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조건 랙걸리는 엘든링, 고성능 PC가 필요할까?

기획기사 | 백승철,김동휘 기자 | 댓글: 52개 |



"형, 헬든링 아니고 엘든링이야. 이 형 '헬'만 들어가면 다 좋아하네. 이거 맞아?"

대작은 대작인가 보다. 내가 좋아하는 IP의 게임이 출시되거나 그리운 게임의 혜자 업데이트가 있으면 친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곤 했는데, 이번엔 공기가 다르다. 하루 일과가 회사→헬스장→집, 이마저도 토요일을 폭식데이로 지정하여 그 외엔 단백질만 섭취하는 헬스 중독의 친한 형이 게임 소식을 공유할 줄이야.

사전 다운로드까지 끝마쳤다며 뿌듯해하는 형을 생각하며 사실 좀 비웃었다. 형, 다크 소울류가 그렇게 만만한 게임이 아니야. 게임의 난도와 깊이, 심지어 요구되는 PC 사양까지 헬스완 차원이 다르다고. 단백질 드링크 한 잔에 죽자 땡긴다고 땡겨지는게 아니란 말이지. 하지만 어쨌건 나 또한 여기저기서 들리는 엘든링에 대한 극찬으로 인해 궁금하던 차, 같이 즐기기로 했다. 어쨌건 게임을 함께 즐길 친구가 있으면 배로 즐거운 법이니까.



▲ 게임 잘 안하는 친구들부터 최근 디아2 레저렉션을 즐기며 서버 대기열의 참맛을 본 친구까지 주목한 엘든링



▲ 하루 만에 태세 변환한 헬스보이. 형.. 여기선 자꾸 하게 되는 게 재능이야

프롬 소프트웨어의 '엘든링(ELDEN RING)'은 콘솔 기기와 PC로 즐길 수 있는 오픈 필드 RPG다. 엘든링은 과거에는 특정 보스에서 고정적으로 랙이 걸리는 것마저 개발단에서 준비한 콘텐츠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표면적으로 유저를 가혹하게 괴롭히는 특징을 갖추고 있는 다크 소울류의 최신작이다. 해당 장르는 그 어려움을 이겨냄으로써 달성되는 성취감,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 등으로 팬층이 매우 두터운 게임이다.

특히 요구로 하는 사양 또한 높은 편이다. 콘솔로 즐긴다면 해당되지 않는 말이겠지만 PC일 경우, 최소 사양에서 i5 + 1060 급을, 권장 사양이 무려 i7 + 1070 급이다. VRAM 또한 8GB까지 권장되며 이는 권장사양일 뿐, 더 좋은 그래픽 혹은 해상도를 비롯하여 추후 지원할 레이트레이싱까지 생각한다면 기재된 부품으로 어림도 없다.

다만 전 세계 게임 공통으로 특유의 오픈 초기의 최적화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한 마디로 좋은 PC 환경에도 불구하고 특정 구역에서는 랙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 이에 프롬소프트웨어 측에서는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게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 중 프레임 저하 현상 등의 최적화 문제를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검토 및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적으로 프레임 드랍이 유독 심한 부분은 '알터 고원'으로 확인되었다.



▲ 엘든링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업데이트 안내



▲ 이 너머, 엘든링 있다!




최적화건 뭐건 간에 일단 기본 성능은 깔고 가야..
권장 사양인 i7-8700K + GTX 1070은 맞추자



▲ 어마무시한 엘든링 필요 / 권장 사양

제아무리 최적화 문제로 많은 유저들이 고통을 받는다 한들, 이는 사양이 높은 PC를 갖춘 유저가 상대적으로 제 성능을 쓰지 못한다는 얘기일 뿐 권장 사양 이하의 환경에서는 게임 플레이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PC를 최소 사양에 맞추면 FHD에 품질 옵션을 낮음 정도로 플레이해야 한다. 지금 갖춘 PC가 최소 사양 환경에 적합하다면 눈물을 머금고 플레이를 하면 되지만, 최소 사양을 겨냥하여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비추천이라는 뜻.

다만 가장 많은 실수가 IT 부품의 넘버링으로 인한 오해이다. 일반인이 봤을 때 헷갈리는 숫자 때문에 해당 사양의 PC를 검색하여 똑같은 부품을 갖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 알례로 i7-8700K는 2017년 10월에 출시한 인텔의 8세대 CPU로, 인텔 코어 라인업은 2022년 3월 기준으로 현재 12세대까지 출시했다. 4년 이상이 지난 i7-8700F는 최신 제품인 i5-12400과 물리적 성능이 비등비등하며 효율 및 벤치마크 시에 12400 쪽이 앞서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가격 또한 12400 쪽이 반값 정도 저렴하다.

엘든링을 위해 가장 추천하고 싶은 CPU는 i5-12400이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접근하고 싶은 유저께서도 최소 i5-10400 정도는 맞춰주는 것이 좋겠다. 인텔 10세대 이상의 i5 CPU부터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적용하여 멀티 스레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만약 라이젠 CPU를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최소 3300X, 가장 추천하고 싶은 전구간 만능 CPU로는 5600X 정도가 적합하겠다.



▲ i5-11400F + RTX 3050 견적. 해당 이미지는 예시일 뿐이니 세부적인 부품은 상황과 환경, 선호에 따라 변경하자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다. 2016년 여름에 출시한 GTX 1060과 1070의 성능은 여전히 현역이며, 특히 최근 출시한 RTX 3050은 번호 상 엄청 좋아 보이지만 실제 성능으로 따졌을 땐 1070과 3050의 성능은 거의 비슷하다. 쉽게 요약하면 GTX 1070을 갖고 있다면 굳이 RTX 3050으로 바꿀 필요 없으며, 신제품을 살 것이라면 굳이 GTX 1070을 찾지 말고 RTX 3050을 사면 된다는 얘기.

다만 앞서 얘기한 그래픽카드 대란이 가장 문제다. 점차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 같은 IT 부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 게임 좀 하려고 PC를 맞춰보겠다고 접근한 일반 게이머 기준에서는 아직까지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에 뒤로 가기를 누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때문에 현재 환경에서 원가 대비 그나마 현실적인 가격대에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찾아봐야 한다.



▲ 뭣?

그래픽카드 대란의 여파로 하급 라인업은 당분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엘든링에서 요구하는 사양에도 모자를 뿐더러 "가성비가 좋은 RX 570!" 등의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현재 그나마 접근 가능한 중하급형 그래픽카드는 GTX 1650이다. 이후 추천할 그래픽카드의 가격 대비 성능이 훨씬 우월하지만 현재 시장 상태에서 유일하게 40만 원 언더로 구할 수 있는 제품이다.

눈을 조금 높이면 RTX 3050 그래픽카드를 생각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1650에 비해 높은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만, IT 부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기준에서는 "최신 30시리즈라고 한들 기대 이하의 성능인데?" 등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제품이며 가격이 비슷한 1660 super, 1660ti에 비해 아주 살짝 성능이 낮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어 재고 상황도 꽤 괜찮으며, QHD 이상의 환경에서는 오히려 3050이 근소하게 앞서기 때문에 최신 제품을 구입한다는 마음가짐으로 3050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권장 사양인 8GB의 VRAM과 향후 업데이트될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생각한다면 3050 쪽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QHD 환경에서는 성능적으로 RTX 3060ti를 추천하고 싶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3070ti. 3050에 비해 무려 2배 이상의 가격이지만 품질 옵션을 타협한다면 4K까지 욕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3070과 3070ti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만약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3070ti를 고려하도록 하자. 아니면 3060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춰 QHD 환경에서 품질 옵션을 중상급 정도로 세팅하는 방법도 있다.



▲ i7-12700K + RTX 3070ti 견적. 마찬가지로 세부적인 부품은 상황과 환경, 선호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

게임 테스트는 3가지 환경에서 진행하려 했다. 추후 최적화 및 최신 드라이버 등이 적용된 상태에서 정상적인 테스트를 진행하겠지만 현재는 콘솔기기로도 랙이 걸리는 상태. 때문에 다양한 PC에서 나오는 벤치마크 통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테스트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 현존하는 높은 사양 또한 테스트를 해보고 싶어졌다. 때문에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으며, 어렵게 'ASUS TUF Gaming 지포스 RTX 3080 10GB' 그래픽카드를 입수했다. 인게임의 최적화 등으로 압도적인 성능을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그렇다 한들 하이엔드 사양을 제외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게임 플레이를 한 PC의 CPU 및 그래픽카드
- 헬스보이 PC: i7-8700 + RTX 2070
- 본인 PC: 3700X + RTX 3060ti
- 동료 기자 PC: i7-11700 + RTX 3070
- 테스트 PC: i7-12700K + RTX 3080



▲ 어렵게 공수한 'ASUS TUF Gaming 지포스 RTX 3080 10GB'



▲ 기대 되는 RTX 3080 그래픽카드의 성능







어느 구간에서든 랙은 있지만 사양이 중요하다!
현재는 품질(그래픽) 옵션 최상에서 무조건 랙이 걸린다



▲ 현재는 품질 설정 최고 옵션이 무조건 랙을 유발하는 상황이다

결론부터 놓고 얘기하자면 사양과 무관하게 품질 옵션 최상에서는 무조건 랙이 걸린다. 이는 해상도와 특정 필드 등의 어떤 환경과도 무관한 이야기다. 테스트한 PC 4개도 의심스러워 다양한 사례를 조사 및 검색해 봤지만 품질 최상 옵션에서 랙 없이 엘든링을 즐겼다는 내용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때문에 "나는 그래픽, 해상도 말고 일단 랙이 무조건 없어야 해"라는 유저라면 갖춰놓은 사양과 환경 등에 상관없이 품질 옵션을 좀 낮춰야 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콘솔기기로도 랙이 있다고 한다. 프롬소프트웨어 측에서 금방 최적화를 하겠지만 게임을 출시한 지 일주일도 안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품질 옵션을 타협해야 한다.

또 하나, 무조건 랙이 걸린다고 해서 사양이 낮아도 되는 것은 아니더라.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플레이 및 모니터링을 해보니 일시적인 랙이 해결되고 난 후부터는 전체적인 프레임이 꽤 안정적이었으며 특히 쾌적한 환경은 PC 사양과 정비례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운이 좋게도 플레이를 확인한 개인 PC 3대는 각각 품질 옵션 최상 기준의 FHD, QHD, 4K에 약간 모자라는 환경이었다. 헬스보이 PC로 FHD 해상도에서 품질 옵션을 최상으로 설정하면 1% 최소 프레임이 30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본인 PC로는 QHD 해상도에서 품질 옵션 최상을 하면 1% 최소 프레임이 30대 이하로, 동료 기자 PC로 4K 해상도에서 품질 옵션을 최상으로 설정하면 1% 최소 프레임이 20 후반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최신 제품으로 무장한 i7-12700K + RTX 3080 구성의 테스트 PC로 즐겨본 4K 해상도에서 품질 옵션 최상의 엘든링은 랙이 유발되는 환경에서도 1% 최소 프레임이 40FPS를 유지했다. 실제 테스트를 하며 느낀 점은 4K 해상도임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맵을 로딩할 때는 살짝 버벅거림이 느껴졌지만 이후 필드 혹은 전투 환경에서 불쾌한 랙이나 끊김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품질 옵션을 하나 낮췄을 때가 훨씬 쾌적했다.



▲ 뉴비 절단기, 트리가드를 향해 남기는 사망 10초 전의 다잉 메시지



▲ 4K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i7 + 3080에서 40대의 프레임을 보다니 ㅠ.ㅠ

▲ i7-11700 + RTX 3070 구성에서 즐겨본 엘든링 (해상도: 4K / 품질 옵션: 최상)




결론: 아무리 랙이 있어도 환경에 따라 성능 체감이 크다
즐기는 모니터에 맞는 PC가 필요해



▲ 많은 유저들이 유독 불만을 표현하고 있는 알터 고원에서의 프레임 드랍

사실 해당 기사를 맡으며 걱정을 했었다. 이미 최적화와 관련된 이슈를 알고 있는 상태였으며 오픈런을 해본 결과 실제로 랙이 체감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하지. 최적화가 될 때를 대비해서 고사양의 PC를 맞추라는 것도 웃긴데"라는 생각에 고민이 됐었다.

하지만 여러 사양의 PC를 경험해 보면서 확실히 사양이 높을수록 쾌적한 환경을 보여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을 얘기하기 위해 글이 다소 길어졌으며 결론 쪽에서 정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간단하게 요약하려고 한다.

일단 최상의 품질 옵션에서 현재는 무조건 랙을 유발한다.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의 문제로 보이며, 특히 많은 엘든링 유저들이 체감하고 있는 '알터 고원'에서의 급작스러운 프레임 드랍과 같은 맥락으로, 게임사의 기술적인 개선을 제외하고는 해결 방안을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FHD 환경에서는 10세대 이상의 i5 + RTX 3050 구성을 추천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얘기한 대로 무조건 랙이 발생되는 최상의 품질 옵션에서 하나 낮춰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QHD 환경에서는 10세대 이상의 i5 + 3060 급의 구성을 추천할 수 있겠다. 여기서 CPU를 i7으로, 그래픽카드를 한 등급 더 올리는 것으로 좀 더 쾌적한 환경을 맛볼 수 있는 선택지가 넓은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이젠 제품을 선호한다면 FHD 환경에서는 3300X, 그 이상에서는 5600X를 추천한다.

많은 게이머의 워너비 구간, 4K 해상도에서는 10세대 이상의 i7 + 3070급도 최소 조건이다. 이는 프레임을 어느 정도 포기하거나 품질 옵션을 타협해야 되는 조건으로, 게임 플레이를 해본 결과 현재 환경에서 40FPS를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3080 정도의 그래픽카드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현재 기준 3070과 3070ti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해당 사양을 고려한다면 3070ti를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2022년 3월 1일 기준)



▲ 함께 싸워 주는 소환물을 부를 수 있는 아이템 덕택에 외롭지 않게 게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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