2인치)에서 17.8cm(7인치)로 확대됐다. 대각선 길이를 기준으로 인치를 측정하는 만큼 적은 숫자 차이에도 그 차이는 확실하게 느껴진다. 다만, 화면을 직접 켜기 전까지는 그 크기를 직접 확인하긴 어려운데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본체 자체 크기를 늘려 적용하는 대신 액정과 조이콘 결합부 사이의 베젤을 줄여 구현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베젤의 경우 그 크기가 반 정도로 줄었다. 덕분에 게임 화면이 스위치 OLED에 꽉 차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소하지만 불필요한 베젤이 줄어들며 몰입감 역시 높아지고 말이다. 베젤부의 작은 디테일 차이라고 한다면 디스플레이 바깥쪽 부분이 유광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전에는 이 플라스틱 본체마저 베젤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베젤이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이는 착각이 들었는데 스위치 OLED의 경우 유광을 통해 베젤 부분과 분리되는 느낌을 줘 실제 줄어든 것 이상으로 베젤이 더 얇아 보이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전체 크기보다는 베젤을 줄이는 데 더 힘을 써 기기 폭은 실제 게임플레이에서는 그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는, 3mm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 화면을 껐을 때는 디스플레이 크기를 체감하기 어렵지만



▲ 화면이 켜지면 줄어든 베젤이 바로 눈에 띈다



▲ 베젤과 외부 플라스틱 부분에 구분이 생겨 베젤이 더 작아 보이는 효과까지 생겼다


■ 야외에서도 밝고 선명한 색감, 블랙은 더 어두운 명암비

화면 크기나 베젤 두께 같은 외형적인 부분보다 더 눈을 사로잡는 건 OLED 디스플레이로 구현되는 게임 화면이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면 굳이 새로운 모델의 스위치임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 차이가 체감되는데 또렷한 색감과 색구현은 기존 LCD와 비교하기가 미안할 수준으로 준수한 화면을 내뿜는다.

화면 밝기와 발색 능력은 이제 야외라고 닌텐도 스위치를 도로 가방에 집어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훌륭해졌다. 스위치 OLED를 시연한 날은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 햇빛도 굉장히 강했는데 그림자 없이 빛 방향으로 액정을 향해도 그 화면을 충분히 확인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인 완전 블랙의 구현을 통해 명암비도 또렷해졌다. 검은색의 표현은 희뿌연 빛의 회색에서 보다 온연한 검은색으로 구현되는데 이를 통해 어두워야 할 부분과 덜 어두운 부분. 그리고 밝은 부분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어두운 곳에서 오브젝트를 더 또렷하게 찾아낼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흔히 다크 모드로 불리는 베이직 블랙 테마 역시 칙칙한 색감의 검정이 더욱 검정에 가깝게 구현된다. 아울러 텍스트 구분 등도 TV 모드에서 체험할 수 있는 수준을 휴대 모드에서 느낄 수 있게 됐다.

해상도의 변화 없이 화면 크기만 커지면 PPI(Pixels per Inch)가 낮아지며 화면의 선명도는 떨어지게 된다. 단, 720p 해상도를 가진 스위치 OLED 실제 게임플레이에서 이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보다 아쉬운 점이라면 사진이나 영상 등을 통해서는 스위치 OLED의 달라진 색상 차이를 쉬이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 손가락을 날려버릴 정도의 노출에도 비교적 선명함을 유지하는 화면



▲ 직사광선이 아니라면 햇빛 아래에서도 이 정도 색감을 자랑한다


■ 넓고 안정적인 일체형 스탠드

디스플레이만큼이나 이번 스위치 OLED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바로 스탠드다. 닌텐도 스위치의 경우 본제 오른쪽 뒤편에 접이식 스탠드가 달려있다. 손가락 하나 정도 굵기의 작은 크기에 위치도 한쪽에 쏠려있어 어느 정도 흔들림이 있는 곳에서는 테이블 모드에서 넘어지기 쉬웠다. 하지만 스위치 OLED는 이 스탠드를 뒷면 전체 넓이로 확장됐다.

당연히 기기 전체를 받쳐주니 테이블 모드에서 꽤 강한 흔들림에도 넘어지지 않는 안정성을 가지게 됐다. 특히 경첩 부분의 쥐는 힘에 스탠드를 펼치는 느낌은 꽤 색다르게 느껴졌다. 아주 약간만 스탠드를 들면 중간에 한 번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후로 스탠드를 펼칠 때 꽤 뻑뻑한 느낌으로 스탠드가 펼쳐진다. 약한 힘에는 스탠드 각도가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데 이를 통해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는 느낌이 든다.



▲ 스탠드가 커지며 한층 깔끔해진 뒷면



▲ 이렇게 뒷면 전체가 들려 본체를 세운다



▲ 이 정도 각도에서 한번 확실히 잡아주고



▲ 최대 각도는 이 정도. 이 둘 사이라면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미끄러지지 않게 꽉 잡아준다


한편 스탠드가 기기 전체 너비로 커지며 microSD 카드 슬롯의 위치도 달라졌다. 아래 방향에서 위로 꽂아 넣는 방식에서 가로로 방향이 바뀌었는데 이 덕분에 혹시 모를 외부 이물질 침입에도 강해졌다.

이 외에도 향상된 오디오 품질에 맞게 본체 정면 하단에 있는 스피커 구의 크기는 늘어났고 반대로 흡배기구의 구멍은 더욱 촘촘해졌다. 또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은 길게 바뀌었는데 볼륨 버튼의 경우 일체형이었던 게 각각 분리된 버튼으로 바뀌었다.



▲ 바닥을 향하던 카드 슬롯은 더 높이, 그리고 방향도 가로로 바뀌었다



▲ 볼륨 버튼과 촘촘해진 줄어든 배기구 구멍. 밝기 센서도 위로 옮겨졌다


■ 랜 단자 품어 원활한 온라인 플레이 가능한 독

스위치 OLED에 포함된 독 역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우선 역시 가장 큰 변화는 유선 LAN 단자의 추가다. 독 뒷면에는 기존의 USB 단자를 대신해 랜 단자가 가장 아래에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여러 모델이 무선 통신을 지원하지만, 불안전한 상황 발생이나 속도를 충분히 내지 못하는 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는 경우 유선 연결을 선호하는 만큼 랜 단자 추가는 크게 반길 부분이다. 멀티 플레이 게임은 물론 디지털 게임의 다운로드도 이제는 보다 안정적으로 가능해졌다.

한편, 독 커버는 독에 연결되어 여닫는 방식에서 탈착식으로 바뀌었다. 기존 방식의 경우 커버를 자주 열었다 닫는 유저라면 독 커버를 잃어버리지 않아 유용할 수 있겠지만, 이게 열린 상태에서 선을 정리하기가 꽤 귀찮았던 만큼 새로운 독 커버의 장점도 있다. 여기에 독에서 USB 포트가 사라진 만큼 독 뒷면을 여닫을 필요가 없어진 점도 기존 방식의 필요성을 낮췄다.

독에서 선이 빠져나가는 부분 아래에는 플라스틱으로 볼록하게 디자인이 됐다. 단순히 디자인 요소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뻑뻑한 선이 가장 아래에 있는 경우 이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전에는 HDMI, 이제는 랜 단자가 독 가장 아래에 자리 잡는데 랜 케이블은 HDMI 케이블만큼이나 유연하지 않기에 한층 편리하게 선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체가 들어가는 독 안쪽에도 변화가 있다. 기본적으로 무광에 바깥과 같은 재질이던 내부는 유광으로 바뀌었고 부드럽지만, 마찰력이 아주 살짝 느껴진다. 그렇다고 스위치를 꽂거나 뺄 때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 AC 어댑터 연결 단자, HDMI 단자, 유선 랜 단자 등이 후면 포트에 위치



▲ 안쪽도 유광 느낌이 나도록 변경됐다.

한편, 새로운 독의 색상은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공개됐듯 하얀색인데 실물이 더 깔끔한 느낌을 준다. 전면과 후면에 찍힌 닌텐도 로고 역시 하얀 배경에서 더 선명하고 깔끔한 느낌을 낸다. 조이콘 역시 같은 색으로 기존 닌텐도 스위치와는 다른 분위기를 준다. 물론 흰색에 타는 때가 걱정이라면 기존 네온 블루, 네온 레드 조이콘에 검정 독이 포함된 제품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실물을 보면 화이트 버전 구매를 충분히 고민하게 될 만하다.




▲ 선명하게 새겨진 닌텐도 스위치 로고



▲ 뒷면에는 스위치 로고만 있으며 케이블 연결구도 보다 미려하게 바뀌었다


■ 독에 덜 꽂는다면, 닌텐도 스위치는 OLED로




시스템 성능상의 변화 없음은 아쉬웠지만, 실물로 본 스위치 OLED는 충분히 소유하고 싶다고 느껴질 정도의 인상을 남겼다. 모니터나 TV에서 보는 색상을 제대로 구현한 휴대 모드나 탄탄한 스탠드로 세워놓고 게임을 즐기는 테이블 모드는 장소의 제약 없는 게임플레이라는 닌텐도 스위치의 원래 목적에 가장 잘 들어맞는 모양새다.

그 덕에 스위치 OLED는 후속 기기 대신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할 플레이어게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듯하다. 그저 가장 저렴한 가격에 스위치를 구매하고 싶은 거라면 휴대 모드만 가능한 닌텐도 스위치 Lite를 구매하면 되고 휴대 모드로 이용할 일이 거의 없다면 기존의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해도 된다. 하지만 TV 모드의 플레이도 즐기고 휴대용으로도 자주 사용한다면 스위치 OLED가 주는 선명함은 절대 포기 못 할 강점이다. 셋 중 가장 전천후 모델이 되는 셈이다.

만약 지금 스위치의 첫 입문을 생각하고 있다면 조금만 기다려 보면 어떨까. 닌텐도 스위치 OLED 모델은 오는 10월 8일 화이트 / 네온 블루・네온 레드 모델로 출시될 415,000원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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